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뭐하니와 프리랜서

시대의 변화 앞에서 우리는.

by 서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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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핫한 예능 중 하나인 놀면 뭐하니를 보면 이제 정말 프리랜서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걸 알 수 있다. 놀면뭐하니는 능력 있는 진행자, 유재석만이 고정이고 나머지는 모두 특정 프로젝트에만 출연한다. 무한도전이 6-7명의 고정인원을 두고 장기 프로젝트를 포함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것은 00기 개그맨들이 매주 같은 프로그램을 고정적으로 꾸미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또 한 발짝 더 나아간 형태였다. 그리고 이제는 단 한 명만이 고정이고 나머지는 매번 새로운 출연자들로 꾸며진다.


0000598831_001_20200926100740280.png 사진-MBC


프리랜서 시대, 즉 필요할 때마다 인력을 일정기간으로 채용해서 일을 진행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미 많은 책들이 정규직의 시대, 안정적인 고용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즉, 이제 프리랜서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 기업들은 고용 유연성을 위해 아주 소수의 인원만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이외에는 프로젝트 단위로 사람들을 채용해서 일을 진행하게 될 것이다. 현재도 많은 부분이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


오래전 부모님들은 평생직장, 20년 장기근속이 자랑스러운 시대를 실아왔다. 지금은 한 직장에 오래 있으면 이직을 해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직을 하지 않고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하면 '내가 능력이 없어 보이나'고민하기도 한다. 현재 기업들은 특정 "사람"이 아니라 특정 "능력"을 필요로 한다. 한 명이 퇴사를 하더라도 전혀 문제없이 돌아갈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다 보니 '정규직'이라는 필요도 점점 줄어들었다. 변화가 많고 사업을 확장하는 시기에는 시스템이 구축될 때까지 부딪히고 버텨줄 사람들이 많이 필요했다. 또한 변수가 많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사람'과 '경험'이 위기와 변화를 대처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연차가 쌓일수록 더 업무 능력이 빛을 발하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임금을 주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시스템이 견고해지고 그 시스템이 경험과 사람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사람'의 필요가 점점 줄어들었다. '평생직장', '00년 근속'이 불가능한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이제 프리랜서의 시대가 열렸다.


시스템을 관리한 아주 뛰어난 소수만이 회사에 남고 그 외에는 실력 있는 프리랜서들을 단기 고용하여 일하게 된다. 이러한 고용의 유연성은 새로운 시대를 가져왔다. 이러한 시스템의 장/단점은 이미 많이 다뤄졌기 때문에 여기서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숨고나 크몽 등의 플랫폼들은 이미 이런 시대를 반영한다. 아마 정년이라는 개념은 공무원들에게만 남을 것이다.


그럼 우리는 우리 자신이 더 능력을 가지는 것 이외에 뭘 할 수 있을까.


아주 작은 한 가지 대안은 프리랜서들, 단기계약직들에게도 안정이 보장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사실 프리랜서들은 실업급여의 보장도 없이 일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따라서 일이 없으면 바로 수입이 없어지는 구조를 살고 있다. 한 가지 대안으로, 어느 정도는 개인의 선택에 달려있겠지만, 건강보험처럼 고용보험이 보편화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약직의 시대를 살고 있는 남동생은 2년 계약이 만료되고 동기들과 다행히 실업급여를 받으며 여기저기 원서를 내고 있다. 월세라는 돌을 매달 굴리는 이 시대의 시지프스들. 당장 일이 없으면 수입이 0이 되는 구조를 벗어날 수 있으면 좋겠다.


월세라는 돌을 매달 굴리는 이 시대의 시지프스들.


앞으로 점점 더 일자리는 양극화될 것이다. AI와 기계화된 공정에 거의 모든 직업들은 대체될 것이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아니더라도 내 딸은 아마도 그런 시대를 살아갈 것이다. 또 하나의 기계 부품처럼 단지 회사의 필요에 의해 쓰이고 다시 버려지는 그런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니길 바란다. 너무 큰 바람일지도 모르지만 우리들이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시장으로 변화해갈 수 있으면 좋겠다. 자본주의란 늘 자본이 갑의 위치에 있지만 우리가 조금씩 만들어갈 세상은 우리들이 좀 더 많은 존중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