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에서 다시 둘로 나뉘는 순간이 온다 해도 두렵지 않을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와줘. "
"서로가 서로에게 더 다가가면 우리 각자의 세상은 하나가 돼."
"맞아. 벅찬 순간일 거야."
"각자 키웠던 우리의 정원이 잘 합쳐질 수 있을까."
"내가 가진 그 꽃이 너에게도 있고 네가 가진 그 꽃 역시 나에게도 있는걸. 우린 이렇게나 닮았어."
"닮은 듯하면서도 심어져 있는 꽃의 위치와 형태가 달라."
"심어져 있는 위치와 형태는 좀 다르지만 우리의 같은 근본들은 우리를 같은 방향으로 이끌게 해줄 거야. 그러니 조금만 용기를 내줘. 서로가 완전히 섞여 하나가 되고 나면 네 정원 내 정원 따로 없이 이해와 공감으로 가득한 우리 둘만의 세상이 되는 거야."
"하지만 함께 하다가 우리가 분리돼야 하는 순간이 오면 우린 탈없이 잘 분리될 수 있을까."
"이런 너와 내가 만났음에도 너의 그런 걱정은 노파심인 걸 알지만 그럼에도 그런 순간이 오면 나와 분리를 원할 때 너의 정원만큼은 지금보다 더 괜찮은 꽃과 나무로 채운 뒤 분리한다고 약속할게."
"그럼 네 정원이 너무 쓸쓸해지잖아."
"괜찮아. 분리되더라도 이미 내 영혼이 닿아 있는 그곳 또한 나의 영원한 정원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