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의 리셋버튼
40대가 되면서 아이들의 교육비와 생활비는 꼭짓점을 향해 올라갔다.
18년의 전업주부 생활을 지나 나는 일을 시작했다.
대학 졸업장에 부속품처럼 붙어 있던 자격증 하나가 나의 유일한 취업의 길이었다.
그렇게 어린아이들과 함께 나의 두 번째 인생이 시작되었다.
엄마 뱃속에 있던 아이를 세 살부터 만나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졸업하는 날까지 지켜보는 시간.
어느덧 10년이 흘렀다.
그곳은 나의 일터이자 놀이터였다.
나의 아이들과 나이가 비슷한 동료들과 울고 웃으며 함께 열심히 일하며 열심히 놀았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고도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둘째 딸이 대학에 가던 날, 소란스러운 나를
흉보지 않고 진심으로 축하해 주던 어린 동료들의 마음은 내내 감동이었다.
그 사실이 아직도 마음을 적신다.
그렇게 정든 곳을 나는 떠났다.
대단한 커리어를 쌓기 위해서도 아니고
엄청난 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다.
사실 아직도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겠다.
다만 어제와 같은 내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무언가 달라지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떠났다.
퇴사를 하고 집에 돌아오니
남편이 “그동안 고생 많았다”며 울먹였다.
그 한마디에 지난 10년이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나는 생각보다 오래, 깊이, 열심히 살아왔구나.
불안과 후회도 여전히 공존하지만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다.
나는 도망친 것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는 중이다.
망한 것이 아니라 재정비 중이다.
예측 불가한 상황 속에서
리스크라면 리스크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나는
다시, 잘 살아보려 한다.
불안하고 흔들리지만 그동안 살아온 나의 시간과 경험의 축적들이 나의 지지대가 되어 나를 밀어줄 것이라 믿는다.
흔들리며 불안 할 나의 슬기로울 퇴사생활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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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성장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