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한 점 보이지 않는 높은 반석 위에
백합화 일가족 다섯 송이
깨끗하고 고결하고 눈이 부시게 하얀 백합화
아빠 엄마 꽃, 오빠 언니 꽃, 내 꽃
예쁘고 아름다워 날개가 있으면
날아가서 만져보고 친구가 되고 싶구나
다정한 다섯 가족 쳐다보기만 하여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 넓은 대지 위에 어디에 살 곳이 없어서
험한 절벽 위에서
화사한 모습으로 그렇게 살고 있니
사람들마다 주의 깊게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게 된다
희고 깨끗함을 자랑하고 있는 백합화를 바라보며
몸을 돌려 내려갈 수가 없구나
예쁘고 아름답고 고고한 너의 가족 사랑한다
나는 뒤돌아보며 손을 들어 경례를 하였다
다정다감하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있다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고 행복하여라
나는 어릴 때 백합을 좋아했다.
지금도 잎이 큰 통꽃을 좋아하는 편이다.
튤립, 카라 같은...
아마도 이런 취향은 또렷하고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 탓인 것 같다.
엄마가 본 '다섯 송이의 백합화'는
마치 우리 5남매의 모습을 그리는 것 같다.
우리의 모습이 엄마 눈에는 저리도 아름다울까?
하지만 그 백합화들이 아무도 닿을 수 없는
험한 절벽 위에 있다.
그 절벽 위에 있는 백합화들이 신경이 쓰여
몸을 돌리지 못하는 엄마...
늘 애면글면하며 우리 5남매의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늘 아침마다 우리 5남매의 기도로 시작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결국 엄마는 백합화에게 인사를 하고 '사랑한다'라고 말을 한다.
마치 엄마가 우리를 바라보며 하는 말인 것 같다.
언젠가 엄마가 우리 곁에 없을 때 이 글을 읽을 때면
한없이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게 될 것 같다.
"엄마, 꼭 다시 보자" 하며....
참 주책맞다.
여전히 내곁에서 부지런히 하루를 살고 있는
엄마를 자주 만나러 가야겠다.
"엄마 지금도 곁에 계셔서 고맙습니다.
곧 만나러 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