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검진 결과는 나왔나?
동생은 지난밤 꾼 꿈이 이상하다며 건강검진 결과를 묻는다. 유난히 꿈이 잘 들어맞아 안 좋은 일이 혹시 언니의 건강이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나 보다.
엄마 꿈이었다.
살아생전 따뜻한 말 한마디 못 건넨 딸내미가 원망스러웠는지 내 꿈엔 잘 나타나시지 않는데 동생은 지금도 가끔 엄마 꿈을 꾼다. 엄마는 내 꿈에는 왜 안 나와하며 섭섭한 듯 말했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다.
엄마가 미치도록 보고 싶으면서 무슨 마음인지 엄마가 꿈에 나오는 게 두렵기도 하다.
- 위염에 눈도 뭐 정밀검사 받아봐라하고, 요즘 아픈 곳 하나 없는 사람이 있나 뭐....
우리 나이도 이제 어린 게 아니니 건강 챙기며 살자며 대화는 끝나는 듯 했다.
- 엄마 얼굴이 어때 보였어? 엄마 살 많이 쪘니?
정말 궁금했다. 힘든 치료를 오랫동안 받은 엄마는 너무 야위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모습이었다. 차라리 치료를 받지 않았다면 고통스러운 시간이 줄었을까. 지금도 그때의 엄마를 생각하면 한쪽 가슴이 아리어 온다.
- 좋아보였어. 안아팠을때 엄마처럼 피부도 좋아보이고... 알잖아 엄마 피부 좋은거. 여전하더라.
동생은 새해도 밝았으니 올해 사주나 보라며 링크 하나 던져주고 대화를 끝냈다.
'다행이다'
나는 엄마가 좋아 보인다는 그 말이 너무 기뻐 아주 조금 눈물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