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꽃과 함께 피어난 우리들의 행복한 웃음꽃
장미향이 가득한 곡성의 작은 마을.
섬진강 기차마을에서 열리는 세계장미축제의 마지막날에 기차를 타고 세은이와 함께 장미축제를 갔다.
정오가 다 되어야 겨우 일어나는 아이가 스스로 일어나서 떠날 준비를 재촉한다.
기차역에서 춤이 섞인 발걸음으로 뒤따라 걸어온다. 오늘따라 더 앙증맞고 귀엽다.
그 경쾌한 걸음걸이가 '더 많이 어딘가로 함께 가야겠구나'하는 목적이 더 뚜렷해진다.
자식이 성장하면 소소하게 기쁨을 주는 일이 드물어지는데 세은이의 경쾌한 발걸음이 오히려 감사로 다가온다.
커플티로 맞춰 입은 티셔츠덕에 우리의 발걸음은 더 경쾌하다.
축제의 마지막 날, 꽃길을 걷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불우이웃 돕기 모금함에 조심스레 돈을 넣었다.
스물여섯, 여전히 내 품 안의 아이
다행히도 세은이에게 아주 익숙한 트롯 가수가 무대에 올랐다.
반가운 얼굴을 만난 듯 환하게 웃는 세은이 덕분에 나도 공연을 더욱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난 뒤, 세은이는 아이처럼 좋아하던 놀이기구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기어이 탔다.
그리고 나는—오십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그 옆에 앉았다.
스물여섯 살의 딸아이가 높은 곳에서 손을 흔들며, “엄마!” 하고 크게 부른다.
나는 두 손 가득 풍선을 들고 열심히 사진을 찍고, 온몸으로 반응했다.
그 순간 문득,
이 아이는 오래오래 내 품을 떠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모녀 사이였다.
자식이 성장해 독립하면 찾아오는 '빈 둥지 증후군'으로 인한 쓸쓸한 마음은 다행히도 나에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나의 무의식은 세은이와 집 밖으로 수시로 나가야 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한 생기를 잃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나는 여전히 하루하루를 세은이와 함께 살아가고,
그 아이의 ‘오늘’에 함께 머무는 이 시간이,
나에게는 무엇보다 값지다.
주는 것보다 더 많이 받는 부모자식 관계.
그런 사랑이 나의 하루를 채우고 있다.
이날, 세은이는 누구보다 생생하게 ‘지금 이 순간’을 즐겼다.
오늘도 간절히 바랐다.
나의 에너지가 천천히 소진되어 세은이랑 많이, 오래오래 밖에서 걸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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