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 (2)주요 5개국-남아공

by 김새벽

아프리카의 기술 관문, 남아공은 성숙한 인프라와 법제도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테스트베드이자 범대륙 확장의 발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케이프타운과 요하네스버그를 중심으로 형성된 스타트업 생태계는 핀테크, 딥테크,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다수의 인수합병 사례와 풍부한 로컬 자금 풀을 통해 아프리카 내에서도 독자적인 투자 생태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남아공 스타트업 시장의 구조와 특징, 그리고 한국 스타트업과 VC에게 어떤 전략적 기회와 과제가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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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가 개요 및 경제 배경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은 한때 아프리카에서 가장 앞선 경제와 인프라를 갖춘 나라로, 스타트업 분야에서도 선구자 역할을 해왔습니다. 인터넷 보급이 빨랐던 남아공은 1990년대 말 일론 머스크와 같은 글로벌 테크 인재를 배출하였고, 2000년대 초에는 아프리카 최초의 유니콘 중 하나로 불리는 결제기업이 등장하였습니다. 요하네스버그와 케이프타운을 양대 중심지로 발전한 남아공 스타트업 생태계는 오랜 기간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활발한 곳으로 꼽혔으나, 최근에는 나이지리아, 케냐 등에 선두를 내주면서 성장세가 다소 정체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22년 남아공의 스타트업 투자액은 전년 대비 41% 감소하였고, 2023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며 아프리카 빅4 국가 내 순위가 하락하였습니다. 이는 경기 침체, 빈부 격차 심화, 전력난 등의 구조적 문제가 혁신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됩니다.



2. 스타트업 생태계의 특징

남아공 스타트업의 가장 큰 특징은 핀테크와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오랜 경험이 축적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금융 시스템이 비교적 발달해 있어 스타트업들이 기존 은행 및 보험사와 경쟁하기보다는 협력하거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방향으로 모델을 발전시켜왔습니다. 예를 들어 모바일 결제 플랫폼 요코(Yoco), 중소상공인 대상 대출 핀테크 조모(Jumo), 디지털은행 타임뱅크(TymeBank) 등은 남아공 외에도 범아프리카 시장으로 확장하여 성장 중입니다. 또한 B2B 소프트웨어 및 인공지능(AI) 기술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제조업 자동화 솔루션 기업 데이터프라핏(DataProphet), 농업 드론 데이터를 분석하는 에어로보틱스(Aerobotics) 등이 대표적인 딥테크 스타트업으로 꼽힙니다. 소비자 서비스 영역에서는 온디맨드 가사도우미 플랫폼 스윕사우스(SweepSouth)가 주목받았고, 최근 나스퍼스 산하 펀드에 인수되기도 하였습니다. 전반적으로 남아공 스타트업들은 내수시장 한계로 인해 해외시장, 특히 영미권이나 다른 아프리카 국가로 빠르게 확장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성숙하고 글로벌 지향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많다는 점이 남아공 스타트업 생태계의 강점입니다.



3. 정부 정책 및 규제 환경

남아공은 법률 체계와 기업 인프라가 비교적 잘 정비된 국가이지만, 스타트업 친화적인 정책 측면에서는 여타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메리트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 중심의 자생적 정책 제안과 실행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2019년 나스퍼스는 1억 달러 규모의 스타트업 투자 펀드인 나스퍼스 파운드리를 조성하여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였습니다. 스타트업법 제정 운동도 본격화되어, 외국인 창업자에 대한 비자 완화, 해외 자본 유치를 위한 외환 규제 완화 등의 정책이 업계 내에서 요구되고 있으며, 현재 관련 논의가 정부와 협력하여 진행 중입니다. 특히 남아공에서는 해외에서 유치한 자금을 국내로 송금하거나 회수할 때 중앙은행의 승인 등 복잡한 절차가 있어 글로벌 자금 조달에 장애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고급 인재를 위한 이민 정책이 경직되어 있어 우수한 인재 확보에도 제약이 존재합니다. 남아공 정부는 R&D 세액공제, 중소기업 지원 제도 등 간접적인 지원 방식을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원하고 있으며, 일부 주 정부 차원에서는 기술특구 조성과 창업 보조금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4. 최근 투자 동향 및 자금 유치 구조

남아공 스타트업 생태계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 비해 자국 내 자금 풀이 탄탄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해외 자본에 크게 의존하는 반면, 남아공은 자국 연기금, 대기업, 개인 투자자 등이 VC 펀드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2023년 남아공 벤처캐피털협회(SAVCA)에 따르면 총 184건의 VC 거래가 이루어졌으며, 총 투자액은 약 1억 7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증가하였습니다. 다만 이 중 상당수가 초기 단계 투자로, 후속 시리즈 투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남아공은 또한 아프리카 내에서 가장 많은 인수합병(M&A) 사례가 발생하는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비교적 오래된 스타트업들이 다수 존재하고, 인접 국가 기업들과의 M&A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아공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테이크어롯(Takealot)은 여러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하였고, 주요 은행들도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엑싯 경로의 다양성은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작용하며, 남아공 스타트업은 다른 아프리카 국가 대비 투자 회수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6. 한국 스타트업/VC에 주는 시사점

남아공 스타트업 시장은 한국 기업들에게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이자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의미가 있습니다. 영어가 공용어이고, 법률 및 회계 시스템이 정비되어 있어 외국 기업이 사업을 운영하기에 비교적 수월하며, 요하네스버그는 실제로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아프리카 본부를 두고 있는 도시입니다. 한국 대기업들도 남아공에 아프리카 지역본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스타트업들 역시 이곳을 거점으로 현지화 모델을 검증한 뒤 나이지리아, 케냐 등 주변 시장으로의 확장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핀테크, 헬스케어 솔루션 등은 남아공의 인프라 수준이 높기 때문에 안정적인 제품 테스트와 피드백 수집이 가능합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남아공의 스타트업 밸류에이션이 나이지리아, 케냐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숨은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합니다. 다만 시장 성장 속도는 다소 완만한 편이며, 제도 개혁의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기술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남아공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향후 대륙 전체의 혁신 흐름을 읽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으므로, 한국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의 꾸준한 관심과 네트워크 구축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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