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드 Jul 23. 2024

물고기 벽지



물고기야, 어쩌다 여기까지 흘러온 거니.

고래야, 달팽이야, 너는 벗이 많구나.

모래야, 보리야, 너는 잘 익었구나.

고통아, 질병아, 연고를 발라줄게.

제목아, 소제목아, 너는 빈 의자 같구나.

구조야, 허공아, 너는 이름처럼 가벼워지고 있어. 

집착아, 냉장고야, 모든 건 순간이라지.

나는 벽에 이끌린 것 뿐이야.

상상아, 가방아, 너는 정말 불멸이니.

초라함아, 비둘기야, 나는 너를 날려 버릴 거야. 

불가피야, 존재야, 별만큼이나 많은 숫자들.

추정아, 딸아, 왼손으로 사랑을 쥐어.

영원아, 오후야, 우리에게 중요한 건,

이 노래, 이 벽, 이 무용이란다.


퇴장.






작가의 이전글 마음천자문 읽는 주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