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의 유쾌한 여행 (89) 장안평
철이나 자동차 같은 흔히 남자들만 다룰 수 있을 것 같은 거친 영역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찾은 곳이 바로 장안평 자동차산업 종합정보센터와 스틸 얼라이브입니다.
두 장소가 장한평역을 사이에 두고 있는데다가 최근에 만들어진 공간이라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자동차나 철이라고 하면 두렵고 무섭고, 전문가들만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기에 ‘내가 가도 될까?’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래도 조금 용기를 내어 보기로 합니다.
자동차가 이렇게 재미있었어?
장안평 자동차산업 종합정보센터는 2017년 10월에 개관한 곳입니다. 장안평은 40여년간 중고차 시장을 이끌어온 곳입니다. 장안평 자동차산업 종합정보센터는 장안평 일대에 형성되어 있는 애프터마켓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자동차 문화 행사도 펼쳐집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물론, 관심 없는 사람들까지도 흥미를 가질만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가득합니다.
자동차 관련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온몸이 굳어 센터 1층에 들어갔습니다. 어색해하는 제 표정을 읽었는지 안내해주시는 분이 센터와 관련해 친절하게 설명해주십니다. 친절한 응대에 얼어있던 마음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합니다.
장안평 자동차산업 종합정보센터 1층에서는 카 메이커스 체험학습 프로그램 중입니다. 미리 예약하면 자가 정비 체험도 해볼 수 있습니다. 왼편에는 자동차 관련 잡지와 그림책, 서적을 구비한 라이브러리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귀여운 자동차에서는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기에도 좋습니다.
장안평 자동차 종합정보 센터에서는 시민들과 함께 열린 자동차 교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코딩을 이용해 로봇이 길을 따라 운행할 수 있도록 스마트 도로를 만들거나 물을 이용해 자동차가 움직이는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수소연료 전지차 모형을 만드는 프로그램도 인기입니다.
주중에는 단체만 프로그램 이용이 가능하지만, 주말에는 개인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3층 갤러리에서는 자동차 관련 전시도 열립니다.
층마다 있는 테라스 공간은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 되어줍니다. 센터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따서 만들어진 장, 안, 평에서는 시원한 바람 쐬기 좋습니다.
믿을 수 있는 중고차 구입을 위한 ‘장한 딜러’ 프로그램이나 기술 창업 교육 등도 이루어집니다.
철이 이렇게 매력적인 소재였나?
스틸 얼라이브 (STEEL ALIVE)는 2018년 3월 30일에 오픈한 따끈따끈한 공간입니다. 제조업을 육성하기 위해 나라에서 만든 곳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가구 제조업체인 SIMPLELINE과 철제 가구 디자인, 설계, 유통 회사인 rareraw가 함께 만든 곳입니다. 인테리어 업체가 만든 공간이라 그런지 가구도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습니다.
스틸 얼라이브에서는 자르고, 접고, 용접하는 철을 다루는 공정이 가능합니다. 다양한 소재들로 채워진 도서관도 있고, 실제로 사용해볼 수도 있습니다.
‘철’하면 딱딱하고 무겁고 다루기 어렵고, 차갑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스틸 얼라이브에서 만난 철은 되려 따뜻한 느낌까지 줍니다.
1층은 브런치와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입니다. 철(Steel)이라는 주제를 살려, 철판에서 뜨겁게 요리하고, 철판 위에 음식을 담아 냅니다. 음식을 따뜻하게 유지해서 맛볼 수 있습니다. 건물 이름과 같은 Steel Alive 카페는 장안동 맛집으로도 유명합니다.
2층은 철로 금속을 다룰 수 있는 다양한 공구로 채워진 제작 스튜디오입니다. 레어로우 회사 대표가 창업하면서 철로 데모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고생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다양한 기계와 공구들로 가득해 철을 이용해 무엇이든 만들 수 있습니다.
라이브러리에는 각파이프, 원형봉 등의 만들기 소재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문방구에서 판매하는 필기도구처럼 개별 포장되어 있어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합니다.
스틸 얼라이브의 메이킹 스튜디오는 한 달 기준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요. 한 달 동안 자유석에서 작업하는 비용은 20만 원으로 저렴합니다. 도장용 집진기, 용접기, 절곡기, 3D 프린터 등등 평상시에는 들어본 적 없는 이름들의 장비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철을 다루는 일은 험하고 위험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요. 정갈한 공간 안에 기계들이 놓여 있는 걸 보니, 무엇이라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듭니다. 실제로 목요일에는 장비 기본 교육과 함께 간단한 제품을 만드는 체험도 이루어져 초보자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스틸 얼라이브 홈페이지에서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제품 제작용 데이터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내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본 적이 없어서인지 장안평 자동차산업 종합정보센터와 스틸 얼라이브가 더욱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설계도를 그려보고,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면 바라보는 세계도 조금은 다르게 접근할 수 있을 듯합니다.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집에 놓을 꽃병을 스틸 얼라이브에서 직접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자동차산업 종합센터에서 자동차에 대해 살펴보는 일도 흥미롭고요.
-내 손안에 서울ㅣ글 / 사진 여행스토리 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