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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찬 Apr 25. 2023

골프를 시작했다

과거 골프는 나같은 사람(?)이 하는 운동이 아닌 줄 알았다.

돈 많고 시간 많고 비즈니스 많은 사람들이 하는 스포츠. 아니 레저스포츠. 레포츠.

(축구매니아들은 야구를 그렇게 부르기도 한다)

뭐 그런 식으로 불리던 골프가 이제 나에게로 왔다.

내 허리로, 내 어깨로, 내 팔목으로, 내 손바닥으로... 그렇게 통증을 동반하고 왔다.


버스기사가 뭔 골프냐고 할 수도 있는데,

기사들 중에 골프 인구가 꽤 된다.

친구들은 물론, 동갑내기 기사들이 오래 전부터 처온지라, 나이들어 만나서 카페에서 수다 떠는 것도 한계가 있고, 술 먹는 것도 이젠 지겹고... 그래서 시작했다고들 한다.

이젠 나도 동참. 

이게 나름 건전하다.


사실 나는 10여년 전 골프 레슨을 받았었다. 한 때 잘 나갈 때.

3개월 레슨.

그걸로 뭐 드라이버나 제대로 쳤을까마는... 역시나 최근 친구들과 스크린골프장을 간 본인의 실력이 여지없이 뽀롱났다.

'백돌이'는 어불성설이고, 근처도 못가는 실력 ㅜㅜ


그 뒤로 바로 집 앞에 스크린골프장, 아니 연습장을 3개월 등록하고 2주 전부터 열골에 빠졌다.

매일 갔다. 지금까지 2500개의 공을 쳤다고... 해당 매장 4월 연습량 3위에 올랐다고... 기록에 나왔다.

4월 중순에 등록했는데;;


손에 물집이 잡히고... 머리는 10년 전 레슨 기억을 끄집어내고, 유튜브 도움도 받고, 책도 읽고... 그렇게 시작했더랬다.

하루 이틀 삼일 사일 지나니, 내 똥폼을 보고 오지랖 넓으신 분들이 한 마디씩 하시더니, 이내 폼 교정까지 해주시고, 1시간 연습 시간 동안 40분은 그렇게 '오지랖 레슨'으로 채우고 있다.



이 사람 말 다르고, 저 사람 말 다르니 대체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
2000타 연습량을 지나가니 대략 내 몸에 맞는 폼이 나온다.
그런데 폼 분석을 해보니 '헹잉백'이 문제란다.
유튜브 검색해 본다.
따라 할 수 없다.



나름 농구, 야구, 수영, 스노우보드, 배드민턴, 자전거 등등... 여러 운동으로 단련된 몸인데 무게 중심이 자꾸 뒤에 있다. 농구는 학교 때 과대표로도 뛰었던;;

아!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거 야구 때문인가.

야구는 배트를 휘두를 때 몸의 중심은 뒤에 있으니, 이거 고치기가 매우 어렵게 됐다. ㅜㅜ

야구를 10년 넘게 했으니.


그래도 이 나이에 뭔가에 집중하고 낙을 삼고 살 수 있으니, 좋다.



골프채는 고사하고, 골프화도 없다.

골프복은 평소 근무복으로 골프바지를 입었기에 그나마 다행.

홈쇼핑 3종 세트가 유용했다.

골프티셔츠, 골프바지... 모두 3종 세트다.

골프채는 당근마켓에 매일 올라오니 일단 두고 본다.

골프화도 필드 나갈 거 아니면 크게 상관없을 듯 하다.

일단 Hold on.


필드는 언제 나가볼 지 모르겠지만, 스크린으로도 매우 재미가 있어 매일 연습장으로 향한다.

남들 일하는 대낮에 연습장에 매일 오니 사람들이 '사장님'인줄 아는 지 그리 부른다.


땀이 안 나는 운동인 줄 알았으나,

드라이버 200개씩 치니 배드민턴 만큼 땀이 난다.

손수건이 흥건하게 매일 젖는다.


친구가 준 싸구려 드라이버로 218m 찍었다.

드디어 200m 넘었다.

300m 가즈아!(그러나 300m 치기 전에 병원에 먼저 갈 지도)


백돌이 들어가려면 훈련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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