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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찬 Aug 31. 2023

굳은살에 굳은살을 더해간다.



점점 더 활자와 멀어진다.

점점 더 글자를 읽지 않는다.

종이 신문을 펼쳐놓고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닫아버린다.


트렌드를 좇지 않으니 SNS에 무심한 지도 오래.

그런 것들, 특히 숏컷들.

생각할 짬을 주지 않는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건 비단 영상뿐만이 아니다.


머릿속에 온통 '골프' 생각뿐이니 글자 만나는 일이 소원해졌다.

정에서 동으로의 변화를 꾀하니 몸이 힘들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상체와 하체의 분리 회전은 뼈마디 여러 곳에 주사를 놓은 듯 아리다.


아침에 일어나면 손가락이 굽혀지지 않는다.

멘소래담로션 사용량이 우루오스로션을 넘어섰다.


살날보다 죽을 날이 더 가까옴에도

뭔가에 빠진다는 게 

뭔가에 설렌다는 게

좋다.


스물한 살, 버스에서 보았던, 그래서 숨이 멎을 것 같았던,

그녀의 머릿결처럼 팔랑이는 바람이 가슴에 훈풍을 불어넣는다.

가을 바람이라 그런가?


돈 없어도 행복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찐 행복'일 터.

난 오늘도 주위에서 얻은 클럽 14개로 행복을 느끼며 

굳은살에 굳은살을 더해간다.


마음에 굳은 살이 배겨진 만큼

손에도 굳은 살이 배겨지네.


무엇에도 움직이지 않을 것 같았던 마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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