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구독 최적의 할인 전략 찾기
할인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예로부터 시대 불문 산업 불문, 할인은 믿고 쓰는 매출 증대 전략로 여겨져 왔다. 물론 할인을 제공하지 않은 채로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더 좋은 전략처럼 들리겠지만, 할인은 가격 차별화 전략으로서의 의미가 크다. 다른 전략들로는 찾아낼 수 없는, 가격적으로 숨겨져 있는 매출 기회를 발굴해내는 유일한 전략인 것이다.
그러나 조심해야 한다. 적절하지 못한 할인 전략은, 도리어 전체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알라미에서는 할인이 제공된 실험군에서 더 낮은 매출액을 보인 바 있다. 본 글을 통해 할인 전략의 특징과 주의할 점을 알아보자.
할인은 통상적으로 가격 차별화 전략으로서 쓰인다. 더 비싸도 구매했을 유저에게는 더 비싼 가격을, 더 저렴했어야 구매했을 유저에게는 더 저렴한 가격을 일일이 맞춤형으로 제공할 경우 모든 유저로부터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 (위 이미지의 ‘완벽한 가격 차별화’ 그래프) 그것이 단일 가격을 유지하는 것 (위 이미지의 ‘가격 차별화가 없는 경우' 그래프)보다는 훨씬 더 큰 매출액임을 알 수 있다. 적어도 할인 가격을 하나만 더 추가적으로 운용하는 것만으로도 (위 이미지의 ‘가격 차별화가 있는 경우' 그래프) 단일 가격보다는 더 큰 매출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유저의 소비 성향을 추정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 소비와 관련된 행동 데이터 (구매 퍼널별 이탈율, 구매 제품 평균 단가, 구매 빈도 등) 또는 소비력과 상관관계가 높은 유저 속성 데이터(연령, 직업, 소득 수준등)를 통해 가격 탄력성이 높은지 낮은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알라미의 경우, 위 두 종류의 데이터가 제약적이다. 별도의 회원가입이 없거니와 재화를 판매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뾰족하게 유저별 소비력을 특정하기 어렵다. 그나마 구독을 위한 구매화면이 존재하고, 유저별 구매 이력 정도의 데이터가 있다. 제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저를 특정할 경우, 아무래도 그 정확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실험 이터레이션을 빠르게 돌리며 획득한 레슨을 귀납적으로 축적해 나가는 방법 뿐이다.
기본적으로 할인 제공이란 판매 단가에서 일정 부분 양보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의 판매량을 거둬야 이득이 된다. 단순 산수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가격적으로 양보하는 비율보다 더 큰 증분의 판매량을 거둬야 한다. (아래 테이블 참고)
M% 할인을 제공한다고 했을 때, 1/(1-M%) 만큼 판매량을 끌어내야 발생 매출액이 같아지는데 이 때 그 증분 1/(1-M%)-1은 무조건 할인폭 1-M% 보다 클 수밖에 없다. 또한 할인률이 클수록 더 큰 증분이 요구되게 된다.
사실 할인을 제공함으로써 그 전과 동일한 매출액을 낸다해도 이는 손해나 다름없다. 10명의 유저로부터 100만원을 버는 것과 100 명의 유저로부터 100만원을 버는 것은 서로 다르다. 서버 운영 비용, 고객 응대 비용 등 유지 관리 측면에서 더 큰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할인을 제공한다면, 일단 전체 판매량은 무조건 더 커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할인을 제공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그림은, 할인을 제공하지 않아도 정가에 구매할 유저들에게는 할인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다. 정가에 구매할 유저들에게 굳이 할인 기회가 제공되어, 할인가로 구매되는 현상을 카니발라이제이션(이하 ‘카니발')이라 부른다. 가만히 냅두면 정가에 구매하여 더 큰 매출을 냈을것인데, 굳이 할인가로 구매하게 되어 오히려 매출이 줄어든 셈인 현상을 일컫는 것이다. 따라서 할인 제공시 카니발을 발생시키지 않도록 전략을 짜야 한다.
위 테이블은 정가 구매에 아무런 피해 없이, 오롯이 할인 구매만 증대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뾰족하게 유저를 타겟팅 할 수 없는 우리에게, 위 같은 현상은 다분히 이상적이다. 아마도 아래와 같은 모습이 더 현실적일 것이다.
정가로 구매했을 유저가 일부 할인가로 넘어가 카니발이 발생했지만, 다행히 매출 총합은 카니발이 아예 발생하지 않은 케이스와 유사한 정도로 발생했다.
여기서 핵심은, ‘카니발은 발생할 수 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안고 간다.’ 가 아니라 ‘카니발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전략을 찾는다.’ 이다. 그리고 그것을 판단하는 지표는 각 케이스별 발생 매출의 총합을 비교하는 것이다. 즉, 할인 제공으로 추가 발생하는 구독 매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발생했을 카니발을 확인하기 위해 정가 상품의 구독 매출 변동까지 함께 살핀다.
구독 상품에 있어서 최적의 할인 전략을 구성하는 변수는 크게 아래와 같다.
어떤 구독 상품에 할인을 제공할 것인가? (연구독 or 월구독)
해당 상품에 얼마나 할인을 제공할 것인가? (10%? 30%? 50%?)
어떤 유저에게 제공할 것인가? (속성값 & 행동데이터의 조합)
어느 시점에 제공할 것인가? (시간 스케줄 or 행동 트리거)
할인 기회 유예기간을 얼마나 줄 것인가? (1시간? 하루? 언제든?)
…
통제할 변수를 정하고, 실험에 활용할 독립 변수를 정하여 실험을 진행한다. 실험 후 귀납적으로 발생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위너를 선정하고, 후속 가설을 이어간다.
글 서두에서 보였듯, 실험군 1과 실험군 2는 대조군보다도 낮은 매출액을 보였다. 비록 해당 실험군들은 매출 관점에서는 졌지만, 덕분에 어떠한 변수가 무의미한 변수인지 귀납적으로 확인했고 이는 후속 실험에서 배제될 예정이다.
다행히 또다른 실험군이었던 실험군3에서 큰 폭의 매출 증대를 보여, 본 실험은 매출 관점에서의 성과도 챙길 수 있었다. 실험군3은 실험군 1&2 와 단 하나의 변수가 달랐을 뿐인데, 무려 1.4배의 매출액을 발생시켰다.
여담이지만 실험군3은 기획 막바지에 극적으로(?) 추가된 실험군이었고, 갑작스레 추가하게 된 사유(가설)이 맞아떨어져 이겼기에 더 의미있는 실험이 되었다.
사실 실험군3의 경우 데이터를 뜯어보면 카니발이 제법 존재했다. 대조군에서 발생한 정가 구독 건수 보다 훨씬 낮은 구독 건수가 정가에서 발생했는데(약 70% 수준), 이를 훨씬 상회하는 할인 구독 건수가 추가 발생하면서 매출 총합에서 큰 폭의 증대를 보일 수 있던 것이다. 이제 후속 실험은, 그 카니발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변수를 조절해보면 되겠다.
이처럼 할인 전략은 쉽디 쉬운 필승 전략이 아니다. 이리저리 잘 살펴서 써야 하는, 어려운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