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시외버스, 고속버스의 첫차는 대개 지하철보다 일찍 시작합니다. 지하철은 보통 오전 5시 30분을 전후해 시작하지만, 버스는 그 보다 약 1시간 정도 일찍 시작합니다.
이 업을 시작하고 가장 크게 놀랐던 것이 매일 새벽 3시, 4시에 출근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걸 알게 됐다는 것인데요. 노선마다 다르겠지만 첫차를 운행하다보면 '만차'가 되는 순간을 많이 목격할 수 있습니다.
버스 1대에 승차 정원 57명을 훌쩍 넘겨 60명은 족히 승차합니다. 말 그대로 미어터집니다. 이렇게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시민들에게 첫차는 칼출근을 만들어주는 초석인 셈입니다.
☞승차 정원
버스 차급 분류는 승차 정원을 기준으로 합니다. 대한민국의 기준은 11~15인승은 소형이고, 16~35인승은 중형, 36인승 이상은 대형으로 구분합니다. 일부 시내버스의 경우 좌석 수가 25석 전후라 중형 버스로 분류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차량 크기가 크고 승차 정원에 입석까지 포함돼 대형으로 분류합니다.
예컨대, 현대 에어로시티 CNG 시내버스의 경우, 승차 정원이 25명(좌석 승객), 입석 승객(31명), 운전자(1명)를 포함하여 총 57명으로 봅니다. 대우자일 BS106 CNG 시내버스도 이와 마찬가지로 좌석, 입석, 운전자를 각각 26명, 29명, 1명으로 집계하며 총 56명이 승차 정원으로 인정돼 대형 승합차로 분류됩니다.
[출처] [버스백과사전 해피버스데이]
https://brunch.co.kr/@seoulbus/3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 입장에서 첫차는 어떻게 준비되어 운행하는 지 궁금하실 듯 하여, 오늘 짧은 썰을 풀어봅니다.
첫차는 심리적 압박감이 좀 있습니다. 막차는 그렇지 않은데 첫차는 그러합니다. 새벽 3시 이전에 기상해야 하기 때문에 전날 오후 8시~9시에는 취침에 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잠이 바로 들지 않는 기사님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렇다고 술에 의존해선 더더욱 안 되기에 꽤 곤욕스럽지요.
저는 하도 잠을 잘 자서 별 문제가 없지만, 몇 시간 못자고 첫차를 운행하는 기사님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래서 한탕 끝나고 쪽잠을 자곤하죠. 이게 바로 '버스시차적응'이란 건데요. 휴무일을 지나 바로 첫차 배정 받게 되면 더더욱 괴롭지요.
오후반 막차일 경우 새벽 3시에 잠자리에 들기도 하지만, 오전반 첫차일 경우는 새벽 3시에 기상해야 하거든요. 매주 불규칙하게 수면 패턴이 확 바뀌는 것이죠. 미국이라도 다녀온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첫차를 일단 시작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합니다. 일찍 퇴근할 수 있거든요. 늦은 순번보다 빠른 순번이 좋은 이유는, 뒷순번으로 갈 수록 교통 체증 등으로 인해 퇴근 시간이 점점 늦어지기 때문입니다.
너무 이른 새벽에 시작하기 때문에 조식을 건너뛰는 기사님들도 많습니다. 운행 시작 전인 새벽 3~4시경에 아침을 먹어야 하는데요. 개인 취향이긴 하지만 밥을 국에 말아 후루룩 '마시는' 기사님들도 꽤 됩니다.
그리고 화장실은 필수 코스입니다. 운행 중 '큰일'나면 정말 큰일이거든요. 이런 점이 가장 힘든 점일 수도 있어요. 장트러블이 만성화된 기사님이라면 필히 치료 완료 후 운행하셔야 합니다. 다만 한탕 운행 시간이 1~2시간으로 짧아 견딜만 하다면 문제가 안 될 수도 있겠지만요. ^^
첫차에 승객이 많은 노선의 경우는, 2대가 동시에 출발합니다. 1분 간격으로 출발하지만 대체로 같이 운행한다고 보면 맞아요. 2대에 모두 꽉 채운다는 의미지요. 그 새벽에 100여명의 승객이 정류장마다 버스를 기다리고 타는 거에요. 그 새벽에.
