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딸과 집 밖을 나서는 소소한 일상.
봄이 오면 형형색색의 예쁜 꽃들이 하나둘씩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시기마다 제각각 아름답고 예쁜 꽃들이 지천으로 피고, 사람들은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기지개 켜듯 켜며 꽃놀이하러 바깥으로 나옵니다.
온 세상이 꽃으로 물들면, 내 마음도 덩달아 바빠집니다.
나에게는 1인 2역의 일상이 있습니다.
배우처럼, 보호자로서의 나와 일상의 나를 오가며 딸과 함께 하루를 살아냅니다.
집에서 머무는 딸을 데리고 바깥으로 나가는 건 나에게도 작은 결심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저, 세은이에게도 온 세상의 예쁜 것들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 마음 하나로 다시 또 나섭니다.
밖으로 나가 마주하는 일상은 생각보다 훨씬 반짝이고 재미있습니다.
스무 살 중반, 싱그러운 아침 햇살처럼 투명한 딸의 나이에, 세은이는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요?
그 마음을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나는 그저 함께 걷고 함께 웃으며 이 하루를 소중히 느끼려고 합니다.
하지만 문득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나는 밖에서 하루를 신나게 보내고 돌아왔는데, 세은이는 다시 익숙한 집 안에서 같은 하루를 반복하고 있다는 죄책감.
그건 어쩌면 ‘작은 미안함’에서 오는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하루를 충분히 함께해 줬나?’
‘나만 벅차게 느끼고 온 건 아닐까?’
그런 질문들이 마음을 툭툭 건드릴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감정들도 내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왔다 갔다 하며 갈등하고 고민하지만, 나는 결국 정면으로 마주하며 나아가는 편입니다.
누구에게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은 있는 법이니까요.
중요한 건, 그 상황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나아가려는 마음이 아닐까요.
오늘도 세은이와 나는, 세상 밖으로 나갑니다.
조금은 어설프고 조금은 조심스럽지만, 분명히 아름다운 봄날의 걸음입니다.
바램이 있다면 이런 걸음을 지치지 않고 오래오래 많이 할 수 있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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