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장 위치를 빨리 파악 해야된다.
30대 미혼남녀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
나 같은 사람 만나고 싶다. 비슷한 사람.
나 또한 그랬다.
근데 이제 알겠다.
나 같은 사람 만나면 이혼엔딩 이다.
작년 회사에서는 신규 프로젝트를 맡으며,
개인적으로는 미팅 소개팅 뺑뺑이를 돌리며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알게됐다.
나는 줄곧 나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했다.
키 평균 이상에 인서울 4년제. 대기업. 초저녁이면 잘 준비하고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자기관리하는 루틴. 친구가 많이 없어 저녁약속이 많지 않고, 남자친구와의 삼쏘 한 잔을 제일 좋아하는. 가족관계는 엄청 돈독해서 매번 봐야되는 건 아니지만, 또 엄청 사이가 나쁘거나 이혼가정이 아니며. 적당히 화목하고 부모님 노후준비가 된.
내가 봐도 완벽해 보인다.
완벽하긴 개뿔. 이번에 깨달았다. 나랑 똑같은 놈 만나면 이혼이다. 이놈 저놈 만나볼 수록 오히려 안괜찮은 건 그 놈들이 아니라 나 였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습관적으로 내 소개팅 썰들을 얘기하고 다녔지만. 한 해가 다 지나갈 때쯤 문뜩 부끄러웠다. 그들은 또 속으로 얼마나 내 욕을 했을까. 저 X 시집가긴 글렀다고. 나이먹고 눈만 오지게 높다고.
이번에 알게 된 나의 아쉬운? 점은.
1. 무뚝뚝함.
주위에서 냉미녀 라는 얘기를 종종 들었는데.
사실 미녀는 아니니 그냥 ‘냉’ 임...ㅋ
1:1 소개팅은 비교군이 없다 보니 난 줄곧 잘 먹히던 내스타일을 고집했는데. (차분, 리액션 소극, 약간 도도)
친구와 3:3 미팅을 가 처음 느꼈다. 내 친구 A가 쪽수를 맞추기 위해 본인 친구 B를 데려왔는데 아뿔싸. 존예는 아니지만 등장부터 밝은 기운을 내뿜는 그녀가 준내 귀여웠다. 아 자고로 여자란 이런 것이구나. 이게 에겐의 매력인가? 나와 동갑이 맞나 싶을 정도로 통통 튀는 그녀의 매력에 나도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나 남자좋아하는 거 맞음 ㅇㅇ)
적극적이고 밝고 명랑한 그녀의 리액션과. 나의 분위기는 정확히 극과 극이었는데. 낯을 가리다 보니 초반에 말수가 없는 나에게. 미팅남들은 백이면 백 나에게 화가 났냐 물었다. 아...? 아니요 저 지금 리액션 엄청 하고 있는 건데요 ㅎㅎ; 근데 소개팅 때도 이런 말을 몇 번 들었다. 억지로 소개팅 끌려나온 사람 같다고. 놀라운 건 나는 그 때 혼신의 힘을 다 해 리액션 중이었다ㅋ
도대체 내 인상 어떤 거세요...거울 좀..
나도 소개팅을 여러번 해보니 무표정에 면접 느낌을 주는 사회인 보다는 밝은 표정에 서글서글하게 다가와 주는 남성들에게 좀 더 빨리 마음이 오픈됐다. F들의 매력이랄까? 근데 남자도 마찬가지겠지. 내가 남자라도 귀엽고 밝은 여자가 먼저 다가와준다면. 회사에서 찌들린 하루의 피로가 다 풀리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나는 표현이 적고 무뚝뚝한 편이었다. 삐빅. 감점이세요. 근데 차도녀? (할매냄새 가득) 스탈을 좋아하는 남성에겐 수요 약간 있음..! 주룩 ㅠ
2. 회피형.
소름끼치게도.
만인의 욕받이인 회피형이 바로 나였다 ㅎ.
나는 28살에 1년 반 사귄 남친에게 차인 이후 모든 연애가 2달 이내 였는데. 지금 보니 나는 지독한 회피형이었다. 썸에서 연애로 이어나가다 보면 간혹 연락문제든 어떤거든 불편한? 상황이 생기기 마련인데. 나는 그런 사사로운 부분에 대해 딱히 꼬투리를 잡지 않았다.
남녀 관계에 다툼은 엄청난 감정 소모를 필요로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렇게 엄청난 사건들도 아니었다. 나이를 먹어 싸울 기력도 없어진 나는. 이제 도박/ 여자/ 술 등의 크리티컬한 이슈만 없다면 남자건 여자건 넓은 아량으로 넘어갈 줄 알아야된다 생각했다. 그렇게 어른의연애 중이라 착각했다. 혼자 섭섭한게 쌓일수록 내 마음은 식어갔고. 잠수를 탔다. 최악이다. 그렇게 썸도 연애도 진지한 관계로 이어나갈 기회 조차 주지 않았다.
3. 자존심이 세다.
남녀 관계에서 감정에 솔직해야 관계가 발전이 되는데.
