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수 없이 이야기했다. 무단횡단자, 스몸비족, 만취자 등등.
버스 밖 빌런은 하루에도 수 없이 만난다. 필자가 버스 기사로 임하면서 스트레스 지수가 일반 회사 재직 때보다 절반 이하라고 이야기했으나, 이들이 그 나머지를 충실히 채워주고 있음에 무한 빡침을 느낀다.
버스 주위에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이 있다. 버스는 공차중량이 10t 이상이기에 살짝만 스쳐도 승용차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부상을 입는다. 일부러 자신의 다리를 아니 발을 버스 바퀴에 갖다대는 쓰레기도 있지만 부주의한 행동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버스 정류장에서나 버스 주위에서는 항상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우회전하는 대형차량의 뒷바퀴만 보라는 필자의 포스팅이 포털사이트 메인에 걸릴 정도이니 얼마나 무지한 상황이 많다는 말인가.(대형차량이 우회전을 시도할 때 무조건 뒷바퀴만 보시라.)
https://brunch.co.kr/@seoulbus/178
일단 버스 주위에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빌런 오브 더 빌런이다. 버스 기사 생활하며 무단횡단 사망자를 직접적으로 목격하지 않아 참으로 다행이지만, 사고 후 널브러진 시신의 일부나 동료기사들에게 들은 간접 경험이 꽤 된다. JTBC <한블리>에서도 캠페인을 할 만큼 무단횡단자는 도로위 '악의 축'이라 할 만 하다.
그들은 앞만 보고 걷는다. 혹은 뛴다. 차량이 오른쪽에서 온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텐데 그들은 경주마처럼 앞만보며 달린다. 그래서인지 사망사고도 많다. 바퀴에 역과되어 즉사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버스 중앙 차로는 횡단보도를 건널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차량의 흐름이나 신호등을 무시한 채 냅다 내달린다. 옆을 보지 않는다. 도로정화캠페인이라도 할 판이다. 이른바 '쓰레기를 줄입시다.' 버스가 쓰레기수거차량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으려면 보행자의 주의 깊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보통 중장년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라 '집중력'에 대해 이야기해봤자 소용없는 경우도 있다. '설마 내가 건너는데 차가 오겠어?'라는 안전불감증이 참으로 한 순간에 인생 훅 가게 만든다. 그 위중함을 모른다. 아니 알고 싶지 않은 듯 하다.
저 멀리 달려오는 차량이, 혹은 버스가 느릿하게 오는 듯해 보여도 그렇지 않다. 매우 빠르다.
'스마트폰을 보고 걷는, 혹은 서있는 좀비들'이라는 '스몸비족'들도 버스 기사에겐 고역이다. 버스가 택시인가. 자신의 발 앞에 정차해야 그제서 고개를 들어 버스 번호를 이리저리 확인하는 인간들. 그래놓고 무정차했단다.
버스는 이미 승객을 태우고 문을 닫은 상태에서 출발하려는데 손을 든다. 그대로 지나치면 '무정차'라며 민원을 넣는다. 인구 30%는 '쓰레기족'이라는 필자의 인식을 다시금 확인시켜주어 오히려 고맙다.
전장 10m인 버스 2대 거리도 오지 않는다. 걷지 않는다. 필자는 종종 '혹시 걷지 못하는 장애인가?'라고 생각할 때도 있을 정도다. 버스가 진입해도 꼼짝않고 서 있는다.
보통 젊은 남녀청년들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이는 버스 안에서도 마찬가지다.(이는 추후 다시 언급하겠다) 스마트폰의 폐해라고까지 이야기하고 싶지 않지만 현실이 그렇다. 젊은이들이 걷지 않는다. 뛰지도 않는다. 소개팅 나가서 걷는 거 좋아한다 말하고,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거나 마라톤이 취미라 말하는 젊은이들 말이다.
지하철 역사에서 스마트폰에 한 눈 팔고 걷다 승강장 아래로 추락하는 어이없는 CCTV 화면을 여럿 보지 않았던가.
제발이지, 버스 정류장에서든 버스 안에서는 집중하자. 멍 때리다가도 자신의 버스가, 정류장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집중하자. 버스 도착 정보와 정류장을 상세하게 안내하는 BMS가 있는데. 이 얼마나 좋은 세상이냔 말이다.
개인 택시 기사들은 대체로 야간 운행을 하지 않는다. 일반 회사원처럼 7~8시 출근하여 6~7시쯤 퇴근하는 시스템으로 택시를 굴린다. 낮에 대기 택시들이 줄줄이 정차해 있는 광경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심야에 택시 부족 사태가 일어나는 이유도 된다. 서울시는 택시 부제 이후 이 상황이 더욱 심해졌다.
이게 뭣 때문이라 생각하는가. 만취자다. 주취자들. 한 마디로 진상들.
이런 만취자들이 버스에 오르려 발을 내딛는다. 헛디뎌서 넘어지지 않으면 다행. 따뜻한 버스 안의 온기를 마시며 곤히 잠들면 더더욱 다행이다. 술냄새 풍기며 혼자 떠들거나, 남에게 시비를 걸거나, 구토를 하거나 등의 업적을 이루는 '트러블메이커'들은 오늘도 새희망 새시대에 누런 이빨을 드러내며 웃는다.
