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청춘이 시작 되었고, 그 빈자리는 나로 돌아갈 시간이다.
오늘, 둘째 아이에게 두터운 가을 옷을 보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불과 옷을 챙기는 일이 이제는 나의 작은 의식이 되었다.
아마 아이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는 이 계절의 반복이 계속될 것이다.
작년, 아이가 처음 기숙사로 들어가던 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유난히 길게 느껴졌고, 익숙하던 소리가 사라진 집안은 낯설고 쓸쓸했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빈둥지증후군이라는 감정을 온전히 느꼈다.
아이 친구 엄마들도 비슷한 마음이었다.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카페에 모여 커피를 마시며, 서로의 이야기를 들었다.
유치원 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아이들이 이제는 대학생이 되어 각자의 청춘을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마음이, 묘하게 따뜻하고 뭉클했다.
함께 성장한 아이들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흐뭇한 대화는 마음을 무언가로 가득 채우는 풍성한 느낌이든다.
작년에는 아이가 짐을 싸서 떠나는 날이면, 곧장 친구 엄마들과 카페로 향해 서운함을 털어내곤 했다.
하지만 1년이 흐른 지금, 마음은 조금 단단해졌다.
오히려 이런 단계적인 독립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갑작스러운 이별보다, 조금씩 거리를 두며 독립을 연습하는 지금이,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필요한 시간 같다.
아이를 키우는 시간은 끝없이 길게만 느껴졌는데, 돌아보니 찰나처럼 흘러가 버렸다.
아이에게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며 살던 시간들.
그렇게 사는 것에 익숙해서 인지 나에게 집중한다거나 나를 돌아보는 것에 서툴다.
이제는 나의 삶에도 조금 더 집중하려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나를 성장시키는 일들에 마음을 쓰면서, ‘엄마’가 아닌 나 자신으로 서는 시간.
그렇게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보며, 아이도 언젠가 자기 삶을 단단히 걸어가리라 믿는다.
캠퍼스 생활을 즐기며 청춘을 마음껏 누리는 딸아이의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든든하기도 하다.
집 생각이 날 틈도 없을 만큼 신나게 지내는 모습에 안도감이 든다.
나는 오늘도 살짝 허전하지만, 그만큼 더 딸의
빛나고 있는 눈부신 청춘을 가장 많이 ,
기쁘게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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