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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채 Dec 26. 2023

새해엔 이직을 해야 할 것 같아요 #7

이직을 선호하는 편은 아닙니다. 사실 이직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성장을 위해 현재 환경이 좋음에도 떠나는 분들보다는 현재 환경이 불만족스러워 어쩔 수 없이 이직하는 분들이 더 많을 것 같아서요. 제가 이직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새로운 환경에서 또다시 저라는 사람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를 증명한다는 것은 새로운 분위기가 주는 어색함이 사라지고, 팀원들 문화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 그 이상의 이야기입니다. 가진 능력을 최대한 빠르게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특히 스타트업은 더욱 그렇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채용 이슈는 정말 중요합니다. 장기간의 온보딩과 교육이 필요한 잠재 인력을 뽑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즉시전력감을 데려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니어는 더욱 그렇습니다.



한 회사에서 1년, 2년씩 있다 보면 이미 저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팀원 모두가 꿰차고 있습니다. 저만의 업무 스타일과 능력을 그간 가시화해서 보여주었기 때문에 설사 실수가 발생하더라도 일시적이라고 인지합니다. 그런데 새로운 회사에 이직하게 되면 아무리 촘촘한 판단을 통해 저를 채용했다 하더라도 아직 저에 대한 두터운 신뢰는 없습니다. 앞으로 제가 하기에 따라 달렸죠.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직한 초반에는 스트레스를 꽤나 받는 편입니다. 무리해서 뭔가를 보여주려고 아등바등하진 않지만, 자연스럽게 새로운 팀에 플러스를 분명히 가져올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어떠한 논리적인 대화를 통해 보여줄 수도 있고, 문서가 될 수도 있으며, 순간의 좋은 판단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한, 두 번의 이미지가 고착화되기도 하기 때문에 한편으론 무서운 과정이기도 합니다.



제가 주로 하는 일은 현재 단계의 우리 팀은 너무 잘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걱정할 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의 문제는 무엇이며 단기적, 중기적으로 어떠한 결과물을 얻기 위해 지금부터 이러이러한 액션을 취해야 한다고 팀 내에 설득하는 업무입니다. 그런데 저라는 새로운 팀원이 회사의 방향성을 바꿀 만큼의 의견을 제시할 때, 제가 그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인식이라면 그야말로 최악일 겁니다. 저한테도, 팀에게도요.



그래서 이직을 한다면 정말로 해야 될 것은 재빠르게 현 회사의 프로덕트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만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지 않기 위해 현재 팀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프로덕트의 장점과 단점에 녹아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팀 내에서 이미 얼라인이 되어버린 목표는 무엇인지,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해 보류해 둔 안건은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도 중요해 보입니다. 후자의 경우에서 저만의 실마리를 찾는 것은 앞서 말한 업무 능력의 가시화를 도와줄 좋은 재료입니다.



이런 스트레스가 수반되는 과정을 한 번 겪어야 한다는 사실에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긴 하지만, 내년 이직 후 초반에 멘탈관리가 좀 더 수월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다잡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현재까지 몇 인터뷰와 커피챗을 진행하면서 저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좀 더 인사이트를 얻을 기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혹시 제가 궁금해지셨다면, 

감사하게도 추천사가 적힌 제 프로필입니다. 감사합니다.

https://www.rocketpunch.com/@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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