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자 입장에서의 스토어 콘솔말고, 유저 입장에서의 스토어에서 출발하기
본 글은 오가닉 그로스 실제 경험에 기반한 경험 공유 글입니다.
황무지를 개척하여 논밭을 일구기까지의 여러 시행착오들을 다룹니다. (아직 비옥하진 않음..)
오가닉 유저 획득은 '일단 스토어만 잘 관리하면 된다'는 점에서 퍼널 최적화가 간단해 보인다.
유저는 스토어에서 검색 행위를 하고, 우리 앱이 잘 노출되면, 제품 페이지 조회 및 설치로 이어진다.
흔히 KWO (KeyWords Optimization), ASO (AppStore Optimization) 2가지만 잘하면 된다는 것이 바로 그 의미이다. 실제로 아래와 같이 최대 세 단계로 이루어진 단순한 퍼널로 정리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오히려 정말 어렵다.
왜 어려운지 살펴보면,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모든 디펜던시가 스토어에 걸려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1. 스토어에서 제공해주지 않는 데이터를 우리는 볼 수가 없다.
: 데이터가 제한적이니, 오가닉 다운로드에 어떤 변수가 주요하게 영향을 끼치는지 판단이 어렵다.
예1) App Store 에서는 '노출 수'와 '다운로드 수'를 키워드별로 나누어 볼 수가 없다 = 어떤 키워드가 우리에게 중요한지 파악이 어렵다.
예2) PlayStore 에서는 검색 결과창에서의 다운로드 수와 전환율을 볼 수가 없다. = 검색 결과창을 관리해야 될지, 스토어 등록정보 화면을 관리해얄지, 우선순위 판단이 어렵다.
2. 스토어에서의 모든 변수를 우리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다.
: 데이터가 있는 경우에도 여러 변수가 섞이다보니 어떤 변수가 더 큰 영향을 끼쳤는지 뾰족하게 판단이 어렵다.
예1) Appstore 앱 이름 변경 이후 오가닉 다운로드 변화를 뾰족하게 살피기 어렵다. 그즈음 검색량 자체에 변화가 있었을 수도 있고, 유저들의 별점 수치가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
예2) Playstore 상위 리뷰들의 평균 별점을 높이는 것이 오가닉 다운로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뾰족하게 살피기 어렵다. 단기간에 높이기 어렵기에, 해당 기간동안 여러 변수들의 영향이 많이 섞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스토어라는 주요 유통 채널이 안개가 가득 낀 채널인 것이다. 심지어 두 OS (Android, iOS) 의 유통 채널(Playstore, App Store)이 서로 '많이' 다르다는 점은 안개의 밀도를 더 높여준다. 마치 일부러 서로 닮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 마냥, 사용되는 용어부터 겹치지 않고 제공되는 기능과 데이터도 다르다.
허나 안개는 자욱하게 껴 있지만 퍼널 자체가 단순한 것은 사실이다. 길이 안보이면 이리저리 헤매면서 직접 지도를 그려나가면 된다. 그 출발점은 '숫자'가 아니라 UI/UX 에 기반한 '직관'이었다.
앞서 말했듯, 데이터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숫자'에만 의지해서는 정확한 현상 파악이 불가능하다.
노출 수가 올랐다. 검색량이 늘은 걸까? 우리 키워드 랭크가 오른걸까? 노출될 때 보여지는 스크린샷 개수가 달라진걸까? 직접 스토어 UI/UX 를 살펴보며 숫자 이면의 현상을 봐야 한다. 숫자가 말해주지 않는 진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변수마저 뒤죽박죽 섞이기 일쑤인 상황 속에서 너무 '숫자'에 집착하면 한발자국 나가기가 어렵다. 통제되지 못한 타변수의 영향으로 인해 숫자간 인과 관계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직관적으로 생각해보고, '오가닉 다운로드에 좋은 영향을 끼치겠네' 라고 판단되면 최소 한달 이상 우직하게 액션 아이템으로 옮기는 것이 좋다. 그리고 운이 좋다면 거시적으로 숫자를 돌아보았을 때 '숫자가 올랐네, 오르지 않았네, 떨어졌네' 귀납적 레슨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숫자 체크에 시간을 너무 허비하는 것 보다는 오히려 각 액션 아이템을 효율화, 자동화 하는 방향으로 디벨롭하여 쭉 지속시키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좋다.
스토어 UI/UX 와 관련한 3가지 문답으로 왜 직관이 중요한지 살펴보자.
01. Playstore 에서 키워드를 검색하면 아래 노출 UI 중 어느 것이 노출될까?
정답은 둘다이다. 전자는 미국 스토어의 경우, 후자는 그 외 국가인 경우이다. UI 가 다르기 때문에 UX 도 달라진다. 전자는 검색 노출 화면에서 한눈에 노출되는 '앱의 개수'는 많아지는 반면, 앱 별로 노출되는 메타 정보 (스크린샷 등)은 거의 없다. 하여 스토어 등록정보 방문 수가 늘어나는 반면, 스토어 등록정보 전환율은 떨어진다. 만약 숫자만 보고 있었다면 갑작스레 떨어진 획득 전환율 수치로 인해 부랴부랴 스크린샷 개선 등에 집중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UI/UX 변화를 함께 살핀다면 국가별로 접근 전략을 뾰족하게 할 수 있다. 가령 미국은 오히려 스크린샷 실험보다는, 앱 이름, 아이콘 실험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당장 검색 결과로 노출될 때에 스크린샷은 보이지 않게 되었고, 몇 안되는 메타 정보로 유저를 후킹해야 되기 때문이다.
