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우정 편

by 서로를 우연히

너와 처음 만난 것은 학교 캠퍼스 안이었다.


유학생이 몇 안 되는 학교여서 그런지 너는 내가 전학생임을 한 번에 알아본 것 같았다. 지나쳐갈 법한데 살갑게 인사하며 다가오는 너의 호의가 고마웠다.


낯선 학교에 적응 못하는 나를 위해 몇 번의 점심시간을 내어주던 너와 급격히 가까워진 것은 어느 비 오는 날의 하굣길이었다.


조금 일찍 마친 탓에 시계가 3시를 넘길 즈음 나를 집까지 태워다 주겠다던 너는같이 가고 싶은 쌀국수 맛집이 있다며 나를 데려갔다.


너의 맛집인 베트남 부부가 하는 식당에서 먹은 내 인생 첫 쌀국수는 맛있었다.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음식의 맛보다는 다른 궁금함이 더 컸다.


전학 직후부터 느닷없는 가십에 시달리던 나에게 친절해도 되는지 의문이었기에 조심스럽게 물어봤고, 수십 번을 고민한 내 질문의 무게와 달리 너의 대답은 너무나 가벼웠다.

"너와 지내보니 그 소문은 사실이 아닌 것 같아서 신경 안 쓰려고"


그때부터 20대 중반, 비슷한 삶을 살아갈 때까지 10년이 넘는 세월 속에서 우리는 베스트프렌드였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함께 여행을 다녔고, 모든 연애사가 실시간으로 동기화되었다.


이상형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잘 맞았던 우리임에도 균열의 틈은 생겨났다.


어엿한 사회인으로 취업한 너와, 대학원에 진학한 나의 대립은 환경이 극명하게 달라지며 가속화되었고,

여태껏 싸워본 적 없던 우리는 한 번의 큰 다툼으로 남이 되었다.


필연적인 것일지 모른다.


시간이 흘러도 매사에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너와 다르게 나는 재미없을 정도로 고요한 사람이 되었으니까.


그럼에도 가끔 우리의 시계가 멈춘 것이 못내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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