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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말하게 하고, 나는 자연스럽게 설득한다"

by 심상

누구나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상대가 원하는 걸 주면 관계가 좋아진다”는 믿음이다. 물론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진짜 건강한 관계는 ‘일방적인 제공’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교환’에서 만들어진다. 상대가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대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보자. 친구가 고민을 털어놓고 싶어 한다면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무작정 조언하거나 내 얘기를 꺼내기보다 먼저 상대가 스스로 말하도록 유도하는 게 좋다. “기운이 없어 보이네? 뭔가 걱정 있어 보여, 혹시 무슨일 있어?” 이처럼 가볍지만 열린 질문이 상대의 마음을 열게 만든다.


상대가 이야기를 시작했다면 이제부터는 듣는 자세가 중요하다. 몸을 상대에게 기울이고, 눈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이고, “응”, “맞아”, “그랬구나” 같은 말로 호응해보자. 이런 반응은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듣고 있다’는 신호를 주는 행동이다. 단순한 경청이 아니라, ‘참여하는 경청’이 되어야 한다.


또 이야기를 듣는 도중에는 중간중간 질문을 넣어보자. “그때 네 기분은 어땠어?” “그건 왜 그렇게 생각했어?”, "너는 왜 그런 행동을 했어?" 이런 질문은 단순히 궁금해서 묻는 게 아니다. 내가 진지하게 듣고 있다는 것을 상대에게 보여주는 방법이다.


상대의 말 속에서 내 경험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때는 살짝 내 이야기를 더해도 좋다. 사람은 자신과 닮은 사람에게 더 마음을 연다. “나도 예전에 비슷한 일이 있었어” “그 상황 정말 공감돼” 이렇게 공통점을 찾아 말해주는 건 상대에게 ‘연결감’을 느끼게 만든다. 하지만 주의사항은 대화의 주도권을 빼앗아 내 얘기를 하면 안된다.


때로는 칭찬도 필요하다. 상대가 용기 낸 행동이나 진심이 느껴지는 태도에 대해선 진심 어린 칭찬을 해보자.
“그건 진짜 멋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 대단한 거야” 단, 억지로 꾸며낸 칭찬은 금방 들통난다. 솔직하고 따뜻하게 표현하자.


반대로, 상대의 말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나 의문이 들면 그냥 넘기지 말고 정중하게 질문하자. “그건 좀 다르게 생각해보면 어때?” “혹시 그때 다른 방법도 있었을까?” 이처럼 부드럽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 대화가 논쟁이 아닌 소통으로 이어진다.


상황에 따라 유머나 미소도 효과적이다. 가끔은 활짝 웃어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는 마음의 경계를 푼다. 표정과 분위기는 말보다 빠르게 상대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무표정보다는 부드러운 표정이 더 많은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상대가 이야기를 길게 이어갈 때가 있다. 계속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럴 때는 끊어줘야 한다. 대화는 상호 교환이어야 한다.


상대가 계속 말한다면 “결론은 뭐야?”라고 무뚝뚝하게 말하기보다 “그럼 결국 너는 어떻게 했어?”처럼 질문으로 부드럽게 전환하자. 또는 내 차례가 왔다는 신호를 보낼 수도 있다. 상대가 이야기를 끝내면 그제서야 나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다.


“너 얘기 들으니까 생각난 게 있어” “나도 그때 이런 일이 있었거든”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내 이야기를 건네면 좋다. 사람은 ‘호혜의 원칙’이라는 심리가 있다. 무언가를 받으면, 반대로 주고 싶어진다는 마음이다. 내가 먼저 경청하고 공감했을 때, 상대도 나의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들어주게 된다. 그렇지 않은 관계가 있다고? 그럼 잘못된 관계니까 과감히 끊어라.


이게 진짜 소통이다. 중요한 건 일방적으로 맞추지 않는 것이다. 상대의 욕구를 존중하되 내 욕구도 함께 표현해야 한다. 그래야 대화는 평등해지고 관계는 더 오래간다. 기분 좋게 주고받는 흐름이 오래가는 관계의 본질이다.말은 기술이 아니다. 마음을 주고받는 교환의 도구다.


그 교환이 잘 이루어지려면 먼저 상대의 리듬에 맞추고, 그다음 내 리듬으로 자연스럽게 이끌어야 한다. 이 균형이 잘 잡히면 말은 갈등이 아니라 연결이 된다.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는 대화 교환 실전 팁 4가지를 소개하며 마무리 해보려고 한다.

1. 상대의 말문을 여는 가벼운 질문부터 시작하기 “요즘 어때?”, “무슨 일 있었어?” 상대가 먼저 말하게 하라.
2. 경청의 기술: 몸 기울이기+눈 맞춤 + 끄덕임 + 질문 대화 중엔 절대 폰 보지 않기. 집중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3. 공감은 내 경험을 살짝 보태는 방식으로 “나도 그런 적 있어” 연결감을 주면 신뢰가 쌓인다.
4. 내 이야기를 꺼낼 타이밍은 ‘상대가 충분히 말한 후’ ‘호혜의 원칙’이 작동하도록 자연스럽게 흐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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