조금이라도 늦으면 화를 내는 승객도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첫차 기사님들은 신호등 하나에도 신경이 곤두설 수 밖에 없어요. 버스 앞에서 서행하는 자가용 택시에 경적을 울릴 수 밖에 없지요. 출근하는 사람들 꽉 타고 있는 거 안 보이냐고 외치고 싶은거죠. 버스 앞에서 운행하지 않는 게 상책입니다.
겨울철에는 첫차 운행 후 차고지에 들어와도 아직 깜깜한 밤인 경우가 있죠. 무슨 심야버스 운행한 듯한 느낌도 받아요. 그래도 꽤 상쾌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의 일상을 시작할 때 우리 정신은 이미 한낮 가운데 있거든요.
첫차와 달리 막차는 좀 편안합니다. 오후반 막차는 전날 아무리 늦게 끝났다고 해도 늦잠을 잘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략 오후 3~4시에 시작하는 오후반 막차 순번의 퇴근 시간은 다음날 오전 2~3시입니다.
퇴근 시간이 늦지만 대체로 '막탕(마지막 운행바퀴)'에는 사람도 없어 혼자만의 '드라이브'를 느낄 수도 있다는 장점이 존재하죠. 따뜻한 봄날이나 가을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손님이 1명도 없다는 가정하에) 잔잔한 음악과 함께 운행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에요.
느릿하게 운행하는 버스 특성 상 더욱 그러하죠. 대낮의 곤두선 신경이 무뎌지면서 오히려 더 친절해지는 시간, 그게 막차 타임입니다.
피곤한 마음도 있지요. 그래서 자양강장제를 필히 준비하는 분들도 있고요. 사탕, 초콜릿, 껌 등 단것을 미리 준비해 두고 하나씩 씹으며 운행하는 기사님들도 많아요. 저처럼 스트레스를 날리는 시간일 수도 있지만, 막차에 승객이 많은 노선도 분명 있을 겁니다. 이 버스 놓치면 집에 못간다는 생각 때문이겠죠.
지하철이 몇 해 전부터 새벽 1시까지 운행하는 것 같아 버스 시간대와 비슷해졌지만 그 전에는 자정 이전에 모두 끊겨 버스에 사람이 많이 몰렸거든요.
즉 버스는 지하철 보다 빨리 시작하고 늦게 끝나는 교통 수단임엔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막차가 맞이해야하는 것 중 큰 이슈는 바로 '취객'인데요. 다른 말로 진상이라 부르죠. 진상이 아니면 본전입니다. 만취 승객은 버스를 타는 게 옳지 않아요. 조용히 잠들어 종점까지 갔다가 깨지 않아 경찰관 호출한 게 두어번 되는데요. 이 정도는 애교에 속하지요.
혼자 떠들거나 구토를 하기도 하고... 버스를 다함께 타는 운행 수단임을 잊고 자가용이라 생각하거나 저렴한 택시라 생각하는 진상들이 꽤 됩니다.
저는 뒷문 내리다가 뒷문에 구토물을 도배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 경우 남은 운행거리를 판단하여 '회차'를 하기도 하죠. 그러나 막차 특성 상 회차하면 다른 정류장에서 이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있을 테니 회차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갑자기 '냄새나는 버스'가 된 것이지만 참고 운행해야 합니다.
부디 술에 많이 취했다고 판단되면 주변인들도 버스를 태워 보낼 게 아니라 택시를 잡으세요. 여러 사람 피곤하게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막차를 끌고 차고지에 들어오면 아무도 없습니다. 그 북적거리던 마지막 정류장과 차고지에 사람 1명도 없이 맑은 별빛만 반짝거리는데요. 처음엔 울컥하기도 했어요. 이런 기분, 군 시절 이후로 처음인 것 같아서였죠.
첫차, 막차. 아무 것도 아닐 수 있으나, 의미를 부여하자면 끝이 없겠죠. 저 같은 경우는 좀 의미를 부여하는 편이라서 오늘 썰을 좀 풀어봤습니다. 좀 웃기지만 다른 시간대보다제 자신이 뭔가 대한민국 교통 문화를 이끌어가는 듯한 사명감이 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