버스 기사 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정류장에 걸음걸이나 서 있는 형태만 봐도 만취자임을 알 수 있다. 흐느적 거림의 최대치를 버스 창을 통해 여과없이 기사에게 보여주는 이들은 1,500원의 저렴함에 끌려 버스정류장에 한참을 앉아있다가 잠이 들기도 한다.
버스에서 잠들어 종점까지 온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데 소리쳐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다. '터치'가 '추행'으로 변질되는 '개사기'가 발생하기도 하여 경찰관 호출을 몇 번 했는 지 모르겠다. 특히 여성 승객은 100% 경찰관 호출각이다.
술에 취했다면 택시를 타시라. 버스가 택시인 양, 자가용인 양, 버스기사가 대리기사인 양, 추태를 부리지 마라. 쓰레기 인증이다.
기사들이 좀비라 부르는 부류가 몇 있다.(노년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논외로 한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음에도 손가락은 그대로 둔 채 눈으로만 버스 노선을 확인하려 애쓴다. 연신 안내 방송이 흘러나옴에도 그런 정보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정류장 벽에 붙어 있는 깨알같은 버스 정류장명을 확인하느라 애쓴다.
안타깝다. 스마트폰 검색창에 자신이 가고자 하는 위치만 입력해도 몇 번버스를, 몇 호선을 몇 발자국 걸어가서 타라는 것까지 나오는 세상인데 말이다.
이들의 이런 과정을 살펴 좀비라 부르는 것이 아니다. 이런 과정이 결론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결론을 내리지 않고 오는 버스마다 행선지를 묻는다. 혹은 승차하고 나서 카드까지 찍고 "이 버스 ㅇㅇㅇ 가나요?"라고 묻는다. 안 간다고 하면 다시 하차하려는데 뒤에 승객이 밀려있다. 기어이 그 승객들을 뚫고 내리려는 좀비.
마음만 급해서 그런 것이다. 버스는 빨리타야겠는데 자신이 타야할 버스가 몇 번인지도 모른다. 마음만 급해 오는 버스마다 묻는다. 그 과정에 함께하는 모든 승객들의 시간은 도둑 맞는다.
'운전하는 김여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보행하는 김여사'도 많다. 양손에 짐을 잔뜩 들고 (천천히 계단을 오르려는 것은 괜찮다) 계단을 오르지 못한다. 무릎이 아프기 때문이다. 이를 안쓰럽게 여긴 버스 기사는 "뒷차가 저상 버스이니 그것을 이용하시라."고 안내해도 끝까지 못들은 척 타고자 한다. 버스 기사가 도와주면 좋겠지만, 이런 버스 기사들의 호의를 악행으로 배신하는 좀비들도 있기에 도와줄 수 없다. 버스 기사가 자신의 짐을 올려주어 망가졌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고전 동화처럼 전해 내려온다.
당신은 자신이 승차해야할 버스가 버스 정류장에 정차한 것을 보고 뛰어 본 적 있는가? 없다면 거짓일 터. 한 번쯤은 모두 경험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차도로 뛰어갔는가, 인도로 뛰어갔는가.
대부분 차도로 뛰어온다. 버스 통행을 막겠다는 의지다. 내 몸으로 버스를 막아 결국 승차하겠다는 의지다. 필자는 (모든 승객을 태우고 출발하려고 버스의 승하차 문을 닫았다는 가정하에) 그런 승객을 보면 앞뒤차 간격을 확인을 한 후 0.1초 사이에 개폐를 결정한다. 보통은 태운다. 추운 겨울날은 더욱 그렇다.
그런데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휙 들어간다. 이건 뭔가 싶다. 내 시간과 승객들의 시간을 훔친 '시간 도둑' 인증인가. 그래 바쁘니 그럴 수 있다 치자... 라고 생각되는 좀비들이 하루 10여명은 족히 된다. 내 버스 1대에만 그렇다. 서울시내버스가 약 7천여대가 넘으니 계산하면 추청치만 하루 7만명은 된다는 얘기다.
제발 이러지 말자.
...
왜들 이러나.
2024년에 살았던 정치권에 해야 할 말인데, 버스 기사들은 매일 이 얘기를 달고 산다.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해 안으로 삼키며 뇌세포를 죽인다.
다음편에는 '버스 안 빌런'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련다.
봄꽃의 향연 속 눈부신 햇살, 화려하게 빛나는 한강변 야경에 취해 스트레스 지수를 내리는 순간, 그들은 여지없이 스멀스멀 기어나온다. SF영화에나 나옴직한 빌런의 탈이 아닌 선량한 시민의 얼굴을 뒤집어 쓰고.
1.버스가 진입하기 전 자신이 승차할 버스가 어디쯤 왔는지, 몇 분 후 도착인지 확인하자.
2.버스 정류장에 자신 혼자 존재한다면, 해당 버스가 도착했을 때 손을 들거나 버스 기사와 아이컨택트 등의 행동을 통해 승차 의지를 보여주자.
3.버스가 진입하려고 할 때 '안전선 밖으로 한 걸음 물러나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지하철 안내 방송을 떠올리며 행동하자.
4.버스 승차 시, 하차 시에는 신속 정확한 행동으로 새시대 교통문화의 희망이 되어보자.
5.버스는 택시가 아니다, 대리기사를 태운 자가용이 아니다라는 인식을 확고히 하자.
☞이 모든 걸 한 마디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버스는 불특정 다수가 모두 함께 이용하는 교통 수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