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살기로 싸우던 시국이 잠시 멈춰 섰다. 난 항상 생각해 본다. 이건 국가적인 비극이라고, 양당 체제에서 서로가 대척점에 서 있는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들 누군가가 죽거나 탄핵당했을 때 기뻐하는 사람들은 직접적인 이권과 관련한 사람들일 뿐 국가라는 공동체의 속한 사람들은 전부다 비극인 것이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쪽팔림일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수호" , "시장경제질서 확립"
이 위대하고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가치는 이미 오래전부터 퇴색된 지 오래다. 국무회의를 보라 태반이 병역기피자와 위장전입, 탈세의혹은 기본으로 깔고 간다. 국회로 눈을 돌려보자, 이렇게 많은 수의 전과자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원내에서 법을 만들고 시행하고 있다. 병역면탈과 많은 수의 전과자들이 국정을 논하고 있는데 무슨 보수의 가치이고 자유민주주의 수호일까?
야당과 야당대표 욕할 거 없다. 결국에는 진보라고 하는 사람들도 권력형 비리를 보면 보수라 칭하는 사람들부터 기인하였다. 권력을 둘러싼 이권싸움과 이를 적발하는 사정기관의 탄압은 그리 새롭게 보이는 것이 아닌 것이다. TV토론회에 나오면 매일 국민을 팔던데 높으신 분들 솔직히 말하면 본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더 급한 거 아닌가?
우리 사회 속의 민낯을 보면 대중들조차도 정치인들을 욕할 자격이 될는지도 모르겠다. 전세사기, 폰지사기를 치고 다니며 사기를 당한 사람들을 무시하고 깔보며 낮은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비웃고 멸칭하는 문화, 결국 그들보다 나은 것은 쥐뿔도 없으면서 자기 자신을 부정하고 서로가 서로에 대해 욕보이고 존중이 없기는 매한가지이다. 오죽하면 청년세대들이 취업하기 싫은 이유 중 하나가 직장 생활하면서 겪는 모멸감을 견디기 어려워서일까. 겉에서는 있어 보이는 척 품격 있는 척 떠들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어느 누구를 깎아내리고 싶어 안달 난 인간들이 모여있는 곳이 마계 한국이다.
어느 무엇보다 철저해야 하는 자기반성과 성찰을 하면 식민사관이라 욕하는 사회, 토론이 불가능하고 서로가 말을 끊고 윽박지르는 분위기가 팽배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전반적인 인식을 보면 적나라한 야만의 시대가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나는 의외로 이러한 야만을 즐긴다. 하지만 이러한 기조를 후세에게까지 물려준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도 국회 TV에서 나오는 장면들이 견학 나온 어린 학생들에게 그대로 보여지고 있다. 매우 수치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