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사이, 조용한 평화

말보다 마음이 닿는 순간, 조용히 전해지는 가족의 온기 –

by 정선미


오늘은 나의 유일한 형제, 오빠의 생일이었다.
나는 카톡으로 짧게 두 줄을 보냈다.
“생일 축하해.”
잠시 후, 오빠에게서 돌아온 답장은

단 네 글자였다.
늘 과하지 않은 오빠의 답장은 내가 부탁을 하면 '응' 또는 '알았어'가 전부이다.

나의 부탁에 대해서 이런저런 설명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이런 담백한 대화가' 형제간, 가족이라서 그렇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답장을 보고 나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렸다.
다정한 말 한마디 없었지만, 묘하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크게 표현하지 않아도 통하는, 형제만의 정(情) 같은 것이랄까.
요즘 들어 가족 관계를 돌아보게 된다.
꼭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자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
그게 진짜 가족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자주 연락하지 않는다.
하지만 필요할 때면,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챙긴다.
그 적당한 거리감 속에서
서로의 삶을 묵묵히 응원하고 있다.
오늘 문득 부모님이 생각났다.
아마 부모님이 바라는 것도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지나치게 가까워 부딪히지도,
너무 멀어 서운하지도 않은 관계.
조용한 평화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삶.
그게 어쩌면 가족이 바라는 최선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예전에 읽은 소설 속 장면이 떠올랐다.
엄마의 유언으로, 형제들이 첫 제삿날에 하와이에서 모이는 이야기였다.
“내가 가장 아름답다고 믿는 지구 위의 곳에서,
내가 남긴 자식들이 함께 웃으며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그 문장 속 마음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가장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주고받는 형제 관계,
그것이야말로 부모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하는 순간이 아닐까.
짧은 “고맙다.”
그 한마디 속에서 나는 오늘,
가족이라는 이름의 따뜻한 안도감을 느꼈다.


과하지 않게, 소란스럽지 않게,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오빠의 삶을 응원하는

이세상 유일한 동생이 오빠의 생일날에...

5살과 3살의 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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