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나의 오빠

"산천은 푸르고 뻐꾹새 소리는 변함없는데..."

by 장희명

뒷산에서 뻐꾹새 우는 소리가 구슬피 들려왔다. 뻐꾹새 소리가 들려올 때면 해방 후 헤어졌던 오빠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큰아버지 따라 만주 구경을 간 후 오빠와 영영 헤어지게 되었다. 눈에 쌍꺼풀이 크게 지고 눈이 동그랗고 맑은 눈을 가진 오빠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내가 아홉 살, 오빠가 열네 살이었다. 나는 오빠가 보고 싶어 울기도 많이 울었다.


"아부지, 너무너무 잘생긴 우리 오빠 왜 오지 않는 거야? 1년을 기다리고, 2년을 기다리고, 3년을 기다렸는데도 왜 안 오는 거야?"


내가 울면서 아버지께 물어보면 아버지는 눈물을 훔치며 삼팔선이 가로막혀 올 수가 없다고 했다. 어머니께서는 오빠가 떠난 후 눈에서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저렇게 예쁜 뻐꾹새가 울고 산천에 꽃이 만발하면 순덕이 꽃 꺾어다 주면 잘 놀지 하면서 꽃을 꺾어다 순덕이 손에 들려주고 그렇게 좋아하더니, 한 번 집을 떠나서 다시 돌아올 줄 모르고 소식도 없으니, 내 가슴에 한이 쌓여서 내가 살 수가 없다."


"너희 큰아버지가 원망스럽다. 남의 외아들을 살살 꼬여서 데리고 가서 일 시켜 먹으려고 한 것을 몰랐다. 우리 집 앞에 있는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교복 입고 학교 가야 하는데... 죽었는지 살았는지 어디에 있는 거니? 승규야."


엄마가 가슴을 치며 통곡을 하면 나와 동생이 '오빠'를 부르며 엉엉 울었다.


"앞뒤가 잘생긴 승규 소식 아직 없어요?"


동네 사람들이 한 마디씩 물어볼 때면 우리 식구들은 모두 눈이 벌게지고 눈물을 흘리며 세월을 보냈다. 큰아버지를 원망하며 하루하루 살고 있는데, 오빠가 실탄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사망했다는 편지를 받게 되었다. 실낱같은 희망이 산산조각이 난 우리 집은 무거운 침묵이 흘렀고, 어머니의 눈에서는 눈물이 빗물처럼 흘러내리고 아버지는 식사를 금하시고 돌아 앉아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셨다.

뻐꾹새 소리가 들려올 때면 오빠가 너무 그립고 보고 싶다. 겨울이면 새 덫에 조이삭을 달아, '새 잡으러 우리 순덕이도 학교 운동장에 같이 가자'라고 하면 나는 오빠 뒤를 좋아라 하고 졸졸 따라다녔던 생각이 나면서 오빠가 너무 보고 싶고 그리워진다. 산천은 푸르고 뻐꾹새 소리가 변함없이 들려오는데 오빠만 온데간데없다.


"순덕아, 잘 놀고 있어. 갔다 올게."


오빠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고 오빠의 모습이 눈앞에 맺혀 있는데 잡을 수도 만질 수도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


'뻐꾹뻐꾹'


뒷산에서 들려오는 뻐꾹새 소리가 '순덕아'라고 부르는 오빠의 소리인 것만 같다.


'오빠, 나 알아보겠어요? 이제 나도 곧 오빠 만나러 갈게요. 어머니, 아버지는 만나셨지요? 그때는 꽃 잔뜩 꺾어서 순덕이 손에 주실 거죠?'


눈물이 가슴팍을 적셔왔다.


AI로 생성한 그림입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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