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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 Sep 26. 2020

<윤희에게> 진짜 ‘나’를 찾아서

오타루에 눈이 멈추던 날의 기적

임대형의 영화 ‘윤희에게’는 일본 오타루를 향해 가는 기차 안에서 시작됩니다. 창밖으로는 눈 덮인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지죠.


오타루에서 온 편지 한 통이 윤희와 그의 딸 새봄을 그곳으로 이끌었어요. 그 편지는 오타루에 살고 있는 윤희의 첫사랑 쥰이 쓴 편지였어요.

쥰은 차마 부치지 못했던 그 편지가 윤희에게 전달됐다고 상상도 못 해요. 쥰의 고모가 몰래 보낸 거였거든요.


쥰의 편지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새봄입니다. 예상치 못했던 엄마의 첫사랑의 존재를 알게 된 새봄은 혼란스러워하죠.


고민 끝에 새봄은 ‘엄마의 첫사랑 찾기’라는 은밀한 작전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새봄의 남자 친구도 동참하죠.

새봄의 계획대로 두 사람은 오타루로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합니다.


오타루에 도착한 후 윤희는 가장 먼저 쥰의 집으로 가요. 하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고 집 담벼락 뒤로 숨어버리지요. 윤희는 숨까지 참으면서 쥰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애써요.

쥰의 고모, 새봄, 그리고 새봄의 남자 친구까지 ‘큐피드 3인방’의 합작으로 윤희와 쥰은 다시 만나게 됩니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윤희와 쥰은 한눈에 서로를 알아보죠.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거라 나는 확신했어요.


그 순간, 그치지 않을 것 같았던 오타루의 눈이 멈춘 듯했고 수북이 쌓인 눈이 다 녹을 만큼의 온기를 느꼈거든요. 두 사람의 애틋한 눈빛이 잊히지 않네요.


쥰과 재회한 후 윤희가 달라졌음을 한눈에 알 수 있었어요. 과거의 자신으로부터 벗어난 윤희는 다시 미래를 그려나가요. 현재의 진짜 ‘자신’을 찾아 나서죠.


달라진 윤희처럼 나는 쥰의 삶도 많이 달라졌을 거라 믿어요. 과거에도 지금도 미래에도 두 사람에게 서로는 그런 존재이었으니까.

앞으로도 두 사람이 함께 그려나가는 미래는 아마 없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는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어요. 두 사람이 더 이상 공허한 삶을 살지 않을 거라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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