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 오자마자 잠드는 사람의 소신 발언
과거 농경 시절에는 식물의 생장 주기에 맞춰서 낮에 일하고 밤에 쉬는 구조였어야 했다.
낮에는 일단 밝으니까 일하기 좋기도 했을 거고, 어쨌든 야외에서 일하니까.
그런데 이제 실내에서도 충분히 밝게 있을 수 있는데 왜 옛날이랑 일하는 시간이 비슷해야 하나.
아침에 햇볕을 받으며 쉬다가 낮 1시쯤부터 8시간 노동 + 식사 1시간 하면 10시니까,
돌아와서 바로 취침하면 좋을 것 같은데. 물론 친구와의 저녁 약속은 못잡겠지만.
10시~1시 : 3시간 노동
1시-2시 : 1시간 식사
2시~7시 : 5시간 노동
아침 3시간은 아침에 할 일 리뷰하고 데일리 루틴하고 막 몰입하려는 참에 식사 시간이 와서 집중이 깨졌다.
제대로 몰입할 시간이 부족했고, 당일 할 일을 당일 계획하고 리뷰한다는게 비효율적으로 느껴졌다.
당장 집중도가 출근하자마자 조금씩 깎이고 있는데 오늘 할 일 리뷰하고 할 일 배정받고 하다보면 좀 급작스러운 느낌도 들고 일을 파악하는데도 뇌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을 상태였던 것 같다.
(회사 바이 회사겠지만 일했던 회사에서는 아침에 할 일 리뷰를 다같이 했다)
점심 식사 후에는 식곤증이 와서 집중 못하면서 최소 1시간은 잠 쫓느라 시간을 보냈다.
문제는 오후 노동시간은 5시간이라, 중간에 집중력을 환기시킬 만한 이벤트가 없어서 쭉 식곤증으로 졸렸던 정신머리를 달래가면서 일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하루치 집중력의 대부분을 소비하더라도 일을 못 끝내면 야근까지 하면서 일을 끝내야 한다.
그러다보면 내일 할 일을 계획할 틈도 없이 서둘러 퇴근하게 된다.
야근을 하지 않으면 저녁식사 시간도 애매하다.
출퇴근 시간이 1시간인데 퇴근 시간이 7시라, 8시에 집에 도착해서 저녁식사를 한다.
식사 후에는 피곤해서 바로 잠드는데 너무 일찍 자는 바람에 결국 12시나 1시에 잠이 깨어 버린다.
다시 그대로 자면 좋겠는데 한 번 깨면 다시 돌아가기가 힘들다. 결국 늦게 자고 다음날 피곤하고의 반복이다.
여기까지가 이전 회사에서 겪었던 업무 루틴이다.
사실 오전 10시 출근도 느즈막한 편이라 좀 게으르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아침에 각성이 되는 시간이 좀 걸리고, 식곤증이 심한 편이라 위의 스케줄로 회사를 쭉 다니다보니 피로가 꾸준히 쌓여갔다.
1시~6시 : 5시간 노동
6시-7시 : 1시간 식사
7시~10시 : 3시간 노동
조삼모사 같지만, 큰 차이가 있다. 우선 일반적인 기상 시간부터 오전 시간이 자유시간이라는 점.
해가 진 이후가 자유시간인 경우 각성 모드가 점점 해제되고 피로해져서 자기개발을 할 만한 도파민과 집중력이 더이상 올라가지 않지만, 오전 시간이 자유시간일 경우 햇빛에 의한 세로토닌 분비로 인해 각성 상태가 점점 On되면서 자신에게 꼭 필요한 자기개발 활동을 할 수 있다.
언급한 저녁 자유시간의 한계 때문에 보통 저녁에는 친구를 만나거나 저녁 유흥 문화를 즐기게 되는데, 물론 이 활동들도 정신건강과 인간관계 측면에서 필요한 일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자기개발을 하는 것이 훨씬 삶을 지속시키는데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사실 나는 친구를 만날 체력도 이미 없다)
장점
충분히 수면할 수 있고, 햇볕을 충분히 받으면서 힐링할 수 있으니까 행복도가 올라간다.
