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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유 Sep 07. 2018

DONE! 할 일을 완수하세요

좋아서 하는 소소한 프로젝트 01 

하루 24시간을 시간, 분 단위로 쪼개면서 하루를 정말 꽉꽉 채워서 열심히 살았던 때는 대입을 준비하던 시기였다. 해야 할 일 목록을 꼼꼼히 적고 하나씩 과제를 완수할 때마다 완수한 일을 컴퓨터 사인펜으로 무자비하게 지워버린다. 다이어리가 체크 표시로 꽉 채운 걸 볼 때의 성취감이랄까... 입시지옥이라 불리는 시간이지만, 계획표에 꼼꼼히 정성 들여 해야 할 과제를 적고 그걸 다 완수하고 하루를 마감할 때의 기쁨, 성취감이 있었기 때문에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이미 오래 전 일이다...ㅎㅎ)



투두리스트. 안써본 사람이 있을까


그땐 고등학생이라 펜과 공책과 함께 살다시피 했지만, 요즘은 펜을 잡을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다이어리에 할 일을 펜으로 적고 체크하는 것은 나에겐 이제 너무나도 귀찮은 일이 돼버렸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러한 경험을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모바일 앱에서 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앱 기획을 가볍게 시작해보았다. 




Problem 01 

기존의 Wunderlist, Quest와 같은 투두리스트 앱은 할 일을 목록화, 세분화해서 관리하고, deadline을 일일이 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위 앱의 핵심적인 UX(사용자 경험)은 '완수한 할 일을 목록에서 제거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내가 완수한 할 일을 한눈에 보면서 '아 내가 이만큼 했구나'라는 것을 느끼기 힘들다. 


다시 말하면 기존의 앱은 완수한 리스트를 자동 숨기기, 없애기를 통해 할 일을 마치도록 유도한다. 반면에 나는 완수한 리스트를 오히려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강조해 보여줌으로써 완수하지 못한 일을 체크할 수 있도록 기획해보았다. 




Problem 02 

완수한 할 일 리스트에 줄을 긋고 체크를 하는 행동은 실제로 노트에서 이루어진다. 같은 방식을 그대로 모바일로 옮길 때 펜으로 할 일을 체크하는 아날로그만의 느낌을 살리기 힘들다. 디지털에서만 가능한 다른 방식의 인터렉션, 입력방식이 필요하다. 



왼쪽부터 iOS 기본 메모앱, Wunderlist, 노트. 펜과 공책에서 이루어지는 인터렉션(List를 적고 체크하기)과 크게 다를바 없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앱을 직접 만들어보았다.

그 이름은 Done!






Done :
 A simple, gesture based application







Complete tasks

‘밀어서 잠금해제’의 제스처와 GUI의 영감을 받아, 할 일을 완수했을 때의 성취감을 디지털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Done의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인 제스처와 애니메이션으로 사용자는 완수한 일을 체크할 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Add tasks




오늘의 할 일을 추가할 수 있다. 주마다 반복되는 할 일과 알람을 설정할 수 있다. 






Plan daily tasks in advance on calendar
Calendar 탭에서도 해당 날짜 전에 할 일을 미리 추가할 수 있다.
완수한 일과 완수하지 않은 일을 볼 수 있다. 





Check daily & weekly achievements


하루의 task를 완성할 때마다 퍼센트가 올라간다.
일 단위의 성취량과 주 단위 성취량도 확인할 수 있다. 






Start a fresh week with a new color
주마다 새로운 컬러로 한주를 시작한다.









나름대로 진지한 고찰

이렇게 컨셉추얼하면서도 간단한 프로젝트를 진행해보았다. 인터렉션과 콘셉트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실제로 앱으로 출시를 한다면?이라는 가정을 해보면서 정말 사람들에게 유용한 제품은 어떤 것일지 나름 본질적인 고민도 하게 되었다. 


지금도 앱스토어, 구글스토어에 올라와 있는 투두리스트 앱만 해도 정말 몇백 개, 아니 몇천 개는 될 것이다. 그렇게 많고 많은 투두 앱 중에도 정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앱을 찾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앱의 퀄리티와 UI/UX의 문제일까? 혹자는 To-do list를 작성하는 것은 매우 원시적이고, 아날로그적인 방식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To-do list를 만들지 말고, calendar를 쓰라고 한다. 특정 시간에 내가 무엇을 할지를 정해야지, 일단 list만 만들면 안 하게 되니 캘린더에서 해야 할 일의 시간을 정해 일종의 나와의 약속을 정하라는 것이다. 


반대의 대표적인 예로 다이어트앱이나, 학습관리앱과 같은 경우는 데일리로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 이유는 스스로의 의지만으로 구체적인 행위(다이어트, 공부)를 규칙적으로 하기 힘들고, 또한 앱을 써야만 하는 매우 구체적인 '목표(체중감량, 성적향상)'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범위한 할 일(예를 들면, 과제, 약속, 예약, 운동 등)과 같은 일들은 모바일앱을 통해 꾸준히 혹은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게 쉽지 않다. 내 생각에 그 이유는 투두앱을 쓰는 구체적인 목적, 목표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간혹 목표가 있어도 "나는 자기관리를 잘하는 사람이 될 거야~"와 같은 매우 추상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다이어트앱이나 학습관리앱처럼 '목표'를 향해서 꾸준히 앱을 쓰기 힘들다. 결론적으로 완전히 업무용 일정관리 툴이 아닌 이상 개인이 쓰기에 편한 to-do앱을 만들어도 얼마 안 가서 안쓸 확률이 높을 듯하다. (그런데 또 주변을 잘 살펴보면 열심히 투두앱을 꾸준히 잘 쓰는 사람들이 있긴 하다.) 


내가 직접 쓰고 싶어 시작한 소소한 프로젝트이지만 이런 앱이 다른 누군가에게도 필요한 제품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건 즐거운 상상이다!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 딱히 긍정적이진 않지만...





그런데 왜 마무리 못 했을까 

초반에는 그래도 야심차게 iOS 앱, 애플워치까지 개발해보자! 하고 개발자 친구와 함께 앱 개발을 시작하였다. (프로젝트 시작과 함께 애플워치도 구매했었고.. ) 실제로 반 정도 개발이 진행되었지만 어느샌가 개발자 친구와 나 둘 다 바빠져 버려 프로젝트는 이렇게 흐지부지 프로토타입 수준으로 끝나게 되었다. 협업이 필요한 토이 프로젝트는 함께하는 사람과 동일한 목표와 동기가 필요하다는 걸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알게 되었다. 보통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디자인 리소스보다 개발 리소스가 2~3배 아니 훨씬 더 들게 되는데, 오직 열정과 흥미로 끌고 가기엔 한쪽에만 일이 집중되니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거 같다. 그래서 요즘은 토이 프로젝트로 디자인부터 개발까지 혼자 해보려고 웹 개발을 열심히(?) 배우고 있는데 뭐 하나 쉬운 게 없다. 개발자들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과 경외심이 커지고 있다. 



그래도 다음 토이 프로젝트는 웹으로 직접 디자인+개발까지 시도해보려 한다! 



후 이제 무얼 만들어볼까!







위 앱은 sketch와 flinto로 제작한 프로토타입입니다. 

gif 재생이 모바일웹에서는 안되네요 ㅠ.ㅠ 앱이나 웹으로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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