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세 자매는 연남동에서 2번의 식사와 2번의 커피까지 해치웠다. 그리고 들른 사주카페에서 일년 운세를 보기도 했다. 동생이 공무원의 사주를 타고났고, 내가 생활력이 강하다는 말로 믿음을 상실한 그 분은 30분 가까이 횡설수설 말을 이리저리 끼워맞추더니 우리 돈 6만원을 챙겨 갔다.
오랜만에 종환이를 남편에게 맡겨놓고 외출을 나온 민정이는 말을 너무 많이 해서인지 얼굴이 살짝 상기되어 있었다. 종옥이는 회사 책상에 놓아야겠다면 프리지아 한 다발을 사서 이동 내내 손에 들고 다녔다.
예전처럼 맛있는 음식과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사진을 찍으며 인생 사진을 남기겠다는 의지는 없었지만 이런저런 사는 얘기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그런대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