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관리] - 0.프롤로그

법무도 디지털화 자동화로 가즈아 ...!

by 김새벽

0. 프롤로그


가. 배경


현재 사내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나의 업무의 50% 정도는 계약검토 업무이고, 30% 정도는 자문건 들이다. 그런데 일을 하다보면 검토의뢰 부터 의견 전달까지 전체 프로세스를 관리하는데 힘이 너무 많이 든다. 게다가 종료된 업무의 결과물 (가령 날인된 계약서, 완료된 자문의견) 등을 보관처리하고, 차후에 열람하는 것도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결국 제대로 된 업무의뢰 절차 및 결과물 보관 프로세스의 정립은 법무업무와 관련하여 어떤 회사에게나 필수적인 부분인데 의외로 회사마다 그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부분이다. 특히 상당한 규모의 법무팀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이 아닌 이상에서 이러한 '법무(주로 계약 및 자문관리) 프로세스'의 효율성과 적합성은 온전히 사내법무팀, 그마저도 없는 경우에는 관련 담당자의 역량에 달려있게 되는데, 이를 탁월한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탁월'하다는 것은 개념내재적으로 '흔치 않다'는 뜻을 포함하고 결국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보유한 업체는 적을 수 밖에 없으니까.


아무튼, 법무업무 프로세스의 효율화는 업무 성과와도 직결된 문제이고, 업무 간 오류의 최소화에 있어서도 중요한 이슈인데도 이를 업무를 담당하는 개개의 인력에게만 의존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업무수행의 적절성에 있어서 편차가 너무 크게 발생할 수 밖에 없고, 설혹 탁월한 개인이 이를 아주 잘 관리한다고 한들 언제든지 인적 요소에 따른 오류 가능성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러한 업무절차의 정립은 사람의 역량에 기대어 해결할 것이 아니라 시스템적인 해결책이 모색되어야 하는 것이다. 법무업무(여기서는 계약관리에 중점을 두고, 자문관리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협소하게 보기로 한다.)의 오류발생률을 낮추고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한 시스템적인 해결책의 핵심적인 구성요소는 아주 크게 구분지어 (i) 프로세스의 자동화(ii) 결과물에 대한 지식관리로 볼 수 있다. 이하에서는 이에 대하여 살핀다.




나. 프로세스의 자동화 : 인적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


계약검토를 예로 들어보도록 하자. 사업부로부터의 검토의뢰 인입부터해서, 내부 검토 진행, 외부 전달, 외부 피드백 수령, 다시 내부 검토 진행, 최종화 및 상호 날인, 이후 보관처리까지 일련의 절차를 온전히 사람이 관리한다고 생각해보자. 한꺼번에 여러 업무를 처리하는 담당자가 이 일련의 절차를 계속해서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처리할 것을 기대함은 지나치다. 결국 각 단계마다 오류의 가능성이 게재될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이는 실제 생산적인 활동이 아닌 업무 현황 및 히스토리 파악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하고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상황인식을 공유하는 것도 용이하게 지원할 수 없는 구조이기도 하다.


결국 위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즉 회사 내의 소중한 인적 자원이 쓸모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도록 하지 않기 위해서 프로세스의 자동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상당한 규모의 회사가 아닌 한 위 프로세스들의 자동화가 되어 있는 경우는 오히려 드물다. 프로세스 자동화에는 크게 2가지 해결책이 있는데 하나는 (i) 프로세스 자동화를 위한 솔루션을 외부로부터 구입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ii솔루션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첫번째 경우에는 가장 큰 걸림돌은 통상 수천만원에 상당하는 솔루션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이고, 두번째 경우의 걸림돌은 내부에서 그런 백오피스 전용 인프라 구축에 투입할 인적, 물적 자원이 없다는 것이다. 어느 경우에나, 상당한 규모의 대기업이 아닌 이상 자신만을 위한 전용 솔루션을 구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래서 애매한 규모 이하의 회사들은 프로세스 자동화를 전혀 추진하지 못하고 이를 인력으로서 해결하거나, 아니면 보다 극단적으로는 아무런 프로세스를 갖추지 않고 일하게 된다. 작은 규모로 시작해서 단시간에 덩치가 커진 회사일수록 이런 경향은 심한 것으로 보이는데, 처음부터 '계약'을 관리해야 한다는 관념이 없었을 뿐더러, 어느 순간 필요성을 느낀다고 하더라도 그 동안 전혀 관리되지 못하던 것을 사후적으로 정리하려한들 그땐 이미 너무 규모가 크고 감당할 수 없는 과업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실 그래서 위 두가지가 아닌 제3의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본 시리즈의 진행에 따라 차차 공개하도록 한다.



