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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phan Seo May 18. 2021

불멍과 물멍이 필요한 우리들

공황장애 초기 증상 주의하기

잘 나가던 연예인들이 소리 소문없이 사라지면, '공황장애'가 가장 흔한 사유이곤 했었다.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이겠거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면서도 한창 잘 나가고 있는 성장가도를 멈춰야 함에 대신 아쉽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그들만의 배부른 사연인 것 같아 괜한 걱정말자며 외면하기도 했다. 


'공황'이란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상황 속에서 갑작스레 찾아오는 공포감을 의미한다. 극도의 불안감, 공포감은 실질적인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정상 기제이지만, 이것이 '장애'를 발생시킨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전혀 위험을 느낄만한 상황이 아님에도 우리 몸과 마음의 경보 체계가 오작동을 일으켜 시도 때도 없이 공포감과 불안감을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공황장애'이다.


언제부턴가 나는 몸과 마음이 한시도 편히 쉬지 못하고,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초조해하며 회사 메신저와 메일을 분 단위로 확인하고 있다. 또 부재중 전화가 오진 않았을지 불안해 하곤 한다. 사소한 의사결정 하나하나가 미칠 영향을 심히 걱정하며, 주위 사람들의 시선과 반응이 과하게 신경쓰이곤 한다. 모든 속세의 끈을 끊고 잠시라도 머릿 속 심연의 어딘가로 숨고 싶기도 하다. 이것은 비단 나만의 이슈가 아니다. 오죽하면 '명상'의 트렌드를 넘어서 '불멍', '물멍' 등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멍 때리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는가. 다들 조금씩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특히 평소에도 쓸데없이 생각이 잡다하게 많고, 성격도 예민하다면 더욱이 생각을 내려놓고 돌아볼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친한 친구가 이러한 내 모습을 보고 일을 좀 쉬라고 한다.

"일을 내려놓으면 다 사라질 고통이야.
내려놓으면 인생 망할 것 같지만, 그 정도 영향은 절대 없어."
"우리가 직장을 다니는게, 큰 대의명분을 위한 것도 아니고,
나 하나 잘 먹고 잘 살자고 하는 건데."


삶을 살아갈수록, 모든 선택에 대한 기회비용은 커지기 마련이다. 아무것도 잃을 것 없던 사회 초년생과 달리 주변 사람들을 잃을까 두렵고, 쌓아온 평판이 더럽혀질까 두렵고, 커리어 로드맵이 꼬일까 두렵다. 용돈이 부족하면 편의점으로 떼우면 되던 때와 달리, 다달이 술값만 해도 한가득이고, 아파트 매매에 쓰일 대출 원금과 이자를 생각하면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질 않는다. 서른 한살부터 이 지경이면, 마흔 살, 쉰 살엔 어떻겠는가.


나 하나 잘 먹고 잘 사는게 어쩌면 아무 것도 모르던 대학생 때 가장 쉬웠을지도 모르겠다. 

머리가 커진다는 게, 보는 눈이 자란다는 게, 불필요한 근심 걱정을 함께 키워버렸다.


심플하게 생각하자. 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함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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