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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팍 Jul 12. 2023

JLPT N5부터 하나씩 레벨업, 그리고 N3 후기

한자바보의 시행착오들

불현듯 JLPT N5를 접수


작년 상반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불현듯 JLPT N5를 보기로 결정했다.

참고로, 나는 일본어가 필요한 직종은 일단 아니다.

이 사실을 가족에게 알렸을 때, 이미 N1을 취득했던 오빠의 말.


“N5는 초등학생들이 보는 거야. 차라리 N2를 따.”


자존심은 상했지만, 내 한자 배경지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던 나는 N5 시험을 감행한다.

오빠의 말대로 시험장의 평균 연령은 꽤 낮아 보였다. 그 말대로, 정말 초등학생들이 꽤 있던 것이다!

N5를 보게 된 이유는 내 스스로에게 성취감을 주고 싶어서였고, 달성하기 쉬운 목표가 필요했던 참에 일본어라면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이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일본 만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기도 하고, 고등학교 제2 외국어로 일본어를 채택했던 데다가, 대학 교양 수업으로도 일본어를 공부했었더랬다.

이 정도는 했으니 N5는 금방 보겠지.라고 생각했으나, 여행 일본어와 대학 교양 일본어 수업 때 배웠던 단어 개수가 아니었다.


중학교 영어 수업에서 영단어 쪽지 시험을 보던 때가 떠오른다.

이면지의 뒷 면에 빼곡히 영단어를 쭉 써두고 몇 번이고 다 암기할 때까지 혼자서 간이 테스트를 봤었다.

지금은 익숙한 영단어들이 그때는 죽자 살자 외워야 하는 낯선 글자였다. 하지만 그 깜지들이 지금의 내 영어 실력을 만들었다.

그때를 떠올리면, 일본어 단어들을 암기하는 게 싫지만은 않다.

노트북과 아이패드에 익숙해진 손이 종이 공책을 채워나가는 연필의 감촉만으로도 들뜨는 기분이다.

지금 영어를 하는 만큼, 언젠가는 일본어도 능숙해지는 날이 오겠구나 하고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JLPT 시험을 2022년 상반기 N5, 하반기 N4를 취득했다. 그리고 올 7월 2일.

바로 지난 일요일, N3 시험을 응시했다!



N3 시험은 결과적으로 말하면, 합격할 것 같지 않다. 아니, 합격하기를 바란다면 그건 욕심일 것이다.

그야 첫 번째 과목과 두 번째 과목의 찍은 문제나, 청해 과목에서 졸려서 집중하지 못한 문제들이 수두룩하기 때문.

6개월 전부를 열심히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시험을 앞둔 마지막 한 달은 적어도 나름대로 노력한 부분이 있어 아쉽긴 하다.

그럼에도 스스로의 도전 - N1 취득을 향한 이 여정에서 이번 시험의 회포를 풀며 다음 시험을 기약해보려고 한다.




시행착오 첫 번째

단어장 한 권, 모의고사 한 권으로 공부하기


N5와 N4를 공부할 적에 사용하던 문제집이 있다.

<일단 합격하고 오겠습니다> 시리즈다.

과목별, 문제 유형별로 연습문제를 풀어볼 수 있어서 문제 유형에 익숙해질 수 있어 좋았다.

연습문제 준비 전에는, 해당 문제 유형에서 자주 출제되는 단어들이 쭉 나열되어 있어서 단어장처럼 암기했었다.


그러나 단어장 한 권만 파기는… 내게는 지루한 방식이었기 때문에 N회독을 많이 하지 못했다.

어쨌든 오빠의 추천대로 다른 방식을 시도했고, 아쉽지만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래도 언어 공부에 대한 새로운 레퍼런스를 얻어간다고 생각한다.

N2부터는 다시 원래 사용하던 문제집을 구입해 공부할 생각이다.


시행착오 두 번째

몇 년 만이야, 한 땀 한 땀 오답노트


단어장을 외우고 나서는 모의고사 문제집을 풀었다. 시간 관계상 전부 풀지는 못했지만.

틀린 문제를 공책에 적어 오답노트를 만들었는데, 오답노트라는 개념 자체가 정말 오랜만이라 기분이 묘했다.


이미 틀린 문제를 더 공들여서 이해하고, 이를 통해 단어를 확실히 외우고자 오답노트를 쓴다.

때때로 시간낭비인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결국 가장 또렷하게 기억하게 하는 최고의 수단이 오답노트더라.

이 방식대로 소수의 한자를 파고들어 가다 보니 암기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오답노트에서 암기한 단어들이 시험에 정말 많이 재등장했다고 느껴졌다.

많은 단어들을 단순히 머릿속에 꾸겨넣는 것보다, 오답노트를 통해 암기하는 편이 더 오래갈 것 같다.

오답노트는 역시 쭉 가지고 갈 공부 습관으로 둬야 한다는 것을 새삼스레 다시 배운다!


시행착오 세 번째

몰입의 신세계 : 독서실


도서관을 가자니 왕복 이동 때문에 몸이 피로해서 체력이 낭비되는 듯했고, 카페에 가자니 생활비에 허덕이는 중이라 집에 박혀있기 십상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엄마가 단지 내에 독서실이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독서실에 출입할 수 있도록 아파트 공동현관문 키를 건네주셨었다.


일본어 공부는 타이핑이 필요하지도 않고, 마우스가 필요하지도 않기 때문에 독서실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다행히 사람은 적고, 조용하고, 에어컨까지 실컷 틀어둘 수 있었다. 그렇게 올해 첫 방문 날, 연속 3시간을 집중해서 단어를 암기했다.

이후에는 집중력이 흐트러져 집에 돌아가긴 했지만 충분한 몰입 경험이었다.


나는 스스로 꽤 칭찬해 주었고, 독서실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 스스로를 대견함을 느낄 지경이다.

중고등학생 때는 독서실을 한 번도 사용해보지 않았었기 때문에 독서실에서 나서는 그 성취감을 알지 못한다.

조용한 곳에서 사람들과 함께 온전히 집중한 그 순간의 나의 노력에 그날 하루는 참 기분이 좋다.

그런 기분을 많이 많이, 자주 느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집중해야 하는 공부가 있다면 망설이지 않고 독서실로 가겠다고 마음먹는다.




무슨 공부 아티클처럼 되어 버렸으나…

결론적으로는 N1 취득을 향한 계단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언젠가는 이 모든 공부와 관련된 루틴들이 내게 체화되어 1년 365일 끊김 없이 자격증을 공부하고 취득해보고 싶다.

JLPT 다음은, 컴퓨터 활용 1급이다.

언어 시험이 아닌 자격증 시험은 사실 서비스 경험 디자인 기사 이후로 처음 준비다.

전체 취득률이 생각보다 낮아서, 유의미하게 내 공부 실험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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