다. 결과물에 대한 지식관리


회사 영업의 모든 부분이 결국 '계약'으로서 최종화 된다고 할 때, 회사의 성과와 잠재적 리스크와 현재 상태에 대한 기초자료로서 재무제표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회사가 체결하고 있는 계약들이다. 현재 체결하고 있는 계약들의 종류와 현황만 들여다보아도 회사 영업의 주요 부분들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체결전까지의 협의 내역 및 본 계약, 그리고 본 계약 체결 후 따라오는 각종 부속합의서, 변경합의서 및 공문들의 히스토리는 각 영업활동의 전체 히스토리를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자료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료들을 제대로 분류 및 보관처리하여 그스토리와 함께 용이하게 조회할 수 있도록 관리하지 않으면 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없다.


또 회사 내부에 법무조직 또는 외부 법무법인을 통하여 자문을 받는 경우, 별도의 관리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영업활동과 관련하여 받은 자문의견을 받은 자문건들이 각 질의시에 일회성으로만 다루어지고 그렇게 작성된 자문의견들이 전혀 내부 자료로서 데이터베이스화 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경우에도 관련 지식이 체계적으로 관리만 되어도 업무효율의 증대와 함께 보다 일관성 있는 업무처리를 도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잠재적 리스크 관리에 있어서 훨씬 명확한 인식을 가질 수 있어 보다 안정적으로 회사 운영을 지원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매번 유사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법무 인력에게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계약관리, 더 나아가서는 자문 업무 등을 포함한 법무업무 관리 프로세스가 앞서 본 것처럼 업무효율화와 법무인력의 핵심 업무 집중화를 위하여서 필요한 것도 있지만, 회사가 자신이 축적한 계약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인지하여 이를 영업활동을 위한 "정보"로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각종 자문의견을 회사의 지식재산으로서 보다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도 그 필요성이 크다고 할 것이다.



라. 정리


프로세스의 자동화를 통한 법무업무의 효율화와 제반 지식의 축적 및 체계화는 단지 법무팀에게만 편익을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고, 수많은 계약의 검토를 의뢰하는 영업부서 그리고 각종 자문건을 의뢰하게 되는 기획 및 마케팅 부서 등에게도 직접적으로 증대된 효용을 제공한다. 아울러 회사의 의사결정을 위한 기초자료로서의 응축된 지식재산으로의 가치 역시 제공할 것이다.


결국 이러한 전체 프로세스는 (i) 하나의 통합된 플랫폼 상에서, (ii) 보안을 유지하되 필요한 인원은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iii) 절차를 자동화할 뿐 아니라 (iv) 각종 계약서 및 자문의견들을 시간적, 관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여 회사의 의사결정을 위한 기초자료로 삼도록 하는 효과를 제공해야 한다.


아울러 이는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결국 진행되고야 말 전반적인 법무업무의 디지털화의 초기 낮은 단계의 구현으로서, 디지털로 옮긴 이와 같은 절차를 바탕으로 보다 높은 단계의 디지털화를 향해 이행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고도 기대한다.


이하 본 시리즈에서는 위와 같은 효용 제공을 위한 [데이터베이스의 구축, 프로세스의 자동화, 협업 구조의 구축] 등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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