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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찬 Dec 15. 2021

[해피버스데이] 제2장 5.버스 사고의 진실(1)

최근 버스 기사 억울 해소할 판례 속속 등장

제2장 5.버스 사고의 진실(1)

최근 버스 기사 억울함 해소할 판례 속속 등장



얼마 전 국토교통부는 공식 블로그에서 시내버스 교통사고가 매년 약 5,000건 발생한다고 언급한 뒤 ‘버스 사고 유형에 따른 대처 방법’의 대표적 사례 세 가지를 소개했습니다.


첫째, 급출발과 급정차로 인해 부딪혀 상처를 입은 사고, 둘째, 승하차 도중 문이 닫혀 상처를 입은 사고, 셋째, 다른 자동차와 부딪혀 발생한 교통사고 때문에 피해 본 사고 등입니다.


여기에 버스 사고 발생 시 행동 요령을 덧붙였는데 “현장 증거 확보를 우선하고, 버스 정보를 메모해두며, 주변 목격자 연락처를 받아 놓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대중교통 상해 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보험사와 연락하여 신속한 보상 서비스를 받아라.”라고 친절히 설명했습니다.


아주 소상히 잘 설명해놨습니다. 재밌는 것은 버스 사고 발생 시 시민이 행동해야 하는 것과 버스 기사가 행동해야 하는 것이 일치한다는 것인데요. 버스 기사도 사고가 발생하면 우선 환자의 동태를 살피고 정보를 메모해놓으며, 주변 목격자를 찾아야 합니다.


버스 사고의 대다수는 대물 사고보다는 대인 사고입니다. 그렇기에 버스의 출발과 정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급출발, 급정지만 안 해도 사고의 대부분은 막을 수 있습니다. 물론 끼어드는 자동차로 인해 급정지할 때도 있지만, 사고 확률은 매우 적습니다. 그만큼 버스 기사들은 스스로 방어 운전에 익숙해 있기 때문입니다.


대인 사고 즉, 전도 사고는 다릅니다. 승객은 유기체처럼 언제 움직일지 몰라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촉박합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예방한다고 하더라도 갑작스럽게 행동하는 승객들은 100%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만듭니다. 앞 장에서 언급했듯이 중년 여성, 할머니 등을 비롯해 보험 사기단을 만나게 되면 더더욱 버스 사고를 예방하기 어려워집니다.


운전 경력이 미천한 기사는 일단 채용되지 않습니다. 자가용, 화물차, 택시 등을 수년간 경험한 베테랑 운전사들이 대다수라 도로 교통질서에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어 하는 분들이죠. 그들을 그렇게 부르는 데는 연 6회 이상 사고 예방 교육을 수료해야 하는 것도 큰 이유입니다. 



▶버스 기사가 경찰을 호출하는 순간


버스 기사가 경찰을 부르는 순간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입니다. ‘사고’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대인 사고를 비롯해 대물 사고, 버스 내 기물 파손 및 버스 기사 폭행, 코로나 19로 인한 마스크 미착용 등 실로 다양합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승객이 구급차와 경찰에 신고하기도 하지만, 가벼운 사고가 아닌 경우를 제외하면, 대체로 경찰을 호출합니다. 대인 사고의 경우, 경찰보다 구급차를 먼저 부르기도 하죠. 보험 사기가 의심됐을 때 경찰관의 역할은 지대합니다. 


최근에는 코로나 19 감염의 위험으로 마스크 미착용자의 난동, 술 취한 사람의 폭행 등에도 경찰을 호출합니다. 또한, 주로 술 취한 사람들이 종점까지 잠에 취해 일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절대 물리적으로 손을 대지 않고 경찰을 부릅니다. 실제, 어떤 버스 기사는 여성 승객이 종점에 도착해서도 일어나지 않자, 손으로 흔들어 깨웠는데 승객은 그 버스 기사가 자신을 ‘성추행’했다며 신고한 일도 있었죠. 이런 어이없는 상황 때문에 버스 기사는 무조건 경찰을 호출합니다.


