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그러진 오두막집

"나는 더벅머리 김영수"

by 장희명


지나가는 사람들은 좋은 구경이나 난 것처럼 나의 사는집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옮기지 못한다.

나의 이름은 김영수다. 이렇게 좋은 이름을 부르지 않고 사람들은 나를 더벅머리라고 부른다.

나는 더벅머리가 싫어서 이발소에 가서 머리를 빡빡 깎아 버렸다.

사람들은 더벅머리가 깎아 중이 되었다고 한다.

신기한 듯이 웃으면서 발걸음을 멈추고 보는 것은 여전하다.

나는 팻말을 세워놓고 그 뒤에 서서

"여기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나를 보는 동시에 내 발 앞에 돈을 천 원씩 놓고 가세요."

써서 붙이고 팻말 뒤에 서서 가는 사람만 눈이 뚫어져라 하고 바라만 보았다.

집 앞에는 큰 호수가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고 있다.

하루 수입이 늘어만 간다.

내가 얼마나 요상하게 생겼나 하고 거울을 한참을 보았는데

거울에 비추어진 내 얼굴은 여전히 변함없는 내 얼굴이다.

나는 내 잘난 얼굴이 고마워서 깊은 산속에 가서 물을 떠다가 한 잔에 천 원씩 받고

서비스로 괜찮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흥미가 있으시면 저와 같이 더벅머리가 되어보세요.

그렇게 되면 부자가 되어서 잘 살 것만 같아요.

그러려면 서비스 수준도 높아져야 되겠지요.

하하하하~~~







어느 날 집에 갔더니 엄마가 재미있는 글 한 편을 보여주셨다.


“내가 얼마나 심심한 지 이런 글을 써놓고 혼자서 보고 또 보고 맨날 웃고 있단다.“


엄마의 글을 읽고 나도 박장대소했다.

매우 유쾌한 글인데 나는 뭔가 쓸쓸함이 느껴졌다.

못생긴 외모로 혼자 외딴집에 살면서

사람을 그리워하는 김영수 씨가

왠지 모르게 짠하게 느껴졌기 때문일까?

나는 부모님이 주신 꽤 괜찮은(?) 얼굴을 하고서도

행복하다고 느끼는 날이 왜 많지 않은 걸까?

최근 늙어가는 내 얼굴을 보며

예전에 입던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리지 않고 겉도는 듯한 나의 모습을

보는 일이 참 괴로웠는데

엄마의 글을 읽고 나니

그런 내 모습도 사랑하며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생긴 대로 나의 모습 그대로

나이 듦에 슬퍼하지 말고 살아야지.

엄마처럼 하루하루 유쾌하게 살아야지.

엄마는 오늘도 눈을 떴고

오늘 하루도 유쾌하게 살아갈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엄마의 92세 하루가 또 그렇게 시작되었다.


자신의 글을 보고 또 보며 웃는 엄마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