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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리 Feb 14. 2019

기타


음악 노 한 권을 샀다.

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정말 끝이 아닐 수도 있는 건가. 더 이상 쓸 일이 없을 것 같아 작년에 이사하면서 버렸었는데 이렇게 다시 필요하게 될 줄이야.


노트를 구매하게 된 건 오랜만에 기타를 다시 잡았기 때문이다. 예전보다 시간이 많아진 나는 어쩐지 방 한구석에 세워진 기타가 눈에 들어왔고, 그것을 다시 집어 들었다. 주법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다행히 어떤 코드는 생각이나 무의식중에 집기도 했다.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왼쪽 손가락에 굳은살이 잡혔다. 손가락으로 기타줄을 누르다 보니 굳은살이 생기는 건데 건드리거나 물이 닿으면 손끝이 아려 미간을 찌푸리게 된다.


하루 중 어떤 것도 하지 않는 시간에는 휴대폰을 보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에는 그 굳은살을 보는 일이 많아졌다. 가만히 굳은살을 서로 부딪치며 딱딱한 감촉을 느끼자면 변태같지만 그게 또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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