필자의 경험을 말하자면, 코로나 19 초창기 시절 한 승객이 마스크를 벗고 외부 공기를 마시겠다며 창문을 활짝 열어놓았습니다. 세 차례의 경고에도 그 승객은 답답하다며 마스크를 아예 벗어놨습니다. 그는 필자의 하차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았죠.(대체로 이런 승객들은 남의 얘기 안 들음) 


그러던 중 음주 단속을 위해 도로에 나와 있던 경찰관을 발견하여 그를 하차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는 하차하면서 한마디 하더군요. 
“버스 기사가 뭔 벼슬이라고 내리라고 하냐.”
버스 기사가 뭔 벼슬이겠습니까. 
그저 정부의 방침이나 대책에 따를 뿐이지요.



근무일 개수로 급여가 책정되는 버스 기사의 임금 체계상, 코로나 19로 검진을 받은 후 확진이 판정되면, 15일간 근무를 하지 못하게 되고 급여는 폭락합니다. 월급의 절반 이상이 날아갑니다. 마스크를 벗는 행위는 한 가정의 경제를 한순간 파탄 낼 수도 있는 행동이지요. 


보험 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고로 인한 시간과 비용의 불이익은 온전히 버스 기사의 몫입니다. 버스 기사가 ‘피해자’로 판정 난다고 해도 그 시간과 비용에 대한 보상은 받을 길 없습니다. 일하지 않아도 급여가 책정된다면 아무런 걱정이 없겠지만, 버스 기사의 ‘밥줄’은 ‘근무일 개수’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래서인지 버스 기사는 경찰을 쉽게 호출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죠. 운전 경력에 ‘사고 이’이 남게 될 것을 염려하여 개인 합의를 끌어내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회사와 버스 기사 간 마찰로 이어져 인사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소액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대표적 버스 사고 유형 3가지


버스 사고의 대표적 유형을 꼽아봤습니다. 많은 사고 유형이 있지만, 대체로 이 3가지 유형이 버스 사고의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 3가지만 조심하면 무사고를 유지할 수 있다는 말도 됩니다.


1. 신호등(황색) 관련 사고 → 대물 & 전도 사고


버스는 제동 거리가 길어 앞차와 붙어 가면 안 됩니다. 특히, 신호등이 황색으로 바뀌는 찰나, 앞차가 가속하여 건너가리라 예측하는 순간, 앞차는 정차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여지없이 추돌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또한, 무리하게 황색 신호등에 지나칠 때 항상 맨 앞에 나와 있는 오토바이는 버스를 못 보고 사전 예측 출발합니다. 버스와 오토바이가 부딪치면 어떻게 될까요? 


항상 차간 거리를 길게 두고 전방 300m 앞 신호가 녹색등이라 하더라도 곧 황색등으로 바뀔 것으로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앞차의 주행 예측이 아닌 황색 신호등 예측이 사고를 예방합니다. 


2. 버스 앞 끼어들기로 인한 급정거 → 전도 사고


버스 앞에 방향 지시등 없이 끼어들기를 하면 버스는 급정거하게 되고, 버스 내 승객들은 전도 사고 및 경상을 입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급정거는 버스 사고 1순위입니다. 브레이크가 에어 주입식이라 기사가 당황하여 조금만 밟게 되어도 화살이 과녁에 꽂히듯이 확 서게 됩니다. 일반 차량이 버스 좌측에 서 있다가 버스가 출발하지 않는 것 같아 버스 앞으로 끼어들어 우회전하는 행위는 ‘사고 유발 행위’라 할 만합니다.


3. 무단 횡단자 → 인명 사고


필자가 가장 많이 들었던 사망 사고 유형입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습니다. 신호등이나 횡단보도가 없는 곳에서의 무단 횡단은 정말 많이 일어납니다. 도로가 넓지 않고 한적하다고 하여 사고가 나지 않는 게 아닙니다.


인간의 달리기 능력은 차량의 속도보다 빠르지 않습니다. 특히 버스 중앙 차로에 보행 신호가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차가 없다고 막 뛰어다니는 것은 그야말로 자살 행위라 생각하면 맞습니다.


이 밖에도 버스 앞으로 갑자기 튀어나오는 오토바이라든가, 버스 하차 후 버스 앞을 가로지르는 승객 등 사고 유형은 매우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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