아침에 깨어있는 정신으로 원하는 자기개발을 할 수 있다.
단점
야근을 할 경우에 밤을 샐 가능성 농후.
(그런데 이 경우에는 야근이 아니라 일찍 출근하는 방향이면 좋겠다)
저녁 문화를 즐기지 못한다. 퇴근 후에 바로 취침해야 함.
특히나 우리나라는 수면 부족으로 언제나 OECD의 하위권을 달리고 있기 때문에
노동시간의 절대량을 줄이는 대책보다도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지를 다양한 방면에서 고민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조금 일하고 많이 쉰다고 해결될 일은 아닌것 같고, 가장 효율적으로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은 언제인지 파악하고 그 시간이 아닌 시간에 노동할 수 있도록 되면 좋겠다.
한 번 상상해보았다
1. 아침 9시에 느긋하게 기상, 햇볕 맞으면서 식물들 물주고 햇볕 받으면서 세로토닌 분비하니 행복감 상승.
2. 10시쯤 잠도 다 깨서 운동 다녀온다. 도파민 분비시키고 체력 증진.
3. 약간 이른 점심 식사 후 슬슬 졸리고 심심하다 싶을 쯤에 출근.
4. 아침에 세로토닌 충분히 분비 + 운동으로 도파민 뿜뿜 + 식사 직후 출근하면서 움직여서 식곤증 없이 바로 일에 몰입 가능
5. 저녁 때까지 러쉬하고 마감해야 할 일들은 무조건 6시 전에 끝낸다. 중요한 일 처리.
6. 저녁에 휴식하면서 이제 집중력 슬슬 방전됐으니 2시간 만에 끝낼 수 있는 가벼운 일들 처리하기.
7. 가벼운 일들 처리 완료하면 다음 날 업무 계획 세우고 퇴근.
8. 혹시 거래처에 보낸 것들에 문제 생겼다, 하면 어차피 10시까지는 업무시간이니까 해결하면 되고, 타 회사도 야근할 시간이기 때문에 적당히 다음날 마무리해주기로 하고 11시 퇴근.
9. 12시 집에 도착하는데 퇴근하면서 이미 머리 각성 상태는 해제되고 잘 준비 완료. 이때부터 각성 활동 자제하고 1시쯤 자면 8시간 자고 9시에 기상. 그래도 출근까지 4시간이나 남음.
9. 혹시 할 일 좀 많으면 일찍 출근해도 되지만 아침 루틴할 시간은 충분. 오늘은 운동을 생략하고 출근함.
10. 할 일 산더미여서 가기 싫어도 어차피 정오 쯤 되면 인간 각성 상태 최고조이기 때문에 이성이 낭낭해서 출근하는 것도 크게 거부감 없다.
이 발상은 나의 바이오리듬이
- 아침에 각성 모드 ON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는 점
(너무 일찍 일어나서 해도 안떠있으면 밤에 충분히 잤어도 졸림)
- 무조건 8시간 +a 수면해야 한다는 점
- 퇴근할 때쯤 이미 잠들기 직전이기 때문에 업무 끝내자마자 집오면 잠든다는 점
- 저녁 유흥 문화(친구와의 약속, 술자리, 혹은 클럽처럼 밤에만 즐길 수 있는 문화)에 큰 흥미가 없다는 점
- 아침에 햇볕 받는게 더 행복한 식집사라는 점
에서 착안한 발상인데 나중에 개인 사업체 차리게 된다면 이렇게 업무 계획하고 싶다.
모든 사람이 이런 생활 패턴에 익숙할리 없고 다른 회사와의 협업을 감안하면 비현실적인 발상이긴 하다.
협업이 적은 업무/시즌이거나, 수면 부족 등 수면 관련 문제 겪고 있는 사람에게는 좋은 대안일 것 같다.
1년 365일 하기보다는 체력 증진이 필요한 경우에는 오전 시간이 훨씬 각성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자기개발하기 좋으므로 짧게 체력 팍 증진시키고 다시 기존 업무 스케줄로 복귀하거나 하는 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