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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찬 Jun 20. 2024

우리의 사랑은 (여름의 햇살 만큼이나) 뜨거워요.





러브버그. 사랑벌레.

사랑을 나누는 벌레.


시도때도 없이 사랑을 나눠서 이런 이름이 붙은건가.

시도때도 없이 앞유리에 붙어서 자신의 사랑 행각(?)을 보여주고 있다. 

올들어 더 심해진 것 같다.


러브버그의 학명은 '플레키아 네악티카 Plecia nearctica'. 

1㎝가 조금 안 되는 크기의 우단털파리속에 속하는 곤충이라고 한다. 해충 아니고 익충이라는데 이게 과연 익충인가 싶다. 


하루에 수 십개는 유리에 달라붙어 시야에 계속 들어온다. 자꾸 신경쓰인다. 와이퍼 작동하면 일타쌍피이긴 하겠지만 유리에 붙을 점액이 걱정이다. 날아갈 때까지 기다려본다. 유충 단계에선 썩어가는 유기 물질을 먹고, 진드기도 먹느다고 하니 죽일 수 없다.


암컷 수컷의 평균 수명이 고작 4~5일이라고 하니, 죽여본들 무엇하리.


사랑 사랑 사랑...

그렇게 사랑이 하고 싶냐고 혼잣말로 중얼중얼.


이런 걸로도 유월의 햇살처럼 한 때 뜨거웠던 그 때를 기억해내다니. 

역시 버스는 망상의 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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