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찬 Jun 21. 2022

닭고기는 1년에 한 번 먹는 거야.

서울 시내버스 회사 부실식단 공개

최근 서울 시내버스 기사들의 부실 식단에 대해 보도가 있었습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3688194?sid=102


온통 풀만 먹는다는 기사.

실제로 그럴까?

서울 시내버스 A회사의 식단을 공개해 봅니다.


서울시내버스 A회사 2022년 4월 식단
서울시내버스 A회사 2022년 5월 식단



2022년 4월

고기 0회, 생선 0회


2022년 5월

고기 0회, 생선 0회


국은 콩나물김치국, 뭇국, 된장국이 번갈아 가면서 나오며,

밥은 100% 흰쌀밥.

콩나물은 주 5회 이상 나옵니다.

주1회 무조건 잔치국수.


두 달만 촬영해 보아도 매주 메뉴가 같기 때문에,

더 이상 촬영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


2021년 7월 초복날,

삼계탕과 수박이 나온 후로,

닭과 과일은 1년 간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육볶음은 2~3개월에 한 번,

소고기는 전무합니다.



닭은 1년에 한 번 먹는 거야.




라고 누가 얘기하는 듯한 환청이 들립니다.

KD에서 풍족한 식생활을 했던 때가 그리워지기까지.


어찌보면 '건강식'이라고 할 만 합니다만,

<해피버스데이>에도 언급했듯이,

버스 기사들의 식사 시간은 30분이기 때문에 외부에 나가 먹을 수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요.


'강제 식사'를 해야 하는 관계로 굶는 기사들도 많습니다.

'풀'도 하루 이틀이지.

회사 사무실 직원들과 심지어 주방 관계자들도 이 식사를 기피하더군요.


어쨌든 언제쯤 변할까요?


최근 임금교섭에서 가장 눈여겨봐야할 부분이 '식사 질 개선안 불이행 시 회사 평가 감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빠른 시일 내에 평가가 시행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래 기사를 보면, 왜 이런 식단이 나오는 지 알 수 있습니다.

기사에 아주 자세히 설명해놨네요.


http://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9283



요약해보자면, 서울시에서 산정한 표준원가운송비용 중 기타복리후생비용에 식대가 포함돼 있어서, 피복비, 경조사비, 노사상생기금과 함께 금액을 결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비교적 잘 나오는 버스 회사의 경우 평균치보다 1,000원 정도 식대를 높게 책정해 그나마 '먹을만'하게 나오는 것이죠. 임대료 면제 등 위탁 업체들의 부담을 덜어주어 식대를 인상하는 효과를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할 만 합니다.


중소 버스 회사들은 영양사가 있을리 만무하고요.

최근 물가까지 올라 '절밥 식단'이 더욱 힘을 얻게 되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언제쯤 다이어트를 그만둘 수 있을지.

강제 다이어트.



스님들의 발우공양처럼 매일 채소를 먹어야 하는 버스 기사들의 고충은,
승객 안전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왜 모를까.
밥 굶는 기사가 많다는 사실을 알긴 알까?


매거진의 이전글 고기 없이 온통 풀만…초등학생보다 못한 버스기사 식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