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 편
너와 처음 만난 날은 여름이었다.
아무 생각 없던 10대 시절에 만나 얼굴만 아는 사이로 지냈던 우리는 20대에 접어들며 꽤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주변 모두가 우리 사이를 궁금해할 때에도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외모부터 집안까지 빠지는 것 없는 너에게 나보다 더 좋은 선택지가 많을 것을 직감으로 알았기에
굳이 너를 욕심내지 않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
단둘이 만나는 시간이 두텁게 쌓여갈 즈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를 많이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의 존재가 주는 내게 주는 안정감이 꽤 크다는 것을 실감하는 동시에 이 관계의 끝이 머지않았음을 확신했다. 아무래도 나는 너를 마음껏 좋아할 용기가 없으니.
그 후, 우리는 정말로 소식도 알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나는 같은 생각을 할 것이기 때문에 달라질 미래 따위는 없지만, 그저 좋은 사람과 행복한 미래를 꾸릴 네가 행복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