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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새벽 Sep 30. 2022

기후한잔 : 아프리카 신재생에너지

위기를 기회라 하고 싶지 않지만 

기후위기가 누군가에겐 커다란 기회라는 표현은, 문제해결을 위해서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한 접근이란 것을 알지만, 조금은 꺼림칙하다. 우리가 종 차원에서 직면하는 존재론적 위협이 누군가에게는 큰 이익을 얻을 수도 있는 기회라는 것이 얄궂지 아니한가. 세상이 그런 곳이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우리는 그것이 '정의롭다'라고 느끼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것을 '기회'로서 제시하는 것, 그리고 실제로 어떤 전환 과정에 기여를 통하여 보상을 받은 것 자체가 악하다고 까지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이 분야에서 일말의 보상을 기대하지 않고 기웃거린다고야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본질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행동하려는 우리의 동기와 공적인 필요와 명분의 교집합을 구태여 거부할 필요는 없다. 가급적 개인의 이익과 공동의 목표가 일치하는 영역을 넓혀나가는 것이 우리가 계속해서 해나가고 있는 일이기도 하지 않은가. 


아프리카 역시 기회의 땅이다. 나는 아프리카를 잘 알지 못하지만 아직 전력 발전과 전력망이 다 잘 갖추어지지 않은 지역이 많다라는 점과 이렇게 기존 전력 생산 및 공급 체계가 갖추어지지 못한 곳이야말로 신재생에너지가 더 빠르게 더 영향력있게 보급될 수 있지 않은가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는 아프리카에 대한 막연한 낭만이 있다. 물론 그것은 추상적이고 왜곡된 시선이겠지만. 


하여 아프리카 신재생에너지를 조금 더 밀접하게 지속해서 들여다보고 싶다. 일하느라 중간중간 이것을 심도있게 들여다 보는 것이 쉽지는 않은데, 관련 기사들을 소개도 하고, 이것저것 아이디어도 끄적여보면서 관심을 유지하고 싶다. 어쩌면 아주 가볍게 아프리카 신재생에너지 관련 스터디/수다/잡담 모임을 하나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관련해서 오늘 간단히 살펴보려는 기사는 World Economic Forum의 2022년 9월 9일자 "Renewables could do much more than just transform Africa’s energy sectors. Here's how" 기사이다. 

아프리카 인구는 2050년까지 약 20억명에 달할 것이며, 지구 전체의 신생아 중 약 40%가 아프리카에서 태어날 것으로 예상됨. 이들이 에너지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임. 현재 아프리카에는 유엔분류 기준으로 전세계 47개  최저개발국 (Least Developed Country; LDC) 중 33개국이 위치하였으며 전체 전력보급률이 50%에 미치지 못함. 
아프리카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원이 풍부함. IREA(국제신재생에너지기구)와 AfDB(아프리카개발은행)는 아프리카 대륙의 잠재적 태양광 발전 가능량이 7,900 기가와트에 달한다고 분석하고 있음. 수력과 풍력 역시 각각 1,753 기가와트와 461 기가와트의 잠재력을 가지는 것으로 보고 있음. 
아울러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GDP 증가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봄. 특히 화석연료 수입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여 시장의 외부적 충격에 대한 민감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함. 
아프리카에서의 신재생에너지를 위한 투자 활성화가 필요함. 아프리카 대륙의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신재생에너지 투자의 약 2% 정도만이 아프리카 지역으로 투자됨. 아프리카의 에너지 전환을 위한 투자의 확대가 시급히 요구되는 상황임. 글로벌 단위에서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의 넷제로(Net-zero; 온실가스의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게하여 순배출량을 0으로 맞추는 것)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흥경제국과 개발도상국(Emerging Market and Developing Economies)에서 2030년까지 연간 투자액을 7배 이상 늘려야 한다고 보고 있음. 각 지역별/국가별로 투자에 있어서의 장애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필수적임. 또한 에너지전환과 함께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있어서 '정의로운 전환'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하여야 함. 
아프리카의 경우, 많은 국가들이 화석연료 수출에 경제의 큰 부분을 기대고 있음. 그러나 전세계 경제가 저탄소로 전환함에 따라 이는 오히려 리스크라고 볼 수 있고 따라서 그에 대한 대비를 미리하는 것이 필요함. 추가적으로 상품수출이 주된 수입원인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우 에너지 전환을 위한 기술의 개발이 산업 다양화를 위한 기회가 될 수 있음. 
무엇보다 신재생에너지는 아프리카의 사회/경제의 발전의 장애요소로 작용하는 낮은 전력보급률/에너지접근성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특히 사하라이남아프리카의 경우 전력보급률이 46%가량(2019년 기준)이고, 아프리카 전역에서 6,000만명 가량의 인구가 전력망에 접근하지 못하고 이른바 '오프그리드'로 전력을 공급받고 있음. 이들을 위한 '포용적' 전환이 요구됨. 


결국 아프리카 역시 전세계와 함께 에너지 전환이 매우 강력하게 요구되는 상황에 놓여있으며, 이를 위한 '투자'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며, 각 국가의 규제적 장벽을 넘는 것이 시급히 요구된다라고 볼 수 있겠다. 당분간 내가 직접 관련된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와 관련된 자료와 지식을 쌓는 작업을 진행해야겠다. 그리고 이 작업이 멈추거나 흐지부지 되지 않도록 같이 할 사람들을 찾아보아야겠다.


 책도 읽고, 아이디어도 나누고, 실제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나도 계속 자극 받고, 내 업무도 점점 그와 접점이 있는 부분들을 늘려나가고. 


기후위기 관련된 일을 해야하겠다고 처음 생각했던 것이 벌써 10년전인 2012년이다. 나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이 주제를 들여다보지 못했고, 따라서 지금과 그때의 나는 이 분야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 네트워크가 별달리 달라진게 없다. 다음 10년을 마찬가지로 보내고 싶지는 않다. 나도 더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싶다. 우리는 문제의 일부이기보다 문제의 해결책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태해지고 유약해지고 내 삶 앞에 놓인 내 삶의 문제들이 시야에 더 크게 들어오기도 하지만 우리는 우리 시대의 모두에게 요구되는 과제 역시 함께, 모두를 위해 더 좋은 방향으로 해결해야할 의무 또한 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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