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세스의 정립 전에, 가지고 있는 자료들부터 파악하자
회사의 설립과 동시에 체계적인 계약관리를 하여 온 것이 아니라면, 무언가 계약관리가 필요하다고 느낀 시점에 이미 회사의 계약서들이 아마 오만군데에 흩어져서 보관되고 있을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계약관리의 총체적인 프로세스 정립에 앞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계약의 현황과 종류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체결이 완료된 계약서들은 (i) 날인된 인쇄본, (ii) 인쇄본의 스캔본, (iii) 인쇄본 없이 전자서명한 전자문서 정도로 크게 구분할 수 있는데, 각각의 문서들은 영업부서, 행정부서, 법무부서 (있는 경우) 등이 각자 당자의 업무용 컴퓨터/노트북 하드디스크 및 자신의 서랍 등지에 중복적으로 보관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완료된) 계약서들을 집중하여서 한군데에서 관리하는 것, 이것이 계약관리의 시작이다.
(1) 담당자의 지정
중앙집중화를 위해서 하여야 할 것은 우선, 계약서 DB 구축을 주관할 담당자를 지정하는 것이다. 사내법무 조직이 있는 경우에 반드시 사내변호사 또는 법무팀 인원이 이 업무를 맡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법무조직이 없는 경우에는 평소에 계약서 관련 업무가 집중되는 부서의 담당자를 지정하여 진행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담당자가 지정되면, 우선 각 부서에서 보관중인 계약서를 우선 그 앞으로 집중시켜야 한다.
(2) 중앙화된 보관처 설정
체결이 완료된 계약서들은 앞에서 본 것처럼 (i) 날인된 인쇄본, (ii) 인쇄본의 스캔본, (iii) 전자서명한 전자문서 정도가 있다. 이 중 전자적 형태(PDF)로 보관 중일 (ii)와 (iii)을 우선 하나의 저장소로 모아야 한다.
이 때 가능하다면 저장소는 회사 자체 서버이던 클라우드던 온라인에서 접속이 가능한 형태의 공간이어야 한다. 처음 중앙으로 자료를 모으는 과정에서는 담당자 개인의 업무용 컴퓨터/노트북 하드디스크에 이를 보관하도록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집중된 자료가 데이터베이스로서의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필요한 인원들의 용이한 접근이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3) 보관된 계약서의 분류체계 정립
하나의 저장소에 계약서를 집중시켰다면, 이후에는 각 계약서를 어떤 방식으로 저장하고 보관할 것일지를 결정하여야 한다. 이는 각 회사의 사정에 따라서 크게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의 경우가 다를 것이고, 법인사업자의 경우에는 단일 법인인지 계열사를 여럿 두고 있는 회사인지에 따라서 또 달라질 것이며, 회사의 주된 영업 행태에 따라서도 이는 개별화된 해결책이 필요하다.
따라서 계약서의 분류체계란 회사의 영업 특성과 필요에 따라 적절히 개별화가 되어야한다. 아래는 계약서 뷴류 체계의 참조용 예시이다. 다수계열사로 구성된 회사의 경우 각 법인별로 구분하여 계약서가 보관되어야 함은 당연하고, 계약서의 대분류 아래 필요에 따라 중분류 또는 소분류를 두고, 유형에 따라 최종 분류된 계약서를 각 상대방 별로 분류하여 저장하고 그 상대방과의 해당 계약에 부속하여 체결하고 있는 일체의 합의를 하나의 묶음으로서 가져가는 구조가 손쉽게 떠올려 볼 수 있는 계약관리 분류의 구조이다.
(4) 분류체계에 따라 저장 & 체결된 계약서 목록 작성
분류체계를 마련했다면, 이제 정말로 귀찮은 작업이 남아있다. 바로 현재 체결이 완료된 계약서들을 이 분류체계에 맞추어 집어넣어야 하는 것이다. 처음 이 작업을 할 때는 사람이 일일이 수동으로 하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일단 해놓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추가되는 계약서를 제때 해당 항목으로 분류해서 잘 저장하면 되는 것이므로 이후에는 한결 수월해질테니 다소 엄두가 안나더라도 이를 악물고 이를 처리하도록 하자.
위 작업이 헛된 일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이와 함께 추가로 할 일이 하나 더 남았는데, 이미 저장된 계약서들을 확인하고, 그 현황을 지속 업데이트 할 수 있는 형태로 계약서 목록을 작성하는 일이다.
별도의 전용툴이 없다면 결국 엑셀 이나 구글 스프레드 시트와 같은 범용 도구를 사용하여서 이 작업을 하여야 한다. 이 때에도 이 목록을 어떤식으로 업데이트하고 공유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 이 있어야 하는데, 다만 이는 기존 도구의 활용을 통해서 해결하기는 쉽지 않은 부분이기도 하다. 이 데이터베이스의 업데이트 자체가 수동으로 밖에 이루어질 수 없어서 이기도 하고, 또 필요한 사람에게 권한을 필요한 만큼 차등해서 접근을 허용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역시 제3의 솔루션이 필요한데, 다시 말하지만 이는 차차 시리즈의 진행에 따라 공개하기로 한다. (두둥)
(5) 인쇄본 (원본)의 보관처리
전자계약(전자날인/서명)이 보다 보편화되면서 아예 인쇄본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최종화된 계약서를 출력한 후 2부를 만들어 양 당사자가 날인하여 서로 1부씩 보관처리하는 것이 여전히 대세적인 계약체결의 방식이라고 보인다.
따라서 위와 같이 계약서의 전산 데이터베이스를 정리하였다면 이에 맞추어 기존의 인쇄본 원본을 물리적으로 보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가능하면 전산화된 데이터베이스의 분류 구조에 맞추어서 오프라인 상에서도 보관을 하게 되면 필요시 원본의 확인이 용이해지므로, 다소 귀찮은 점이 있더라도 오프라인 상의 보관 구조가 온라인 상의 보관구조를 되도록이면 미러링 할 수 있도록 관리 하도록 하자.
정리하자면 아직 아무 절차도 없는 곳에서도,
① 계약서 관리 DB구축 담당자 지정
② 기존 계약서(전자문서/PDF) 자료를 담당자에게 집중
③ 담당자는 계약서의 유형에 따라 분류체계 정립
④ 정립된 분류체계에 따라 계약서 보관처리 및 목록작성
⑤ 위 체계에 부합하도록 원본 보관처리
의 과정을 거쳐서 중앙집중화된 계약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다.
이렇게 현 시점까지의 계약에 관한 상황인식이 구비되고, 그에 맞추어 데이터베이스의 구조를 갖추는 것이 선행되어야 비로소 우리는 계약검토 인입, 협의, 최종화 그리고 보관에 이르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드디어 그에 맞추어 설계할 수 있게된다.
*다음 꼭지에서는 위와 같은 내용으로 [1.2. 자문의견 데이터베이스 구축하기]를 아주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