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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찬 Feb 28. 2022

시간 도둑질2 (부제:버스는 자가용이 아니다)

시간 도둑자2 (부제:버스는 자가용이 아니다)




1. '지나간 버스는 돌아오지 않는다."


영화나 소설 등에서 쉽게 접하는 문구다. 

이별의 순간에 주로 등장하며, 과거를 잊으라는 식의 위로를 할 때 주로 쓰이는 멘트다.

버스는 문을 닫으면 다시 열지 않는다.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정시성(定時性)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다. 


'시간은 금이다'

이것이 지하철과 버스의 생명줄인 셈이다.


그렇기에 도로를 뛰어오며 손을 흔드는 승객은 자신을 위해 문을 여는 기사에게 고마움을 표해야 한다. 가벼운 인사라도 좋다. 그것이 예의다.

버스는 그들을 그냥 지나쳐도 하등 문제 없다. 그러나 이른 시간, 또 추운 겨울에 홀로 정류장에 벌벌 떨 당신을 생각하며 기사는 문을 연다. 당신으로 인해 신호를 못건너갔으니 승객들과 기사의 2분은 날아갔다고 보면 된다.


반면 승객이 고마움을 표하면 가벼운 목례로 반응해야 하는 것이 기사의 도리다.


예의없는 승객들이 너무 많다.

예의없는 기사들도 너무 많다.


쓰레기를 버스 내 함부로 버리는 것은 예사다.

택시비가 아까워 버스를 탔으면 다수가 이용하는 버스의 예절을 지키시라.

만취해서 버스에 오르는 것도 그렇다.

이것은 택시비가 아까워 어쩔 수 없이 탔으면 조용히 가시라.

자신에게 오늘 일어났던 일들을 줄줄이 나열할 필요 없다.


마스크는 또 왜 벗고 떠드는가.

마스크는 또 왜 벗고 잠드는가.



마스크는 기사를 위해 쓰는 것인가.
다른 승객들을 생각하지 않는가.




출근길 마스크를 벗고 화장하는 무개념녀는 뭔가.


일일이 기사가 이야기를 해줘야 하는가. 

어떤 때는 초등학교 스쿨버스인 듯한 착각이 들때도 있다.

기사에게 미안해할 필요없다. 

반경 2m 이내 승객들에게 미안해해야 한다.

주변 승객은 그들에게 싸움날까 얘기도 못꺼낸다.

대부분 마스크 벗는 무개념은 중년 남성이기에 더욱 그렇다.



버스를 자가용이라 생각하는 순간,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고 본다.
아니면 당신이 초딩 마인드이거나.



서울시 시내버스는 세금으로 연명한다고 믿는 이들에게 주로 일어난다.

버스 기사는 공무원인듯 공무원아닌 공무원같지만...공무원이 아니다.




2. 당신은 주변 승객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는가.


정류장에서 제발 택시 잡지 마라.

왜 택시를 버스 정류장에서 잡는가.

그렇기에 빈차로 어슬렁거리는 택시들이 정류장에 슬금슬금 기어다니기 일쑤다.

그런 택시를 피해야 하는 버스는 뭔가.


휴대폰은 또 어떤가.

휴대폰 보다가 버스 지나갈 때즈음, 손을 흔들며 자신이 탈 버스는 당신의 버스라고 흔들어대도 소용없음을 인지해야 한다.

지나간 버스는 돌아오지 않는다.


'시간이 금'인 승객과 기사에게 휴대폰 보며 뒤늦게 하차하겠다며 아우성치는 승객은 또 뭔가. 문을 다시 열고 닫는 시간을 10여초라 하더라도 그것은 시간 아닌가. 각박하다는 변명은 싹 치우시라. 그런 행동을 할 때는 다른 이들에게 미안한 생각을 가져야 한다. 미안해서라도 하지 마시라.


진상 승객 안 만나는 날 로또 사리라고 마음먹었다.

평생 로또 못사는 기사가 될 것 같다.



3. 욕먹는 승객, 욕먹는 택시


기사들은 속으로 욕을 한다.

사리가 나올 정도로 내공을 쌓았다 하더라도 욕을 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이 너무 많다.

공자님도 서울에서 운전하면 욕을 한다고 했던가.


첫탕(첫회전)은 내가봐도 친절하다.

거의 모든 기사들이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반나절 이상 유지하지 못한다.



어쩌면 이리도 상식이하의 사람이 많단 말인가.
그들은 자신이 진상이라 불리우는 것을 알고 있을까.
그들은 기사들이 속으로 욕하는 것을 알고 있을까.




대략 위에 나열한 행동을 오늘 당신이 했다면,

기사는 속으로 당신을 보며 오만가지 욕을 갖다 붙였을 것이다.

물론 속으로.


버스는 느리다. 양보가 생활이다.

그렇기에 양보받지 않으면 힘들다.

버스 앞지르기 위해 풀악셀 밟지 마시라.

뭐 버스가 얼마나 빠른 차라고 그리 칼치기 하시는가.

특히 택시들.


버스와 택시는 앙숙이다.

서로 공생 관계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택시가 빈차라면 버스 정류장과 횡단보도가 주요 타깃이다.

생계를 위한 행동에 대부분 그들을 배려하지만, 편도 2차로에서 2차로에 대기하고 있으면 1차로로 길게 밀린 차들은 어쩌란 말이냐. 


당신의 생계를 위해 다른 이들의 시간은 무시해도 된다는 것인가.

그렇다고 당신에게 창문 내리고 쌍욕을 해대는 운전자는 거의 없다.

시간에 얽매인 운전자만이 용기를 내어보겠지만.



4. 생각하는 개돼지가 되자.


버스를 하면서 몰상식과 비매너가 이렇게 많은가 싶을 정도로,

우리의 의식 수준이 참으로 개돼지라 불릴만 하구나 싶다.


비단 버스 진상들 뿐이겠는가.


최근 선거를 앞둔 후보자들의 행동을 보면서 얼마나 유권자들을 무시하는가에 대해 다시금 느끼게 됐다.



스스로 의식하지 않으면 누구도 의식해 주지 않는다.
그것이 뭐가 됐든 생각해서 행동해야 한다.



거의 무의식이 지배하는 승객들의 버스 승하차 행동만 보더라도 

왜 권력자들이 우리들을 그렇게 쳐다보는 지 알게 된다.


본인도 개돼지인 것에 불만 없다.

다만 생각하는 개돼지가 되자는 것이다.


본인도 회사에서 개돼지라 불리우기 때문에 누군가 등을 토닥여도 별 위로가 되지 않는다. 적어도 내가 움직이는 동선 안에서라도 의식하고 생각하며 살자고 제안한다.


뒤죽박죽 대한민국을 논하지 말고,

휴대폰 쳐다보며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는 발길에 의존하지 말고,

적어도 내 생활 울타리 내에서만이라도 생각하며 앞을 쳐다보면서 가자.



내 돈벌이에 대한 앞만 보지 말고, 
내 울타리에 발 하나라도 걸친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하자.
당신 인생만 소중한 것이 아니니까.




지나간 버스를 돌아오지 않는다.

과거만 보지 말고 미래를 보자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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