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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찬 Oct 22. 2021

[해피버스데이] 제1장 6.버스 기사 21가지 행동들

버스 기사가 할 일은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버스 기사가 근무 중 하는 21가지 행동들

버스 기사가 할 일은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버스 기사는 고달픈 직업 중 하나입니다. 대표적 ‘육체노동자(블루칼라)’라고 부릅니다. 다만, 광역시 등 대도시에서는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고, 지방 몇몇 도시에서 공영제를 추진하고 있어 과거보다 처우가 좋아져서 다행이지만, 여전히 홀로 감당해 내야 하는 부분이 매우 많은 직종 중 하나입니다. 


특히, 승객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해야 하는 직업이라 스트레스는 남다릅니다. 이러한 안전을 보장하려면 버스 기사들은 버스를 운행할 때 일반 승용차 운전자와 달리 ‘별도의 행동’들을 취해야 합니다.


시내버스는 버스 정류장에 진·출입을 해야 하는 숙명을 타고났습니다. 그러기에 버스 정류장 진·출입 시 해야 하는 행동들이 매우 많습니다. 버스가 정류장에 진·출입하는 데 있어 일반 승객들이 특별히 관찰하지 않으면 절대 알아채지 못하는 그들만의 행동입니다. 


또한, 과거 버스 안내원이나 조수가 있던 시절과 달리, 지금은 모든 ‘움직임’을 버스 기사 홀로 감내해야 하므로 정류장 진·출입뿐만 아니라 운행 중에도 여러 가지 행동들을 동시에 수행해야 합니다.


1) 버스 거울 보기= 룸 미러, 좌우 사이드 미러, 앞 유리 거울, 보조 거울, 하차 문, 하차 거울 등

버스에 존재하는 거울(거울)의 개수는 최대 9개에 이릅니다.(승용차 3개) 버스 기사가 개별적으로 보조 거울까지 부착한 경우라면 그 개수는 더욱 늘어납니다. 버스 거울은 버스 운행에 있어 ‘생명줄’과도 같습니다. 최신 자동차에는 거울을 삭제하고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장치들도 보이지만, 버스는 버스 기사의 눈으로 실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실제 다른 방법이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우선 버스 정류장 진입 시에 버스 기사는 5개 이상의 거울을 동시에 훑어냅니다. 승객의 승하차 시에도 약 3개 이상을 동시에 봅니다. 승객의 승하차가 완료되고 버스 정류장을 나갈 때는 더욱 많은 거울을 관찰해야 합니다. 그것도 1~2초 사이에 9개의 거울을 두 번 이상 훑어내야 합니다. 스타카토처럼 점을 찍듯이 한 번에 스캔해야 합니다. 뛰어오는 승객은 없는지, 좌측 차량은 어느 정도 속도로 다가오는지, 내부 승객은 일어서 있진 않은지, 문은 제대로 닫혔는지, 내가 이 정도 속도로 진입해도 별문제가 발생하지 않을지 등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행동은 버스 정류장마다 거울을 20회 이상 관찰하기 때문에, 정류장 100개라 가정하면 1회 왕복 운행하는 데 거울을 보는 횟수는 2,000회 이상 됩니다. 52 해피 버스 데이 제1장 버스 기사는 감정 노동자입니다 53하루 5,000~6,000회 이상 되는 것이죠. 아마 확인된 바는 없지만, 버스 기사들의 동체 시력은 매우 높으리라 추측됩니다.


2) 승차 승객 확인(뛰어오는 승객 등)

정류장에 앞뒷문을 모두 개방하고 승하차를 완료 후, 문을 닫았다면 뛰어오는 승객을 태우지 않고 출발해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추운 겨울 배차 간격을 고려했을 때 그들을 위해 버스 기사는 앞문을 엽니다. 이때 사고가 종종 발생하는데 승객들이 버스 정류장을 떠난 버스 앞을 가로막거나 도로 위로 걸어오며 손짓하는 행위들은 참으로 위험합니다.


3) 승차 승객 확인 후 문 닫기

승차 승객 뒤로 마지막 승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문을 닫아 문틈에 끼이는 사고나 닫히는 문에 승객이 손을 내밀어 다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합니다. 버스 기사의 부주의와 승객의 안일한 생각이 만들어내는 결과입니다. 


4) 하차 승객 확인(급히 하차하는 승객 등)

최근에는 휴대폰에 집중하다 하차 문이 닫힐 때 뛰어내리는 승객이 종종 있습니다. 매우 위험천만한 행동이지요. 휴대폰을 압수할 수도 없고 매우 난감합니다. 사고는 버스 기사의 책임입니다. 기사를 골탕 먹일 일

이 아니라면 사고 유발 행동은 스스로 제어해야 합니다.


