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필요로 하는 자가 부자다.

삶을 이해하는 38번째 속성 : 무소유 (Non-Possession)

by 심상


"많이 가진 자가 부자가 아니라 적게 필요로 하는 자가 부자다." - 법정 스님

"소유한 물건이 결국 당신을 소유하게 된다." - 척 팰리닉(Chuck Palahniuk)



우리는 너무 소유에 집착하는 삶을 살곤 합니다. 집과 차, 다양한 가전제품들을 소유하려는 욕심 때문에 빚을 지고, 그 빚을 갚으려 어쩔 수 없이 돈을 버는 현실에 갇혀 살아갑니다. 그 모든 혜택을 누리고자 하는 마음이 오히려 우리를 구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소유란 소유하지 않는 삶이 아닙니다. 소유에 집착하지 않는 삶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집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누구도 건들지 못할 나만의, 우리 가족만의 안전한 보금자리를 갖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 마음 자체는 자연스럽고 소중합니다.

그런데 자연을 보면 다른 관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강에서 사는 수달은 집이 몇 번 무너져도 다시 새집처럼 집을 짓습니다. 허공을 날아다니는 새도 자신이 머물 자리를 매번 새로 만듭니다. 무슨 뜻일까요? 우리도 자연의 존재라는 점입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한 곳에 머무려고 무리하게 집을 사는 일보다 집을 살 만한 능력을 키우고 분수에 맞게 사는 일이 우선입니다.



수달과 새는 집을 짓는 법을 알기에 집이 없어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때마다 집을 새로 지으면 되니까요. 능력이 있다면 소유할 필요가 없는 셈입니다. 물고기를 잡을 능력이 있다면 물고기를 움켜쥐고 있지 않아도 됩니다. 월세나 전세에 살고 있더라도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면 충분히 감사한 일입니다. 어쩌면 월세가 더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원금과 이자를 갚을 돈으로 자신에게 투자하는 일이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사람마다 안정감을 느끼는 방식도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집이 필요 없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위안을 삼고 안정감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어머니의 품에서 평안을 찾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며 안정감을 느낍니다. 이는 소유가 아닌 경험과 관계에서 오는 풍요로움입니다.

지금 당장 집 안을 둘러보세요. 아마 1년 이상 쓰지 않은 물건들이 많을 것입니다. 언제 어떻게 쓰일지 몰라서, 혹은 잊고 있어서 방치해 둔 것들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물건들이 알게 모르게 우리의 공간과 마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죽음으로 향할 때 집이나 물건들을 가져갈 수 없습니다. 물론 집과 차, 우리를 편하게 하는 다양한 가전제품을 소유하려는 욕망이 어리석다는 말이 아닙니다. 다만 소유의 집착에서 벗어나 무소유를 지향하며 나아갈 때 불안을 떨쳐버리고 오히려 더 풍족한 경험을 하게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무소유는 탐욕을 막고 검소함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무소유는 가난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진정한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일입니다. 물건에 얽매이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자유로워집니다. 소유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날 때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소유보다는 능력을, 축적보다는 순환을, 집착보다는 자유를 선택해 보세요. 손을 비워야 새로운 것을 받을 수 있듯이, 마음을 비워야 진정한 풍요로움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무소유는 결핍이 아니라 완전함이며, 가난이 아니라 진정한 부유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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