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못한 이유, 참을 수밖에 없던 하루
오랫동안 일하던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한 달간 쉬었다.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있던 어느 날, 엄마의 권유로 다른 어린이집에 입사하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더 쉬고 싶은 마음 반, 다시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 반이었다.
급하게 들어간 그곳은 모든 것이 낯설었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무엇보다 반을 함께 맡게 된 선생님의 경계하는 눈빛은 금세 느낄 수 있었다.
그분도 예의를 지켰고, 나 역시 모른 척했다.
나는 아이들 이름을 외우느라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고, 그렇게 첫날이 끝났다.
그런데 퇴근하려던 찰나, 원장님의 부름이 들렸다.
선생님들의 안쓰러운 눈빛이 따라왔다.
"선생님, 이제 막 입사했는데 그렇게 빨리 가면 어떡해요?"
당황스러웠지만, 엄마를 통해 들어온 곳이란 생각에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20분 늦게 퇴근했고, 한 시간 넘는 거리를 버스로 돌아오며 녹초가 되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또다시 교사실로 불려 갔다.
"선생님은 아직 우리 어린이집에 대해 배워야 하니까, 다른 선생님보다 먼저 가면 안 되죠.
좀 더 배우려는 자세를 보여야지요."
그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원감님까지.
속으론 ‘어제도 말했는데 또?’ 싶었지만, 결국 "죄송합니다"만 되뇌었다.
가족이 얽힌 일에는 늘 나는 호구처럼 굴었다.
억울해도 말하지 못한다.
반대로 가족과 관계없는 상황이라면, 나는 제법 잘 말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엔... 그럴 수 없었다.
교실로 돌아오니 같은 반 선생님이 왜 불렸는지 꼬치꼬치 물었다.
이곳은,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 난 곳. 정글 같았다.
점심시간, 식당에 올라갔다.
어제는 정신없어서 몰랐지만 밥맛도 너무 없었다. 평소 같았으면 잘 먹었을 텐데, 반도 못 먹었다.
그리고 퇴근 시간.
오늘은 또 30분 넘도록 붙잡는 원장님과 원감님.
입사 이틀 차, 나는 벌써 지쳤다.
우리는 살아가며 이해되지 않는 순간들을 마주한다.
특히, 직장에서.
혹시 지금도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참고 있는 당신이 있다면,
꼭 기억하길 바란다.
당신의 목소리는, 참지 않아도 된다는 걸.
이 글을 읽는 당신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나처럼 말하지 못한 당신이 있다면, 이 말은 당신에게
그저 버텨낸 오늘도, 잘한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