02. App Store 에서 키워드를 검색하면 아래 노출 UI 중 어느 것이 노출될까?
정답은 둘다이다. 전자는 '특정 앱 이름'을 검색한 경우이고, 후자는 '특정 앱 이름'이 아닌 일반 키워드를 검색한 경우이다. 전자의 경우, 그 앱 이름에 해당되는 앱만 메타정보가 더 많이 노출되고 다른 앱들은 단순 리스팅에 그친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사 앱이름 키워드'는 아무리 우리 앱과의 관련성 수치가 높고, 검색 트랙픽 수치가 높은 키워드일지라도 관리 우선 순위는 낮아져야 한다. 랭크를 높인다 해도, 우리 앱의 스크린샷은 노출되지 않을 것이고 유저의 선택을 받을 확률이 낮을 것이기 때문이다. 숫자만으로 판단이 어려운 것이 바로 이런 점들이다.
03. App Store/PlayStore 에서는 검색 결과창에서도 바로 다운로드가 가능하고, 제품 페이지 진입 이후에도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유저들은 어느 방식으로 다운로드를 많이 하고 있을까?
정답은 '앱마다 다르다.' 이다. 다운로드가 둘 중 어느 지점에서 발생하였는지는 App Store 콘솔 내 분석 탭에서 '페이지 유형' 필터로 쪼개어 볼 수 있다. 또한 어느 쪽 비중이 크냐에 따라 메타 정보 우선 순위가 달라지게 된다. 가령 스크린샷은 총 10개 이지만, 검색 노출창에서 보이는 개수는 3개이다. 전자의 비중이 우세하다면, 뒤쪽 7개 스크린샷에 대한 최적화는 크게 중요하지 않겠다. 반대로 만약 후자의 비중이 우세하다면 제품 페이지내 상세 정보값들에 대한 최적화 우선 순위가 높아지겠다. 한편 App Store 와 달리 Playstore 는 획득 지점을 구별해주는 필터를 제공해주지 않는다. 하여 어느 지점에서의 유저 획득을 더 중점적으로 다뤄야할지 판단이 어려울 수 있는데, 현재 우리 팀에서는 '전체 사용자 획득 수'에서 '스토어 등록정보 획득 수'를 제한 값을 '검색 결과창에서의 획득 수'로 간주하고 있다. 중요한 건 콘솔 내 숫자(가령 '다운로드')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자 하는 유저 행동에 맞춰 이리저리 가공해서 보아야 비로소 유의미한 현상 파악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 끝으로, 앱이름/아이콘/디스크립션류/스크린샷/동영상 등 흔히 관리하는 메타 정보들 외에 유저들에게 영향을 크게 끼치는 메타정보가 또 무엇이 있을까?
유저 입장에서 스토어에 진입해보면 다양한 변수들에 노출된다. 상위에 노출된 리뷰들도 중요해보이고, 인앱 이벤트, 구독 상품 등이 프로모션 되는 것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또한 릴리즈 노트인 '새로운 기능(What's New)'도 생각보다 화면 내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어 보인다. 이러한 것들은 스토어 콘솔 내의 그 어떠한 숫자로도 대변되지 못하고 있다. 몇 개의 리뷰를 읽었는지, 인앱 이벤트를 탭하였는지, 구독 상품 프로모션으로 viewability 가 얼마나 높아졌는지 - 알 수 없다.
하지만 직관적으로는 분명 유저들의 앱 다운로드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럼 너무 재지 말고 일단 우직하게 움직여본다. 가령 상위에 노출된 리뷰들의 별점이 높으면, 당연히 다운로드 유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럼 일단 별점이 높은 리뷰들이 상위에 노출되는 방법을 찾아 액션으로 옮겨보는 것이다.
후속 글들을 통해 그간 딜라이트룸에서는 여러 변수들을 어떻게 최적화했고, 실제 그 효능은 어떠했는지 정리해보려 한다.
호기롭게 써내려온 글이지만, 나 또한 여전히 오가닉 그로스가 어렵다. 가끔은 지난 그로스 내역들이 온전히 우리의 가설 덕이 아니라 단순히 시즌 이슈일까 싶을 때도 있다. 그래서 살짝 살펴보니 확실한 건 작년과 재작년 3분기에는 이러한 성장 추이가 없었다. 요 정도의 가벼운 크로스 체크로 불안감을 불식하니, 더 자신감이 생겼다.
대다수의 그로스 마케터들이 스토어 콘솔에 머물고 있다. 콘솔에서 제공하는 숫자들을 살피고, 콘솔에서 제공하는 A/B Test 변수들을 최적화한다. 확실한 건, 스토어 콘솔보다는 스토어 자체를 자주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저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것이 그로스의 출발점이고, 숫자는 유저의 행동을 살펴보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즉, 스토어에서 유저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 출발점이고, 콘솔에서 숫자를 살피는 것은 그 다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