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월의 책 소개
11-12월에 읽은 책들을 소개한다. 인스타그램에도 11월 말에 올렸는데 그사이에 책이 늘어서 다시 한번 소개해본다.
1. 현대 심리치료와 상담이론
우울&불안장애를 오래 앓다 보니 상담을 여러 번 받았다. 하지만 한 번도 만족스러운 상담이 없었다. 그나마 잘 맞는 의사 선생님들께서 짧게 조언해 주시는 것들이 더 좋았다. 긴 상담 하면서 좋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건 뭔가 상담 이론적으로 나와 안 맞는 부분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어서 사본 책. 예스 24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책이길래 사서 보았다. 공부를 좋아하는 성향상 매우 흥미롭게 읽고 있다. 상담과 내가 안 맞은 것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동안 운이 없었나 싶기도 하다. 특별히 상담을 권해주신 의사 선생님도 없었기도 했다. 대부분약물 치료가 더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그건 의사 선생님이라서 그런 걸까? 내 병에 대해서 좀 더 알아봐야겠다. 곧 다른 책과 논문들도 좀 읽어볼 예정이다.
2. AWS구조와 서비스
번역을 하다 보면 AWS 쪽 일들이 많고 IT 쪽이 아무래도 번역 수요가 많다 보니 공부가 필요해서 사서 보게 되었다. IT 쪽으로 가까운 대학원에서 경영을 공부했던지라 아예 모르지는 않지만 책을 읽다 보니 여전히 모르는 것 투성이라 흥미롭다. 번역을 위해서 읽고 있기 때문에 용어들을 번역한 것을 확인하는 것도 흥미롭다. 그간의 실수들이 생각나 마음 아프기도 했다. 그리고 아마존이라는 기업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주식을 슬그머니 알아보기도 하였다. 아무래도 클라우드가 대세가 될 텐데 역시 아마존이 대세가 되겠지 싶다. 이전 회사도 AWS를 이용했으니 말이다. 더 공부해 보고 아마존 주식 사는 것을 더 고려해보려 한다.
3. 더그레이트비트코인
그래도 나름 가상화폐 쪽에 발을 담갔던 자로서 또 최근에 비트코인 상승을 지켜보며 한 권쯤 소장하면 좋겠다 싶어 구입했다. 두껍긴 하지만 금융 전반에 대한 소개들도 함께 하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비트코인 구입 예정이시라면 한 번쯤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4. 커리어 그리고 가정
21세기에도 여성은 커리어와 가정에 대해서 고민이 많다. 물론 남성들도 그렇게 되는 경우도 많겠지만 아직은 여성이 더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해 고군분투해야 한다는 것 세상은 여전히 기울어져 있다는 것, 이런 책은 아마 여성들이 읽을 것이라는 점 등에서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졌다.
5. 가난한 도시생활자의 서울산책
제목은 잔잔한 에세이 같지만 사실 내용은 철거민, 홈리스, 쪽방촌 등의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도시, 특히 서울은 너무도 많은 얼굴을 하고 있다. 신혼생활을 했던 개포동은 타워팰리스부터 구룡마을까지 쭉 이어지는 선릉로를 따라 있었다. 낡은 아파트에 살며 타워팰리스와 도곡, 대치를 오가며 부동산 가격을 검색하며 정말 여러 가지 감정이 오갔었다. 뭐 다 똑같은 집에 살아야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자본주의가 현재로서 가장 나은 대안임을 알고 있다. 그리고 불평등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그 간극,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5. 행복한 철학자
우애령 교수님의 책. 펀자이툰으로 알게 되었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아껴 읽었는데 거의 다 읽었다. 사이사이 펀자이씨의 만화도 아주 재미있으니 꼭 보시길 추천드린다.
6.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책의 스펙트럼이 넓기도 하구나 생각했다. 비트코인책을 보다가 이런 책을 보면 이 간극을 어떻게 메꿔야 하나 절로 한숨이 나온다. 실시간으로 몇백만 원을 버는 사람들과 가난하게 자라는 아이들 사이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생각보다 담담하게 책이 쓰여 있어서 마음 많이 저릿하지 않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7. 세이노의 가르침
하도 핫하길래 한 권 사보았다. 생각보다 근원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흥미롭게 읽었다. 한 번쯤 봐볼 만한 책이다.
8. 여행 아닌 여행기
<키친>으로 유명한 요시모토 바나나의 에세이. 하루키의 가벼운 에세이만 보다가 비슷할 거라 생각하고 사보았는데 생각보다 진중하고 사회상에 대한 많은 고민들이 묻어있어 너무 좋았다. 에세이의 정석과도 같고 내가 쓰고자 하는 글들과 결이 비슷해서 읽고 또 읽고 있다. 초반의 가볍지만 진지한 에세이들도 좋고 동일본 대지진 이후 고민하는 글도 정말 좋다. 닮고 싶은 작가가 생겨 좋았다.
9. 시대예보- 핵기인의 시대
읽기 쉬운 책. 요즘 트렌드를 가볍게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10.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과연 나는 하루키의 소설을 다시 읽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며 도전한 책. 사실 상실의 시대를 읽고 너무 좋아서 닥치는 대로 보다가 1Q84였나 해변의 카프카였나를 읽고 이제는 그의 소설은 그만 봐도 되겠다고 생각하고는 계속 읽고 있다. 하루키를 계속 읽은 독자라면 알 수 있는 하루키만의 그 하루키적인 부분이 이 소설에서 극대화되었다. 약간씩 소설에서 형체만 확인할 수 있었던 그 세계관이 아예 소설 처음부터 나온다. 그것에 빠져들면 소설을 끝낼 수 있고 아니면 읽을 수 없는 것 같다. 나는 후자였다. 결국 중간에 포기했는데 지금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여행지에 한번 가져가서 읽어보는 것으로 하고 덮어두었다.
책은 내 심리상태를 거의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 같다. 나는 비트코인이나 재테크로 돈도 많이 벌고 싶은데 가난한 사람들도 돕고 싶고 그렇다. 사회구조에 관심이 많지만 말랑하고 감성적인 곳으로도 마음이 향한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복잡하고 다양한 스펙트럼 속에서 중심을 잡으며 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다음 달에는 또 어떤 책들이 내 책장을 채울지 궁금하다.
표지사진: Unsplash의 Tom Herma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