5) 하차 승객 확인 후 문 닫기

위에 언급했듯이 계단식 버스의 경우는 하차 문에 센서가 부착돼 있어 승객의 다리 부분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문이 다시 열립니다. 그러나 최근 많이 보급되고 있는 저상버스는 그렇지 못해 사고가 심각해지기도 합니다. 정류장에 도착하기 전 미리 일어서는 것도 위험하지만, 문이 닫힐 때 급히 뛰어내리는 행위는 더욱 위험합니다. 또한, 카드 단말기에 하차 태그를 하지 않아 다시 손을 내밀게 되면 센서가 감지하지 못합니다. 문틈에 팔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큽니다. 닫히는 하차 문에 갑자기 손을 다시 들이미는 행위는 “나 팔 좀 부러지겠소”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6) 현금 승차 고객 단말기 적용

현금 승차 고객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서울 시내버스의 경우 버스 기사는 단말기에 승객들의 수금 내용을 일일이 단말기에 적용해야 합니다.


7) 현금 승차 고객 거스름돈 지급

거스름돈도 발생합니다. 대략 몇 초의 시간이지만 멈춰있는 시간이 꽤 됩니다.


8) 다인승 고객 단말기 적용

최근 서울 시내버스의 단말기가 신형으로 교체되면서 다인승 고객의 단말기 적용 버튼이 하나 더 늘어나 어려워졌습니다.


9) 승차 승객 착석 확인

승객이 서 있으면 버스 기사는 불안합니다. 앉을 때까지 기다리기도 하고, 안내하기도 합니다. 중장년층의 승객이면 꼭 착석을 유도합니다.


10) 승차 승객 마스크 확인

2020년 11월 13일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므로 그것도 확인해야 합니다.


11) 승차 승객 음식물 취식 확인

2018년 1월 4일 서울시는 조례 개정을 통해 서울 시내버스 내에서 음식물 반입 및 취식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운 여름철 테이크아웃 커피(일회용 용기 사용)를 들고 승차하는 승객을 종종 보게 됩니다. 


12) 버스 내부 청소

버스 마감 혹은 중간 휴식 시간에 청소해야 합니다. 특히 바닥 청소와 운전석 청소는 필수입니다. 이는 근무 시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기사 휴식 시간에 해야 한다는 얘기)


13) 버스 외부 세차

외부 세차는 가끔 시행합니다. 이는 근무 시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기사 휴식 시간에 해야 한다는 얘기)


14) 운전석 경고등 확인

운전석에 들어오는 경고등을 미리 확인하여 정비과에 보고해야 합니다.


15) 매주 정비소 검차 진행

매주 정비소 검차를 진행하여 운행 중 오류나 정차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16) 매년 검사소 검사 진행

차령 8년 이하 버스는 연 1회, 8년 초과한 버스는 6개월마다 검사를 진행합니다.(2019.1.1. 시행)


17) 버스 내 실명제 카드 삽입

버스 내 버스 기사의 실명제 카드를 비치해야 합니다. 비치하지 않다가 누군가가 신고할 경우 10만 원의 과태료가 발생합니다.


18) 버스 내 소독(서울 지역 제외)

코로나 19의 상황으로 추가된 업무입니다. 서울 시내버스의 경우 소독 대행사의 직원이 대행해주지만, 경기도 버스는 버스 기사가 손 소독제 비치, 소독약 살포 등 모두 직접 해야 합니다.


19) 현금통 교체

매일 운행 시 해야 하는 업무입니다.


20) 운행 완료 후 주차하기(주차장 원거리 경우 많음)

주차장 사고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좌우 옆 거울의 공간을 생각지 않아 발생하기도 하고 후진 시 후방 카메라가 없어 많은 사고가 발생합니다. 버스 회사들은 예산을 이유로 후방 카메라를 설치하지 않기도 합니다. 경기도는 외곽의 넓은 대지에 차고지가 위치한 곳이 많지만, 서울은 대체로 차고지가 좁아 원거리에 주차장을 섭외해 놓은 예도 있습니다. 주차 관리원이 존재하지만, 주차는 기사의 몫입니다.


21) 충전 및 주유하기

매일 1회 이상 충전 및 주유를 합니다. 서울 시내버스는 근무조에 따라 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근무 시간에 포함되지 않아 수당이 발생하지 않습니다만, 일부 서울 시내버스 회사는 충전소와 차고지가 원거리에 있을 때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하기도 합니다. 이는 매우 드문 경우입니다. 대부분 충전 시간은 근무 시간에 포함되지 않고,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버스 기사의 순수 ‘근무 외 근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 이유에서 입사 전 충전소 보유 여부, 위치 등을 파악해 지원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상 21가지 해야 할 일을 정리해 봤습니다. 


한 번의 실수, 약간의 실수만으로도 큰 결과를 낳기 때문에 매일 완벽하게 준비하거나 운행하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버스 기사들의 업무량을 보며 일반 승객들의 이해도가 높아지길 기대해봅니다.


<해피버스데이> 바로가기

http://naver.me/FHYJiGj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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