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初夏)
백수가 되고부터 오후 산책이 주요 일과가 됐다(주로 도비산(서산 부석 소재)을 간다). 녹음 짙어가는 호젓한 산길을 걸으며 느낀 감상을 한시로 한 번 지어봤는데…. 역시 ‘자모듬(아이들이 한시 짓기를 익히기 위하여 한자를 되는대로 모아서 말을 만들던 일)’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初夏 초여름
平常已晩日猶中 해 질 시간이건만 해 아직 중천에
散步林途足跡空 숲길 한가로이 걷는데 인적 없어라
日傘熒熒蒼葉隙 햇살 푸른 나뭇잎 사이로 밝게 비치고
時時鳥響耳邊籠 때때로 새 울음소리 귓가에 들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