내 패를 다 까기에 난 자존심이 너무 세고 또 소심했다.당신이 좋다 잘 해보고 싶다. 연락 텀이 너무 늦어져서 속상했다. 이렇게 말하면 상대도 당연히 좋은 반응을 해줬을텐데. 그러기에 나는 솔직하지 못했다. 내 마음은 그리 크지 않은 척. 내가 언제 까이더라도 아쉽지 않은 척. 나는 남자의 연락따위엔 연연하지 않으며 혼잣준내 잘 지내는 독립적인 여자라고. 하고는 혼자 힘들어하고 혼자 끊어냈다. 10찐따.
4. 진대 (진지한 대화)에 약함
알고보니 나는 30대 모태솔로였다.
20대에는 나를 어어엄청 좋아해주는 사람만 만났다. 내가 온갖 G뢀 G뢀을 해도 마음 다 받아주는. 내 감정 쓰레기통. 내 쥐뢀을 받아내지 못 하는 놈은 자격미달. 초스피드로 쎄굳빠 하고 내 지랄을 받아내던 놈들과만 500일 가량 만났다. 그렇게 내 찐 연애는 인생의 두 번. 30대가 되곤 제대로 된 연애를 해 본 적이 없다.
왜냐면 나도 빠가가 아닌 이상 30대는 지뢀하면 안 된다는 걸 알기에. 불편한 게 있어도 표현하지 않았다. 사실 그냥 술 한잔 하면서 애교떨면 되는데..“오빠 구때 나 섭섭해쨔나아ㅏ앙 이제 안그롤고디?” 그냥 이렇게 말하면 되는데...애교없는 진지충은 그게 힘들다. 참거나 지랄하거나 둘 중 하나. 극단적인 인생. 이제 늙어서지랄은 못하고 참다보니 자연스레 정이 떨어진다. 어쩌라는 건지. 내 감정 하나 솔직하게 얘기 못하는 인간은 남의 감정을 들을 자격도 없다. 즉 이성과의 관계 진전이 불가하다.
5. 개소극적.
소심하고 소극적이다.
까이는게 존심 상하고 무서워 맘에 드는 남자가 애프터를 하지 않으면 나도 하지 않았다. 근데 주위에선 꽤나 여자가 맘에 들면 먼저 애프터도 하고 적극적으로 좋다난리쳐서 결혼까지 골인했다는 얘기도 들렸다. 멋있다. 저게 진정한 테토지. 그러기엔 늘 남자의 대쉬만 기다린 인생이라 어색하고 엄두도 안 났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남자는 본인이 맘에 들면 알아서 적극적이니. 내가 나대는 게 의미없다 생각했다. 쥰내 조선시대 사람ㅋ
이렇게 적극적이지도 않으면서 애교없고 존심 개세서혼자 삔또 상하면 잠수타는 회피형이 어케 연애를 하겠냐고요 정신 차리세요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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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도 이렇게 글로 정리하니 내 자신이 좀 더 뚜렷이 보인다. J 답게 새로이 다짐하는 새해 소개팅 전략은.
1. 살빼고 골지 원피스.
살찌고 체형을 가리느라 항아리 바지만 입고 다녔는데.
이제야 알았다. 남자들이 좋아하는 룩. 부담스럽지 않게 자연스레 몸매가 드러나는 여성스러운 룩. 올해는 테토룩을 벗어던지고 에겐룩으로 돌아오겠삼요 남자들 다 죽었어 딱 기댕겨~~
2. 웃자. 보톡스 빠방하게 맞고.
나름 웃는다고 웃었는데 워낙 이목구비가 진하다? 보니 인상이 센가 봄. 약간 더 상냥해지세요 자매님. 나는솔로 첫인상도 잘 웃어주면 몰표 받던데 너는 뭐라고 무게 잡으심 정신차려요 아쥼마.
3. 피부과 조져.
나쁘지 않은 피부라 생각했는데 쳐짐이 점점 느껴짐.
동안 페이스는 아니나 피부는 절대...절대 늙어서는 아니되...ㅜ
4. 저녁 루틴 + 새로운 취미 만들기.
17시에 칼퇴하면서 집에 나자빠져 OTT만 보니 새로운사람을 만나도 대화소재가 줄어듦. 이 시장에 나오는 알파메일들은 대개 재테크 (미국주식 + 부동산 등), 술취향 (위스키 잘알 or 와인 잘알 or 소주먹고 뒤져)이 있는데 특히 30대 남자 중 위스키 안 좋아하는 사람은 잘 없으니 그런 쪽을 공부하면 대화 소재가 풍부해질듯. 노잼 무기력 노매력에서 벗어나세요 아줌마 부지런해지세요~~~
사실 1, 2번만 잘 해도...아니 사실 작년 삼프터 까지 간분들도 많았어서 술 컨트롤 + 상냥 하기만 했어도. ㅠ아마 패착은 술을 준내 마시는데 >> 취하면 더 드세짐 ㅋ 이 아닐까 싶다...각성하세요...이제 그만 드세져...
아 남자들 그리고 응근 집안살림 다 잘하면서 돈까지 잘 벌어다줄 알파 여자 원하는 거 같은데..그럼 요리까지 해야되지만...그건 일단 보류. 요리 잘 하는 남자는 어디 업나 하. ㅠㅠ 일단 저녁 배달 루틴도 빼볼게염.
2026 남자들 다 내꺼 아자아즈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