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이직을 결심하고 구직에 나섰을 때 두 가지 형태로 사람들을 만나 뵈었습니다. 첫째는 채용 사이트에서 직접 지원을 하면서 면접을 진행하는 경우. 둘째는 올려져 있는 제 프로필이나 브런치 글을 보고 연락을 먼저 주셔서 커피챗부터 시작하는 경우.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으로 이직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예상은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특히 채용 사이트에서 직접 지원을 할 때 꽤나 망설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날 것의 재미가 가득한 이제 시작하는 스타트업일지, 폭발적인 성장력을 지표로 증명하는 스타트업일지. B2C 서비스일지. B2B SaaS 일지. 잡플래닛에서 전 현직자들의 평가는 어떤지.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선호하는 사업분야에 있는지. 고민 투성입니다. 이제는 더더욱 '공백기가 길긴 싫으니까. 돈을 벌어야 되니까'의 이유로 다음 커리어를 섣불리 결정하면 안 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괜히 고민만 많아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이 가장 고민인데요. 전 어느 순간부터 날 서있는 분위기를 너무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로지 목표를 위해 달린다는 명목으로 날 서있는 워딩과 일 문화가 고착화된 곳은 꼭 피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한편으로는 앞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나 자신에게 은근한 압박감을 주고 있는 것 같아요. '넌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어!'라는 자기 암시가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그런 압박감으로 다가옵니다.
이직을 위해 사람들을 만나 뵐 때 저는 이런 대화 분위기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지금 회사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것을 해결해 줄 사람을 찾고 있다.'라는 식의 말을 들으면 저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부분과 해드릴 수 없는 부분을 명확하게 답변을 드리며 제가 필요한 사람인가를 솔직 담백하게 서로 이해하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제가 필요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오더라도 솔직히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이런 대화에서는 인사이트를 곧잘 얻곤 하거든요.
한창 이런 인사이트를 얻는 대화들을 많이 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 뵐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보니 뭔가 내년 새해를 맞이할 열정 있는 동력이 점차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잘 준비해서 내년에는 새로운 곳에서 적응을 잘해야 되겠죠. 내년에는 좀 더 템포를 끌어올려서 속도감 있는 한 해를 보내고자 합니다.
오늘은 글을 두서없이 끄적인 것 같습니다. 답답한 마음이 가득한 오늘이라 브런치를 찾았습니다.
혹시 제가 궁금해지셨다면,
감사하게도 추천사가 적힌 제 프로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