세은이와 세상 속으로 -콘서트를 함께 즐기며

함께 콘서트를 다녀왔습니다

by 정선미

세상 속으로, 세 번째 이야기

춤추고, 손 흔들고, 그리고 마음이 시큰했던 하루


세은이는 며칠 전부터 '미스터트롯 콘서트'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살았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오늘 콘서트야?” 하며 눈을 반짝이고, 외출 준비를 하는 내내 “설레어!”를 연발했다.

그 모습에 나도 덩달아 마음이 들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건, 참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다.

늘 친구 하나 없이 혼자 놀던 세은이가 노래에 빠지고, 무대를 기다리고, 가수 이름을 외운다는 것 자체가 내겐 얼마나 기특하고 사랑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작년, 임영웅 콘서트에 가고 싶었을 때도 그랬다.

세은이가 좋아한다는 말에 주변 사람들이 먼저 나서서 티켓팅에 도전해 주었다.

“꼭 세은이가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응원해 주고, 마음을 모아준 그 따뜻한 응원들 덕분에, 티켓팅에 성공할 수 있었고 그때의 따뜻하고 훈훈했던 기억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세은이를 향한 진심 어린 마음들이 모여 하나의 기적을 만든 듯했다.

세은이와 함께 그 무대에 앉아 있었던 시간은, 나에게도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선물이었다.


그리고 오늘, 또다시 세은이와 함께 공연장에 도착했다.

무대가 시작되자 세은이는 자리에 앉아 있다가도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벌떡 일어나 손을 흔들었고, 어깨를 들썩이며 춤을 췄다.

가수들이 가까이 다가오자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고, 손을 맞잡는 순간엔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가수들이 세은이에겐 친구이자 세상과 연결되는 다리가 되어주고 있구나.’


그리고 나에게도 그들은 이미 낯익은 얼굴들이 되어 있었다.

감사의 마음이 너무 커서일까, 이름을 부르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웃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왠지 가족 같고 친구 같은 감정으로 다가왔다.

누군가의 노래와 존재 덕분에 우리 모녀가 세상 속에서 따뜻한 감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위로받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 안, 사람들로 꽉 찬 전철 안에서 세은이는 남들처럼 자리에 앉지 않고 서 있었다. 나보다도 나이가 많아 보이는 아주머니가 세은이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셨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지만, 마음 한편이 조금 쓰라렸다.

세은이는 보행이 아주 불편한 것도 아니고, 꼭 배려가 필요한 상황도 아니었다.

게다가 자리를 양보한 분은 분명 나보다 연세가 있어 보였기에 더 그랬다.


옆자리에 앉은 아주머니의 휴대폰 화면을 세은이가 자꾸 힐끔거리자, 아주머니는 애써 미소 지으며 “괜찮아요~”라 하셨지만, 몇 정거장도 가지 않아 조용히 일어나길래 내리는 줄 알았더니 자리를 피한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괜히 미안하고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

세은이와 함께 바깥세상에 나서면 종종 마주하게 되는 이런 순간들. 사소하지만 그날의 감정 상태에 따라 나의 마음은 바닥과 천장을 오고 간다.

그동안 많이 단련되어 단단해졌다고 믿었다가도 흔들리는 나의 감정을 마주 치곤 한다.

선의와 거리감 사이에서 마음이 흔들리고, 아무 일도 아닌 일에 오래도록 마음이 머무르게 된다.


그렇지만 나는 이제 그런 감정들조차 우리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려 한다.

불편함도, 고마움도, 예상치 못한 감정들도 모두 함께 데리고 가는 것이다.

세은이는 오늘도 웃고 있고, 나는 그런 세은이와 행복하고 소소한 즐거운 하루를 보내기 위해 외출을 한 것이다.

세상이 아직 우리에게 전부 익숙하진 않지만, 세은이가 트롯을 좋아하게 된 것이 얼마나 기특하고 고마운지 모른다.

그 음악이 세은이와 나를 이토록 세상에 연결해주고 있으니까.


오늘도 우리는 세상 속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불편함도, 감사함도, 음악도 모두 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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