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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유 Jul 26. 2016

Seoul as Image

창의성의 비밀은 그 출처를 숨기는 것이다.

창의성의 비밀은 그 출처를 숨기는 것이다.

The secret to creativity is knowing how to hide your sources.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Albert Einstein


훌륭한 예술가는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Good artists copy, Great artists steal.

파블로 피카소 Pablo Picasso






몇 달 전 'Discover Seoul'이 최근에 큰 관심을 받게 되면서 여기저기서 연락도 많이 받고 좋은 기회들도 생겼다. 애정을 쏟았던 작업물이 이렇게 널리 회자되니 감사할 따름이다. 'Discover Seoul'이 인피니트 오기환 대표님의 디렉팅 아래 멋지게 탈바꿈하기 전, 공모전 예선에서 혼자서 작업했던 시안은 어떤 컨셉으로 만들었는지 살펴보려 한다.


그때는 브랜딩이 어떤 건지도 몰랐고 로고 디자인을 어떻게 하는 건지도 몰랐다. 그야말로 '무'의 상태에 가깝다고 할까. 아무것도 모르니 일단 서점에 가 로고 디자인에 대해 간결하고 쉬운 가이드인 David Airey의 '로고 디자인 러브(LOGO DESIGN LOVE)'라는 책을 샀다. '무'의 상태를 벗어나고자 하는 첫걸음이었다.


그렇게 책을 보기도 하고 이것저것 시도해보다가 우연찮게 마음에 쏙 드는 레퍼런스를 찾았다.

페이스북 아트디렉터 이지별(Ji Lee) 디자이너의 'Word as image'라는 프로젝트이다.


CLOCK




 Create an image out of a word,
using only the letters in the word itself.


Use only the graphic elements of the letters without adding outside elements. Enhanced with entertaining and surprising animations for each word, Word as Image invites you to see letters beyond their utilitarian dullness. It's about discovering the magic behind the unique shapes and infinite possibilities of letters and words.




'Word as Image'의 컨셉은 최대한 본래 글자를 변형시키지 않고 그 자체로 이미지가 연상되게 하는 것.

즉 word가 word이자 동시에 image가 되는 것이다.

이보다 강력하게 글자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까? 그의 작품 하나하나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단지 위치나 크기를 바꾼 것인데 글자 자체가 '이미지'가 된다니... 강력하고 무엇보다 재밌다! 나는 개인적으로 'EXIT'이 매우 마음에 든다.



<출처>

페이스북 페이지 : https://www.facebook.com/wordasimage/ 

http://pleaseenjoy.com/projects/personal/word-as-image/

Word as Image 페이스북 페이지에 들어가면 애니메이션, 소리효과가 더해진 더 생생한 작업물들을 볼 수 있다. 나는 e-book을 망설임 없이 바로 구입했다.





사회적 이슈나 사건에 대한 'Word as image'도 계속해서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 트위터에 올라오고 있다. 세계적인 사건이 터질 때는 이번엔 또 어떤 게 올라오나 기대하게 된다.

You know what they say about men with big egos...


Ireland becomes first country to legalize same sex marriage by popular vote.


China ends one-child policy, allowing families two children.


R.I.P, David Bowie, the chameleon of rock.


Time for change is now. #climatechange #wordasimage


<출처: https://twitter.com/PleaseEnjoy/media>



나는 이 프로젝트에 큰 영감을 받아 컨셉을 그대로 따라 해보았다. 그의 컨셉은 최대한 본래 글자를 변형시키지 않고 그 자체로 이미지가 연상되게 하는 것인데 나는 그 정도까지는 어려웠고... 변형이 좀 많이(?) 된 서울이 연상되는 세 개의 image를 만들어 보았다.













Tasty Seoul

서울은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최적의 도시이기 때문에 한국의 '식문화'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Futura 폰트의 'e'를 눈 모양으로 만들어 익살스러운 느낌을 주려 했다.








Tasty Seoul은 외국인한테 반응이 좋아서 애정이 갔다. 이미지가 단지 먹는 것처럼 보이진 않고 익살스러운 느낌을 강조하고 싶었는데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듯했다. 또 어른들이 보기엔 저게 사람 표정인지, 뭔지 잘 모를 수도...







Romantic Seoul

서울은 로맨틱한 도시이며, 따뜻한 사람들로 가득한 도시라는 이미지를 주려 했다.

남녀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애와 연결을 보여준다.
















Simply Seoul

남산타워는 멋진 서울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이다. 남산타워가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이기 때문에 서울을 단번에 드러내는 이미지라 생각한다. 때문에 캡션을 '그야말로'라는 뜻인 'simply'로 정하였다.










공모전에서는 세 번째 안이 오기환 대표님의 선택을 받았고, 대표님 디렉팅 아래 멋지게 탈바꿈하게 된다.








글을 마치며 앞서 언급했던 아인슈타인의 명언을 다시 인용하고자 한다.

'창의성은 비밀은 그 출처를 숨기는 것이다.

The secret to creativity is knowing how to hide your sources.'

즉, 흔히 창의적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우리가 모를 뿐 모두 출처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Discover Seoul'이 널리 회자될 수 있었던 것은 'Word as image'의 컨셉을 잘 따라해, 서울이란 글자 자체가 서울의 이미지를 단번에 전달하였기 때문인 것 같다.




디자인을 시작한 후로 수많은 레퍼런스를 보아 왔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봐야 한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내가 느낀 것은 좋은 레퍼런스가 좋은 디자인을 만들고, 좋은 레퍼런스를 빠르게.. 잘 찾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디자이너의 능력이 아닐까 싶다. 작업을 할 때마다 수많은 레퍼런스를 보지만 어떤 것이 좋고 나쁜 디자인인지 헷갈릴 때도 많고, 좋은 레퍼런스를 찾는다 해도 그것을 어떻게 내 작업에 녹일지 생각하는 것도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잘된 레퍼런스를 찾고, 그걸 어떻게 나만의 방식으로 푸는가가 결국 디자인 프로세스의 핵심이 아닐까.. 모든 새로운 창작품은 조금씩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것들이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는 것 같다.




작업을 하면서 레퍼런스를 눈이 빠지도록 찾다 보면 다 거기서 거긴 거 같으면서도 유독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있다. 그런 디자인들도 다른 레퍼런스의 영향을 받은 것이겠지만 또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매의 눈으로 캐치해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나만의 시각으로 풀어내, 그 '출처'를 잘 숨기는 것이 앞으로의 내 과제가 아닐까.



결론은... 아직 갈길이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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