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걸 스푸너리즘이라고 해. 두 단어의 초성을 서로 바꿔서 발음하는 두음전환. 영국 옥스퍼드 뉴 칼리지의 학장을 지냈던 윌리엄 스푸너라는 사람이 그런 말실수를 자주 했다네.”
아름다워라, 집단지성의 힘이여. 결국 나는 본전 이상을 건지고야 말았다.
▷개의 감각에서 후각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개의 콧속에서 냄새 분자를 지각하는 ‘후각 수용체’는 대략 2억 5천만 개로 인간의 6백만 개와 비교가 되지 않고, 후각 수용체가 퍼져 있는 전체 면적이 개의 뇌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또 구조적으로 개의 콧속에는 공기가 오래 머물기 때문에 냄새의 정체를 정확하게 분별해낼 수 있다.
▷지구상의 어떤 종족보다 언어를 발달시킨 호모 사피엔스들은 말한다. ‘개는 입이 있어도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말 때문에 오해가 생기고 상처를 입고 평생토록 가슴에 못이 박히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개한테서 단 한 번이라도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사람은 말로 기뻐하고 슬퍼하고 칭찬하고 존중받으며 상처 입고 상처를 입히고 살아간다. 개에게는 그런 일이 없다. 그것이 개의 중요한 미덕이다.
▷같이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서로를 닮아간다. 서로에게 거울이 되어주고 무언의 대화 상대가 되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깨달음을 준다.
삶에서 얼마 되지 않을 ‘개좋은’ 만남을 놓치지 말고 누리라는 것을, 살아 있는 동안 사랑할 수 있는 존재를 사랑하라는 것을, 길드는 게 길들이는 것임을. 산소를 만나기 전까지, 진정 난 그걸 몰랐었다.
▷요즘 인기 만점인 초모퇴(초음파모기퇴치기)는 암모기가 가장 싫어하는 초음파를 발생시키는데 그 소리의 정체는 놀랍게도 수모기의 울음소리라고 했다. 암모기에게 수모기는 그저 귀찮은 정도가 아니었다. 수모기가 근처에 있다는 신호가 발생하면 암모기는 번식에 필요불가결한 영양을 지닌 포유류의 혈액을 포기하고 딴 데로 가버릴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모기 수놈은 암놈에게 혐오스러운 존재인 것이다.
▷잠자리 유충은 물속에 있을 때부터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를 하루 3천 마리씩이나 잡아먹는다. 변신을 한 후에도 잠자리는 모기를 하루 천 마리 이상 사냥한다. 잠자리는 유충일 때부터 죽을 때까지 사람에게 이로운 역할을 하는 익충이다. 모기에게는 저승사자나 다름없겠지만.
▷내가 경험자로서 분명히 말해두는데, 나이 스무 살이 넘어서 외국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기를 바라는 것은 닭이 기러기처럼 날기를 바라는 것과 같더라, 이 말이야. 내가 미국 와서 알파벳으로만 나온 인쇄물만 읽고 영어만 나오는 라디오만 듣고 머리도 미국 사람이 하는 미용실에 가서 깎고 했는데도 생활영어 이상의 영어는 잘 안 되더라고.
▷내가 ‘막걸리 주력 40년’을 실컷 자랑하고 나면 사람들은 막걸리의 거품이 넘치지 않게 뚜껑을 따는 방법을 묻곤 했다. 널리 방법을 찾고 연구하고 확인하고 시행착오를 겪은 것도 여러 번, 대표적인 것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 막걸리병을 뒤집거나 흔들고 나서 3분의 2가 되는 부분을 세게 눌러서 탄산을 배출한 뒤 뚜껑을 연다.
② 막걸리병 윗부분을 잡고는 지구 자전축 기울기로 기울여 시계 방향으로 수십 회 돌리고 뚜껑을 연다.
③ 거꾸로 뒤집고 흔든 막걸리병의 뚜껑을 숟가락으로 장작 패듯 힘껏 10회 내리치고 연다.
④ 막걸리병 뚜껑을 먼저 딴 다음 반 잔 정도를 잔에 따른 뒤에 뚜껑을 닫고 병을 충분히 흔들고 나서 다시 열면 된다.
특히 ③의 방식은 전국의 사과농사 짓는 농부들이 모여 연수를 할 때 누군가 실연해 보였는데 평생 막걸리깨나 마셔온 농부들에게 큰 반향과 찬탄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그러다가 어떤 좋은 인연으로 결정적이고 최종적인 해결책을 구하게 되었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막걸리병을 내용물이 완전히 섞이도록 흔든다. 병을 가로로 완전히 눕혀서 잔에 병 입구를 가져다 댄다. 병을 수평으로 유지한 채 천천히 병뚜껑을 돌려서 딴다.
이 방식에 숙달되면 막걸리를 단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잔에 따를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