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연의 「야설(野雪)」
눈발 세찬 들길을 갈 때 穿雪野中去
어지러이 걷지 말 일이다 不須胡亂行
오늘 아침 내 발자국 今朝我行跡
뒷사람의 길 될 터이니 遂作後人程
표면으론 눈길을 걷는 마음 자세를, 이면으론 선각자의 마음 자세를 그렸다. 이면에 더 비중이 있다. 남들이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갈 때 그 앞에 얼마나 많은 시련이 있겠는가! 그런데 그 시련을 이겨내야 새로운 길을 낼 수 있다. 그리고 그 길은 뒤에 오는 이들에게 이정표가 된다.
새로운 길을 찾는 마음과 시련을 이겨내는 힘은 어디서 오는가? 깨달음에서 온다! 진정한 깨달음이 있을 때, 새로운 길을 찾고, 시련을 이겨낼 힘을 얻는다.
서산대사의 시로 알려졌지만, 실제는 이양연(李亮淵, 1771-1852)의 시이다. 김구 선생의 애송시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